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개월 취업준비를 끝낸 작은 깨달음
4. 취업준비 강의로 돌아온 N잡
2014년, 16년 , 17년 나는 총 3번 취업준비생을 했다.
매일 무엇을 하는지 모르게 바쁘지만 허무했기도 하던 나날이었다. 취업 준비라는 게 바쁘면서도 가장 실용적이지는 않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결국 나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우울함에 도달했다. 의욕도 떨어졌고, 매일 무엇을 해야 할지 방황했다. 결국 한 직장에 정착하기까지 약 39개월. 길고 긴 취업준비를 끝낼 수 있던 것은 매일 무엇을 할지 루틴을 정하고, 미리 준비하는 자세였다.
내일 뭐하지?를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취업 관련 강의 제안을 받고, 취업준비생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지 고민했다. 1월은 공채 빙하기라고 불릴 정도로 취업 채용이 드문 시기다. 이 시기에 취업준비생 대부분은 스펙을 쌓기 바쁘다. 하지만 신입 채용은 스펙으로 줄 세우기가 아니다. 스펙보다 채용에서 자기소개서나 인적성 또는 면접의 비중이 높아졌다. 그럼에도 취업준비생들이 스펙에 집중하는 것은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의의 핵심 내용은 내일부터 무엇을 해야 할지 알려주기로 결정했다.
첫째, 스펙이 부족하다면 아르바이트를
강의를 듣는 많은 사람들이 내 스펙을 궁금해했다. 하지만 나는 스펙은 절대 좋은 편은 아니다. 영어 성적은 마지노선을 겨우 넘는 Level 6, 학교 성적도 중간인 3.5점에 그쳤다. 그럼에도 자기소개서를 잘 통과한 것은 경험을 다채롭게 겪었고, 정리해놨기 때문이다.
나는 여러 아르바이트를 했다. 마트 전단지 돌리기, 축제 기획 사무보조, 신용카드 밴사 영수증 붙이는 일 등 단기지만 여러 경험을 했다. 그럼에도 그 경험을 통해 느낀 점이나 이야깃거리가 있으면 자기소개서에 사용하기 위해 정리했다. 이러한 정리는 내 취업에 큰 무기가 됐다. 특히, 첫 정규직 최종면접에서는 전단지를 돌린 이야기로 합격을 했다. 전단지가 갖는 의미에 대해 영업과 마케팅 측면에서 이야기를 끌고 나갔고, 이를 좋게 봐주었다.
강의에서도 나는 아르바이트라는 경험을 먼저 권장했다. 스펙이 부족하다면 지금 당장 아르바이트를 하고, 느낀 점을 정리하기를 추천했다. 특히, 아르바이트에서도 일상 속에서 직무와 관련 있는 아르바이트를 추천했다. 연말정산 보조, 편의점, 판촉 등 일상에서 구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로 직무와 연관 지어 추천했다.
둘째, 신문 칼럼을 따라 써보기
아르바이트에 이어 신문 칼럼 필사를 제안했다. 필사라고 했지만 컴퓨터로 창을 두 개 띄우고 칼럼을 따라서 직접 입력하는 것이다. 매일 10분이면 충분히 읽고, 입력하는 데 충분하다. 제안한 이유는 칼럼 따라 쓰기로 자기소개서 글쓰기 연습과 시사상식 쌓기를 한 번에 할 수 있다. 신문 칼럼을 쓰시는 분들은 글쓰기 능력이 프로다. 칼럼을 따라 입력하며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글쓰기 능력이 향상된다.
칼럼을 따라 입력해보고 읽다 보면 단어 선택, 문장의 길이, 문단의 구성, 글 전체적인 연결성 등 글 요소들이 느껴진다. 실제 많은 소설가들도 다른 이들의 글을 필사하며 자신의 글쓰기 역량을 높이기도 한다. 그리고 칼럼을 통해 얻게된 시사상식은 면접이나 토론면접을 준비하는 기능도 한다.
나도 신문 칼럼 필사를 약 5개월 동안 했다. 다양한 신문의 칼럼을 따라 쓰며 나의 글쓰기 스타일을 많이 개선했다. 아직 글 쓰는 능력은 부족하지만 그때의 노력이 없었다면 이렇게 브런치에 글 쓰는 것은 불가능했다.
셋째, 미리 준비하기
마지막은 미리 준비하기를 권장했다. 정말 가고 싶은 기업들을 미리 선정해 미리 자기소개서의 지원동기와 입사 후 포부부터 써둘 것을 추천했다. 또한 여유가 된다면 팀워크나 장단점, 성장배경 등도 미리 작성해놓기를 권했다. 글은 계속 다듬다 보면 더 좋은 글이 된다. 자기소개서도 마찬가지다. 제출시간에 급박하여 내는 것보다 미리 써놓고, 다듬는 것이 합격률이 더 좋다.
또한 미리 작성하는 것은 기업에 대한 조사를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기소개서라는 글도 내가 갖고 있는 역량과 기업에 필요한 인재의 교집합 지점을 정리해 놔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특성, 거래의 구조 대표의 신년사 등 기업과 관련한 내용을 지속적으로 별도로 스크랩해두어야 한다. 자기소개서, 인적성을 합격하면 짧은 기간 동안 면접을 대비해야 한다. 자기소개서를 준비하며 기업에 대해 스크랩해둔 조사 내용을 다시 보면 남들보다 면접을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 산책 또는 운동하기
강의에 시간 제약이 있어 아쉽게도 산책과 운동은 권하지 못했다. 채용은 긴 프로세스다. 그래서 채용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체력과 정신력 필요하다. 또한 불확실성과 탈락의 좌절감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단단히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산책과 운동은 필수다.
하루를 허무하게 보냈던 39개월간의 나를 끝낸 것은 매일 작은 일들(아르바이트, 신문 필사, 미리 준비하기 운동과 산책 등)을 규칙적으로 만드는 것에서 시작했다. 그리고 일상의 작은 성취들이 모여 내일 뭐하지?라는 의문과 취업준비를 끝냈다.
그렇게 나는 무한도전의 '말하는 대로'의 가사처럼 취업준비생들도 작은 깨달음을 얻고 말해는 대로 이루어지길 바라며 강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