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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 백 Dec 24. 2018

타인을 받아들일 줄 아는 용기, 미소

그린 북 Green Book, 2018





【감상 후기(브런치 무비 패스) - 그린 북 Green Book, 2018】*Merry Christmas~! :)

드라마 | 미국 | 2019.01.09 | 130분, 12세이상관람가 | (감독) 피터 패럴리 (주연) 비고 모르텐슨, 마허샬라 알리 / ⓒ Daum 영화



0. 한 줄 감상

어려운 주제 앞에서, 생각보다 쉽게 미소 짓게 만드는 이야기



1. 영화에 대한 짧은 소개 

이 영화 <그린 북(Green Book, 2018)>은 앞서 한 줄로 표현한 감상처럼 다소 어려운 주제를 담고 있으면서도, 영화를 보는 동안 ‘자주 미소 짓게 만드는 무겁지 않은 영화’입니다. 편안하고 영리한 연출이 이 영화의 장점입니다. 그렇게 마음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그렇기에 연말이나 연초에 잘 어울리는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특히 가족들과 편안하게 미소 지으며 관람할 수 있는 영화를 원한다면, 이 영화를 추천해 드립니다. 


이 영화 <그린 북>이 가족들과 보기에 좋은 또 하나의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깊이 생각해 볼만한 주제를 담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그 주제는 남녀노소 누구나 꼭 한 번은 생각해 봐야 할 주제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가족들과 함께 편안하게 감상한 후에 각자가 느낀 감상과 떠오른 생각들을 나누기에 더없이 적절한 영화입니다. 그렇게 관람 후 대화의 시간을 갖는 다면, 연말과 연초라는 다소 붕 뜬 시기에 영화 한 편으로 가족과 함께 더없이 훌륭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대화의 시간에 더없이 어울릴 간식이자 화룡점정으로, ‘후라이드 치킨’을 추천해 봅니다.



2. 오래된 이야기, 편견

PAR 41687-Elliott Erwitt Magnum Photos


이 영화 <그린 북>의 주제는 ‘편견’입니다. 인종 차별이라는 소재를 통해서 편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 영화는 문학적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문학을 편견을 해체하는 도구로 정의해본다면 말입니다. 이 영화는 그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하퍼 리(HARPER LEE)’의 소설인 『앵무새 죽이기(TO KILL A MOCKINGBIRD)』가 떠오른 이유는 그래서가 아닐까 합니다.


“시작도 하기 전에 패배한 것을 깨닫고 있으면서도 어쨌든 새로 시작하고
 그것이 무엇이든 끝까지 해낼 때 바로 용기가 있는 거다.
 승리란 드문 일이지만 때론 승리할 때도 있지.”
『앵무새 죽이기』 중에서

     

“그런 수모를 당하고도 어떻게 웃으면서 악수를 할 수 있지?
 사람들을 설득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니까.”
<그린 북> 중에서


두 작품은 ‘인종차별’이라는 동일한 소재와 ‘편견’이라는 동일한 주제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 묘한 시대적, 공간적 겹침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앵무새 죽이기』는 1930년대를 미국 남부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하퍼 리가 1960년에 출간한 소설입니다. <그린 북>은 1960년대 초반의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2019년 1월에 개봉 예정입니다. 두 이야기만 참고하더라도 '편견'의 문제는 오래된 이야기임을 알 수 있습니다. 어쩌면 시대가 다른 이 두 작품의 묘한 겹침 속에서,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편견을 해체할 도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이유에서 앵무새 죽이기를 또 다른 간식으로 추천해 봅니다.



