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지 21-17

도약

by 마이문

종일 이어지는 짜증과 껌딱지 모드로 장식했던 13개월이 지나갔다. 그리고 우주는 또 한 번 도약했다. 기는 것보다 걸음마가 편해져서 온 집안을 쑤시고 돌아다니는데 재미를 붙임과 동시에 내 품에서도 거리를 두게 되었다. 이제는 설거지나 요리쯤은 혼자 놀면서 기다리기도 하는 모습도 보인다. 까꿍놀이를 먼저 시작하며 장난을 걸어온다. 안방과 거실과 베란다로 이어지는 술래잡기도 하루 중 가장 짜릿하고 신나는 일과가 되었다. 무서워서 근처에도 못 가던 아기 자동차에 가까이 다가가고, 차에 앉혀주면 한참 핸들을 이리저리 돌리며 노는 시간도 갖는다. 말귀를 알아듣는 게 가장 신기한데, 최근에 가장 놀란 건 '펭귄'이라고 하니 얼마 전에 같이 산 펭귄 인형을 들고 왔던 순간이다. 밥 먹을 때 지루할까 봐 눈, 코, 입, 귀를 콕 찍으며 가르쳐주었는데, 이제는 먼저 씩 웃으며 내 귀와 볼을 손가락으로 찍는다. 아침에 일어나면 나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깨우더니 오늘은 처음으로 혼자 거실에 나가 놀았다. 나간 줄도 모르고 잤는데, 우주가 아빠와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실제로 대화를 한 건 아니지만. 우주를 사랑하는 우리의 마음도 같이 도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