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조언
우주는 아기가 가질 수 있는 여러가지 어려움 중에 잠에 관해서는 최고봉의 서사를 가졌다. 조리원 퇴소 후 50일이 넘도록 1시간~1시간 반의 수유텀으로 시작. 흔히 말하는 100일의 기적 따위는 포기하게 만들었고, 잠드는 치트키란 단 한개도 없어서 지금까지도 재우러 들어가는 길이 무섭다. 쪽쪽이는 당연히 거부한다. 그러니 가뜩이나 밤에 자주 깨는 아이가 찾게 되는 것은 당연히 쭈쭈. 그래서 계속 쭈쭈 셔틀을 하고 있다.
밤수는 6개월에 끊어줘야 한다는 건 모유수유를 6개월 이상 하고 있거나 하려고 계획하는 엄마라면 여기저기서 익히 들어온 내용일 것이다. 쪽쪽이도 물지 않는 우주를 밤수 없이 다시 재우려면 아기띠를 매고 무한 둥가둥가의 세계로 들어가야하는데. 한동안 서방구의 기나긴 출장이 이어져 이미 나홀로육아의 피로가 극심했을 때, 여러 번 그냥 젖을 물려 재우게 되었다. 늦었지만 출장이 모두 끝났을 때, 드디어 밤수를 끊어보자! 하고 끊었다가 수유거부를 당해버렸다. 아직 모유든 분유든 한참 먹어야할 시기인데 분유는 입에만 대도 구역질을 하니 어르고 달래어 이틀만에 다시 모유수유에 성공했고 그 뒤로 다시는 무리한 밤수 끊기에 도전하지 않았다.
잠이 중요하지 않은 사람은 없지만 나는 특히나 하루에 8시간 이상 잠을 자지 않으면 안되는 인간으로 여적지 살아왔다. 그런데 1년이 다 되어가도록 3시간 이상을 연달아 잔 일이 손에 꼽으니 여간 괴로운게 아니다. 그래서 육아는 어떠냐고 물으면 꼭 잠을 못자 힘들다고 이야기하기도 하고, 우주가 답 없이 대성통곡 하는 밤에는 다시 재워놓고도 잠이 다 깨어 SNS에 넋두리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 넋두리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너만 힘드냐는 심보일까? 엄마가 되어서 그정도 가지고 뭘 힘들다고 하냐는 마음일까? 그건 자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식의 반응부터 시작해서 아기가 평생 아기도 아닐텐데 힘내라는 이상한 응원까지, 같이 육아한다는 사람들에게서 나올 말인가 싶은 반응이 어떤 날에는 너무 어렵다.
아기를 이해하지 못해서 힘든게 아니다. 24시간 힘들기만 해서 힘들다고 하는게 아니다. 나만 힘들어서 들다고 하는 것도, 지금 이 시간도 지나갈 거라는 걸 몰라서도 아니다. 그냥 사는 이야기 하려는 건데 왜 그것도 못하게 하려고 하는 걸까.
생각해보면 임신했을 때부터 자주 들었던 말이 '그때가 좋을 때다.'라는 말이니. 먼저 지나간 자신의 시간이 지금의 내 상황과 상태보다도 더 중요한 이슈인가 싶다. 그래서 요즘은 나보다 늦게 임신과 출산과 육아를 경험하고 있는 이들에게 내가 하려는 말들을 다시 검열하고 있다. 혹시나 그런 말들이 '먼저 육아해 본 사람들의 습성'이라면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하니까. 으레 들어왔던 말을 또 내뱉지 않도록. 매 순간 마주하는 그 사람의 상황을 더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육아 선배라는 말에 힘입어 쓸데없는 조언이나 충고를 해대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