3. 현재도 계속되는 이야기, 편견

ⓒ Daum 영화

두 작품 모두 ‘인종차별’이라는 소재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것은 주제이면서도 동시에 현실에 ‘수많은 형태로 존재하는 편견’이라는 주제에 대한 비유이기도 합니다. 실제로도 두 작품 속에서는 인종에 대한 차별만이 아니라 나이, 사회적 계급, 사회적 환경, 예술, 성별 등에 대한 다양한 고정관념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따라서 편견을 해체할 도구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좀 더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를 통해 편견의 실체를 이해할 때에야 우리는 그 실체를 해체할 방법을 가늠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각적인 접근이란 예를 들면 이런 것입니다. 인종 차별을 인종 차별로만 보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차별은 대상에 따라서 많은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미 알고 있는, 현실에서 존재하는 많은 차별들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차별들을 발생시키는 편견의 모습을 살펴보는 것을 통해서 편견의 실체를 파악합니다. 또 다른 예로는 여럿이 함께 대화해 보는 것입니다. 혼자서 깊게 생각하는 것도 좋지만, 때로 여럿의 생각을 가볍게 나눠보다가 보면 혼자서 생각할 때 발견하지 못했던 것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인식하지 못했던 자신의 편견이 바로 그것입니다. 자신이 왜 그런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지 생각해 봄으로써 편견의 실체를 파악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러나 가장 중요한 예가 하나 더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자신 안에서 대립하는 가치들에 대한 편견입니다. 또 다른 나로서의 발현을 막는 기존의 나의 생각이 편견이 아닌지 살펴보는 것이 어쩌면 타인에 대한 편견을 해체하는 첫 단추 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나는 다른 사람들과 같이 살아가기 전에 나 자신과 같이 살아야만 해.”
『앵무새 죽이기』 중에서




4. 미래를 향하여, 미소

ⓒ Daum 영화

영화를 보면서 줄곧 잔잔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자의가 아니라 영화 때문이었으니, 지었다가 아니라 지어졌다는 표현이 맞을 겁니다. 아마도 그것은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하고 그에 대해 공감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영화에서 말하는 해결 방안 역시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인, 이해와 공감입니다. 우리는 이미 그것을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무엇을 이해하고 어떻게 공감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영화 <그린 북>은 극 중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그 방법을 제안합니다. 그 모습 속에서, 우리는 어쩌면 편견에 갇힌 미소를 해방시켜 줄 열쇠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5. 그리고, 메리 크리스마스 :D

영화 중간에 인종차별의 한 가지 예로써, 어떤 가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바로 넷 킹 콜Nat King Cole이라는 가수입니다. 영화 마지막에 이 가수의 캐럴 송이 배경음악으로 잠시 흐르기도 하죠.  영화 속에서 나오는 에피소드를 들으며 놀랐던 것은, 그가 당한 인종 차별적 처사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나 다정하고 따뜻한 미소로 노래를 부르는 모습 어디에서도 그런 아픔은 예상치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문득 생각합니다. 그가 유명 가수로서 살았고, 그의 표정이 따뜻했으며, 그의 노래가 아름다웠다는 것만으로 그가 행복했을 거라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했던 것 역시 편견이었다고 말입니다. 


성탄 전야에 감상 후기를 작성하다 보니 아무래도 예수님의 가르침에 대해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당시에도 수많은 편견들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믿음(종교)에 대한 편견만이 아니라 사람(인문)에 대한 편견을 해체하는 도구들을 가르침을 통해서 이미 우리에게 알려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도구의 핵심을 요약해서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사랑이 제일이라고 말입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영양가 풍부한 간식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런 사랑이 담긴 노래라고 생각되는 크리스마스 캐럴 송을 하나 아래에 링크해 둡니다. 앞서 언급했던, 넷 킹 콜의 'The Christmas Song'입니다. 그러고 보니 영화가 조금 더 일찍 개봉했으면 시기적으로도 잘 어울렸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쪼록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마음에 드는 성탄일이 되길 바라봅니다.


Although it's been said many times Many ways, 

Merry Christmas to you. :)




*아래는 유튜브의 <Nat King Cole - "The Christmas Song" (1961)> 영상입니다.




ⓒ 브런치 무비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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