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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 백 Aug 05. 2018

밀정 The Age of Shadows, 2016

현실이 드리우는 그림자 속에서




감상 후기 - 밀정 The Age of Shadows, 2016 】



1. 한 줄 감상

만족도 : 3.5/5


가슴팍과 머리를 동시에 두드리는 영화. 그래서 두드림에 강도는 약하지만, 그 고민에 동참했을 때, 그 깊이는 가슴만을 세차게 두드릴 때보다 더 깊다.






2. 감상 내용

사람의 도리가 처참히 무시되고 인간성이 철저히 파괴되는 내용의 영화를 볼 때면, 참을 수 없는 분노가 가슴을 넘어 머리로 치솟는 느낌을 받고는 합니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선수들의 모습을 볼 때나, 사람의 도리가 행해지는 사랑의 현장을 볼 때는 반대로 기쁨의 미소에 가슴이 기쁘게 부풀어 오름을 느낍니다.


두 가지 모두 어떤 모습들이 주는 울림이 '가슴'에 강력히 공명해오는 결과들입니다. 아무래도 한국인이다 보니 일제 침략 시절의 이야기들을 보고 들을 때면, 대개의 경우 가슴에 큰 공명이 일어 괴로울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밀정'은 조금 다르게 감상되었습니다. 그러니까 '가슴'은 비교적 약하게 공명 시키면서, 나머지 에너지로는 '머리'를 움직이게 했습니다. 물론 영화가 그렇게 만든 게 아니라 마침 그날 저의 상태가 그렇게 만든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영화를 보면서 겪은 것이니, 영화 때문이 아니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해방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현실에 압도된) 이들의 마음을, 그 시대로 함께 이동해 들어가서, 생각해 보게 했습니다. 지금이라면 단 한마디도 들어줄 수 없지만 그 시대였다면, 그 암울함의 어두움이 온통 뒤덮인 시대에 던져졌다면 그러면 변명 한 마디쯤은 들어줄 수 있었을까? 



영화를 보면서 극 중 인물과 같은 처지가 되어 생각하고 또 생각해 보았습니다. 어떤 결론을 내려야 할지는 개인의 선택이지만 적어도, 인간의 도리는 지키는 선택이길 바라보았습니다.



내용은 잔잔하면서도, 모처럼 격렬한 생각을 불러일으킨 영화입니다. 나름대로 호평을 하면서도 만족도가 조금 낮은 이유는, 몇 가지 영화적 장치들이 조금 아쉬웠기 때문입니다. 특히 마지막 장면이 그랬습니다. 이에 대한 설명은 스포일러가 될 테니 아직 보지 않으신 분들을 위해서 하지는 않겠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든 감상을 놓치지 않으려, 급히 적어 보았습니다. 짧은 후기가 됐네요. 하지만 더하는 것은 지금으로선 감상의 사족일 테니 이쯤에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이상입니다. :)






* 사진 출처 :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95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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