2022년 12월 육아휴직을 결정했다. 이른둥이가 아니었어도 아내와 함께 육아를 위해 육아휴직은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른둥이이기에 꼭 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꼈다. 더구나 6개월이라는 육아휴직 기간은 이른둥이라는 점이 결정적이었다. 마지막까지 3개월, 5개월, 6개월 고민했다. 하지만 아기와 아내를 위한 선택이라 확신하며 6개월로 정했다.특히, 아기에게는 최고의 선물이라 판단하며 육아휴직에 들어갔다.
자주 병원에 가도 준비되어 있다는 안정감
이른둥이는 잔병치레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건강하길 바라는 마음이지만 병원에 자주 갈 일이 생길 수 있기에 안정적인 휴직이 필요할 수 있을 듯했다. 더구나 이른둥이로 대학병원 진료절차나 입원 시 기업에서 사용하는 휴가로는 부족하고 눈치 보일 수 있다 느꼈다. 몇 주 전 결과적으로 몽고반점으로 밝혀지긴 했지만 멍 비슷한 증상에 3차 병원 응급실에갔다. 코로나19로 응급실은 보호자 1명만 있을 수 있었다. 아내는 아기옆에서 대기하고, 나는 필요한 물품이 있을까 싶어 집으로 갔다. 다행히 아기에게 문제는 없었지만 느낀 바가 있었다. 아기가 어렸을 때 당분간은 옆에 있어줄 보호자, 집에서 지원해 줄 수 있는 보호자가 한 명씩은 있어야 한다는 것을. 그렇기에 더더욱 몇 달은 아기의 건강을 위해 육아휴직이 필요했다.육아휴직을 선택하고, 병원에 가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확실히 줄어들었다.
아빠와 시간을 보내며얻게 되는 발달사항
0~3세는 소위 아빠효과라 불리는 아빠의 육아 발달에 핵심인 시기다. 특히, 출생 후 4개월부터는 아빠의 존재를 인지한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아빠를 인지함과 동시에 아기가 신체적, 정신적 성장을 나와 함께 하길 바랐다. 이를 통해 이른둥이를 넘어 더 훌륭한 인격체로 성장하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아기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했다.
육아휴직으로 아빠효과를 통해 언어적, 신체적인 발달을 도울 수 있을 것 같다. 아기를 좀 더 안아주고,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놀이를 함께하며 좀 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기는 조금 더 숙면을 취하고, 혼자 놀고 있는 시간이 줄어들어서 만족하는 것 같다. 더구나 객관적인 지표상 아기의 성장지표는 폭풍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50일 촬영을 했던 출장 사진 업체분들도 100일 촬영에 와서는 성장에 감탄했다. 잘 자고, 잘 놀다 보니 자연스럽게 11월 생이지만 10월 생처럼 자라고 있다.이른둥이로 발생한 약 한 달간의 성장 간격을 꽤 많이 좁혀서 10월생에 가까운 느낌이다.
돈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는 교훈
가장 중요한 것은 나에게도 아내에게, 특히 아기에게 알려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 첫째, 육아는 함께하는 것이라는 가치다. 독박육아로 불가피한 시간도 있었지만 육아는 함께하며 서로를 채워주며 성장한다는 것을 꼭 알았으면 좋겠다. 함께 육아를 하며 아빠 엄마 아기 모두 성장하는 기회가 된다. 부부 사이로는 아빠로, 엄마로 함께 나누며 부부로 결속을 다지는 계기다. 그리고 자식과 부모로는 아기와친해지며 정서적 교감을 쌓는다. 그 교감을 기반으로 아기, 어린이, 청소년기의 안정적 성장을 돕는다.
둘째, 장기적으로는 가족과의 시간, 의미 가치를 아기와 그 후 세대는 알아주기를 바란다. 육아휴직을 통해 아빠와 엄마 모두 함께하며 보낸 시간을 떠올리고 두고두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 시간이 추억이 되겠지만 행복했고, 소중한 가치의 시간이었다는 사실을 꼭 커서도 말해줄 예정이다. 이는 곧 아기가 성장하며 새로운 시대에 맞는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과거에 편향된 육아의 시대를 넘어서, 함께하는 시대이자 책임감을 나눌 수 있는 가치를. 그리고 삭막해지는 자본주의 시대에 돈보다 중요한 인류적 가족이라는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보너스 육아휴직은 나를 위한 선택이기도하다
아기가 태어나고 정말 정신이 없었다. 부족한 수면, 잦은 병원방문에 따른 심신 지침 등 아빠가 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더구나 회사에서도 일보다 사람에 지쳐 있었다. 육아휴직으로 체력적인 보충이나 심적 지침을 회복할 기대는 없었다. 육아도 결국 힘든 건 마찬가지라 생각했기 때문에.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일부 잘못됐다. 육아를 통해 정확히 말하면 아이를 통해 먼저 심적인 지침은 회복했다. 아기의 성장과 웃음을 지켜보며 심적으로 회복되었다. 이와 함께 아기의 스케줄에 맞추어 생활하니 수면시간과 식사도 잘 챙길 수 있었다. 물론 단순 생활과 처음하는 육아에 힘든 순간도 많지만 직장과의 병행보다는 매우 나은 결정이라 느껴졌다. 이른둥이라 힘든 시간은 추억이 됐고, 안정적인 육아 환경이 만들어진 느낌이 든다.
쉽지 않은 육아휴직, 결론은 미래였다
나는 꽤 보수적인 회사에서 일한다. 정년보장이 된다 말하는 집단. 그러나 정년보장 뒤에는 꽤 보수적인 사고방식이 잡혀있음을 의미한다. 12월 육아휴직을 신청하고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불이익을 감수해야하는 우려나 불편한 시선도 느꼈다. 그러나 내 성격답게 쭉 진행했다. 돈보다 중요한 가치를 지키는 데, 이겨내야 할 것이라고 느꼈으니까. 회사에서는 자녀의 이탈에 대한 문제를 겪는 선배사원들도 많았다. 그들의 유일한 공통점은 회사에 올인한 삶을 살았다. 그래서 나는 이와 반대의 삶을 위해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육아휴직을 선택했다.
나는 이른둥이라면 더더욱 육아휴직을 추천한다. 물론 생활비를 생각하면 쉽지 않은 결정임에 공감한다. 나라에서 지원해주는 제도가 있지만 아직은 무언가 미흡하다. 더구나 치솟는 대출이자와 물가를 생각하면 금전적 지원은 조금 부족하다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아빠 육아휴직은 해야 한다 생각한다. 아기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며, 아이와 가족을 고려할 때 가장 필요한 시간이기 때문이다.그리고 내게도 나에게 주는 중요한 선물이다. 이 시간만큼은 나와 아내, 아기에게 집중하기 위한 최고의 선택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