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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cyLu Jun 20. 2018

뜻밖의 손님을 받기로 했다.

안녕, 고양이


뜻밖의 손님이 찾아왔다. 

아니, 뜻밖의 손님의 방문을 허락하기로 했다.


토요일 밤, 우리집으로 찾아온 손님. 

작은 체구에 커다란 눈망울. 작고 소심한 목소리. 잔뜩 피곤하고 지친 표정. 


부천에서 우리집까지 차를 타고 오며 처음에는 조금 울었지만, 

30분만 더 가면 돼, 20분만 더 가면 돼, 10분만 더 가면 돼,

라는 내 말을 알아듣기라도 하듯 조금씩 이동장 안에서 자리를 잡고 눕기도 하고

울음도 그쳐갔다. 


첫날 밤 새벽, 부시럭 거리는 소리에 잠을 깨보니

조심스레 나와서는 물도 마시고 밥도 먹고 

화장실도 이용하고!


속으로 어찌나 기특하고 고마웠던지, 당장 달려가서 안아주고 싶었지만

예민한 고양이가 일주일동안 이집저집 다니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기도 해서

스스로 오기 전까지는 자기만의 시간을 듬뿍 주기로 하였다


그래도 사람 손을 좋아하는지, 손을 내밀면

먼저 얼굴을 부비기도 하고, 냥냥 거리며 인사도 하고

우리를 불편해하지 않는 것 같아 다행 :)


다만, 길에서 구조된 터라

꼬질꼬질 때묻은 얼굴이며, 기생충이나 범백 바이러스 등도 걱정이 되어

병원만큼은 못기다리고 당장 다음날 가기로 결정!


안녕, 뜻밖의 고양이 손님

'임보'로 너를 데려와서 미안하지만

우리집에서만큼은 푹 쉴 수 있기를 바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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