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4월 7일 드디어 왔다, 코로나.

19개월 0일

by 마이문

긴 긴 밤이다. 우주와 내가 코로나에 확진되었다. 어디에서 언제 걸렸느냐 하루 종일 여러 가지 추측이 오고 갔으나 분명하고 유일한 사실 하나는 오늘 아침 병원에서 진행한 신속항원 검사에서 우리는 양성 판정을 받았다. 토요일의 칼칼했던 목은 콧물로 이어지고 수요일이 되자 주룩주룩 흐르던 콧물과 함께 목에 통증도 생겼다. 비타민 2000을 아침저녁으로 챙겨 먹었고 타이레놀로 몸살기를 이겨냈었다. 일요일과 화요일 두 차례 자가 키트를 썼으나 모두 음성이라 감기몸살인가 보다 했다. 무엇보다 토요일, 목의 칼칼함을 같이 느꼈던 서방구는 나처럼 아프지 않고 회복세를 보이는 듯해서 더 확신했다.


그렇게 목요일. 서윤이네와 여행을 떠나기로 한 날 아침이 되었다. 이른 아침 동생으로부터 온 카톡에 눈이 떠졌는데, 전해진 건 아빠가 아무래도 확진인 것 같다는 소식이었다. 불현듯 불안함을 느껴 자가진단을 정확히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검색하자 가래가 있다면 그걸 채취하는 게 가장 좋다는 글을 보게 되었다. 바로 일어나 밤 사이 모인 가래를 뱉어 그것으로 검사를 진행했다. 아뿔싸. 그렇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다른 한 줄이 시약을 떨어뜨리기 무섭게 타고 올라 뻘건 빛을 보여주었다. 내가 생각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다. 여행 당일 아침에 확진을 통보하게 되는 것.


병원 오픈을 기다렸다가 다 같이 소아과에서 검사를 진행했고, 그렇게 우주와 나만 양성 확인서를 받게 되었다. 날씨가 참 좋았다. 여행 가기에 이것보다 좋은 날씨는 평생에 오늘이 처음일 것만 같은 아쉬움이 밀려왔다. 또 한편에는 여행에 가기 전에 알게 되어 아무에게도 옮기지 않았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에 내가 앓았던 지난 감기몸살이 코로나 증세였다면 이걸로 끝나게 된다는 것도 감사했다. 길고 길었던 코로나와의 술래잡기가 끝난다니. 허무하기도, 긴장이 풀어지기도 했다.


우주도 나와 같이 지나간 것이었다면 너무 좋았겠지만 오후가 되자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미열과 고열 사이. 37.6~38.2도를 오고 가는 수준이었다. 다행히 약도 잘 먹고 밥도 잘 먹고 잘 놀았다. 열 감기에 가장 무서운 밤이 올 때까지 서방구와 나는 괜찮은 듯 긴장했다. 역시나 열두 시가 지나자 낮보다 더 높은 열이 올라 우주가 잠을 자지 못하고 일어났다. 다시 해열제를 먹이고 열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렸다. 쉽사리 약이 들지 않는 듯했다. 천천히 열이 내리는 동안 정신이 돌아온 우주는 누워서 잠들기 어려웠는지 나가서 놀고 싶어 했다.


거실에서 놀다가 우주의 컨디션이 돌아오는 걸 확인하자 맥이 풀린 내가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간신히 설득해서 방에 데리고 들어와서는 다시 나가고 싶다는 우주의 칭얼대는 소리를 들어주지 못한 채 잠이 들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다시 눈을 떠보니 우주도 잠들어 있었다. 그 사이 나는 가득 찬 가래로 연신 기침을 해대다 완전히 잠에서 깨버렸다. 우주는 괴로워 하지만 끙끙대며 그래도 잠을 이어가고 있다. 기특하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다.


마음을 반만 써야 한다. 그래야 이 여정을 무사히 완주할 수 있을 것 같다. 결국 무사했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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