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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문 Oct 26. 2022

22년 10월 25일 찬바람

25개월 18일

밤마다 기절과 기절의 연속이다. 그리고 두세 시쯤 깬다. 지금도 그렇다. 무릎이 종일 기분 나쁘게 아프다. 얼굴은 계속 늘어져서 얼마 전 친척 언니에게 추천받은 인모드 시술 가격을 피부과에 문의했다. 일상의 단편을 모아 영상으로 만들어서 유튜브에 꾸준히 올려보려고 대략 4초짜리 동영상을 계속 남기고 있다. 우리 집은 가을, 겨울 낮에 해가 길게 들어오는 남서향 집이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점점 차가워지는 계절에 해가 들지 않았다면 우울증이 왔을지도 모른다. 월요 묵상 메이트인 동생에게 안부를 물었다. 나는 육아로, 동생은 일에 치여서 두 달 가까이 우리 둘 다 묵상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살아내자고 서로 다독였다. 도망가고 싶지만 자리를 지켜야 하니.


우주가 너무 예쁘다. 우리는 마치 단짝처럼 모든 놀이를 함께 한다. 오늘은 정글짐에서 마트 놀이에 심취했는데, 나는 우주가 사장님이 되길 원했지만 우주는 사장님이 되었다가 손님이 되었다가 손님인데 카드 결제를 맡아주다가 아무튼 요상하게 놀았다. 상상놀이를 할 때면 우주가 좀 더 컸을 때는 얼마나 더 디테일하게 놀 수 있을지 가늠해보는 재미가 크다. 의사 가방으로 놀이할 때, 전에는 주사기나 체온계 등의 장난감을 하나씩 가지고 노는 데 그쳤다면 요즘은 내가 묻기 전에 어디가 아프다고 먼저 말한다. 작은 스티커를 가져와 밴드라며 붙여달라고 하기도 하고. 웃긴다.


내일은 뭐 해 먹지? 그래도 어찌어찌 세 끼 챙겨 먹는 일을 해내고 있다. 잘하는 엄마들은 국에 반찬 두세 가지도 주던데. 그렇게는 못 하지만. 아무튼. 내일도 잘 챙겨 먹자. 이틀만 더 하면 또 서방구가 돌아온다. 내일은 산책도 나가야겠다. 주말에 사 온 우주의 오버롤이 너무 맘에 들어서 세 개 더 주문했다. 아마도 우주의 마지막 오버롤이 될 것 같다. 봄이 지나 기저귀를 떼고 나면 바디수트나 오버롤 같은 옷들은 모두 졸업해야겠지. 다시 조금 더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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