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진라면 이번에는 가격을 올릴까?
라면 가격이 오르면 우리의 온정도 올려야 한다
물가가 안 오른 게 없다. 모두 너무 비싸다. 코로나, 조류독감, 원전수, 수해 등 작년과 올해 초까지 악재만 겹쳤다. 가격이 오를 것이라 예상되다 보니 공급은 부족해지고 수요는 늘어났다. 심지어는 국내에서는 잘 안 오르던 쌀도 부족하여 가격이 올랐다. 또한 국제 밀 시세는 8년 만에 최고 가격을 달성했다. 그리고 식용유는 지난해 135%가 올랐다
원가 상승의 파도는 가격 인상 쓰나미가 된다
원가 상승의 비율이나 금액만큼만 소비자 가격도 올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제조업체는 원가의 불확실한 변동을 유통 가격에 반영한다. 원료 인상률에 앞으로의 추이까지 반영하여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업체는 안전장치 마련을 위해 큰 폭으로 인상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원가 상승의 파도는 거대한 쓰나미가 되어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이미 라면 가격은 길고 긴 눈치 싸움을 계속했다
오뚜기 진라면 인상은 2월에도 거론됐다. 쌀 가격이 오르면서 오뚜기는 오뚜기밥 가격을 인상했다. 라면도 조만간 인상할 것이라는 예측 됐다. 그러나 오뚜기는 10년 동안 유지한 진라면 가격을 동결했다. '갓뚜기' 타이틀 때문이다. 오뚜기는 '갓뚜기'라 불리는 사회적 인식이 있다. 그래서 사회적 요구에 순응해 가격 인상에 많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내적으로는 라면시장 상황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오뚜기 라면 점유율은 2% 하락했다. 오뚜기가 먼저 가격을 올렸는데 농심이 가격을 유지한다면 점유율을 더 내줄 우려가 있었다. 점유율을 중요하게 생각한 이유는 유통 매대 때문이다. 한번 빼앗긴 유통 매대는 다시 찾기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그래서 오뚜기는 눈치만 보고 가격을 올리지는 않았다.
진라면의 조건부 가격 인상
밀 가격이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예상되어 인상은 불가피해 보인다. 다만 여러 조건과 시나리오를 세우고 인상을 추진할 것이다. 그중에서 가격 인상에 대한 저항감 해소와 손익 보존에 중점을 둘 것이다
당장은 오뚜기도 점유율을 일정 부분 올려놓을 때까지 인상을 미룰 것이다. 영업적으로 점유율이 오른다고 판단되는 시기가 오면 인상을 본격화할 것이다.
식재료 가격이 오르면 이웃에 대한 온정도 올라야 한다
라면이 갖는 우리나라의 상징적인 의미는 가장 저렴한 한 끼다. 라면이 오르면 다른 식재료도 오른다. 식재료 가격의 상승으로 우리의 엥겔지수는 높아질 전망이다. 그래서 우리의 생활이 점점 퍽퍽해지고, 어려워질 것이다. 식재료 가격이 오르면 내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의 삶에 온정이 필요하다.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해 라면 하나도 나눠먹는 형제, 가족이 있을지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