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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 백 Sep 16. 2018

명당, 2018 (1/2)

교과서적 연출이라는 명당에 터 잡은 이야기







감상 후기(브런치 무비 패스) - 명당, 2018 (1/2)* 스포일러 없습니다.

시대극 / 한국 / 2018.09.19 / 126분, 12세이상관람가 / (감독) 박희곤 / (주연) 조승우, 지성, 김성균, 문채원, 유재명, 백윤식 / ⓒ Daum 영화


Ⅰ. 줄거리 - 권력 싸움이라는 익숙한 이야기


영화 <명당>의 이야기는 익숙하고 단순합니다. 영화의 배경은 조선 후기, 세도 정치가 득세하던 시기입니다. 외부적으로는 열강들의 침략적인 압력이 작용하고 있었고, 내부적으로는 기근과 재난 그리고 관리들이 세도정치의 환경 속에서 더없이 부패해 가고 있던 시기입니다.


그리고 여기, 힘없는 어린 왕이 있습니다. 8살의 어린 나이로 임금이 된, ‘헌종’입니다. 그리고 저기, 그 어린 왕 위에 터를 잡고 군림하고 있는 ‘장동 김가’의 세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여기, 그 세력의 대척점에 두 인 물이 주먹을 불끈 쥐고 서 있습니다. 풍수를 담당하던 관리였던 ‘지관 박재상’과 쇄국의 대명사 ‘흥선대원군’이 바로 그들입니다.


이제 그 두 인물이 왕의 편에 서서 ‘장동 김가’ 세력과 대결을 합니다. 그런데 그 대결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막강한 도구가 필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사람의 운명을 바꾸는 땅’, 즉 ‘명당’입니다. 영화는 이 ‘명당’을 통해 원하는 것을 얻으려는, 각 인물들의 이야기를 꽤나 주목성 있게 풀어갑니다.



Ⅱ. 소개 - 정석적인 연출이라는 명당에 터 잡은 이야기


0. 짧은 감상 후기

영화 <명당>은 '교과서적인 연출'과 '흔한 줄거리'를 통해 확보한 이야기의 안정성 위에서, '명당'이라는 친숙하고도 영화적으로는 새로운 소재를 가지고, 현실이 반영된 주제를 집중력 있게 전달합니다. 물론 그 모든 것이 가능한 것은 배우들의 적절한 연기가 뒷받침 되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영화는 '지루하지 않게' 관객을 이야기 속으로 이끌어 갑니다. 다만, 감상자가 느끼는 '재미의 정도'는 각자의 취향과 관심도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다른 정보보다는 영화가 볼만한 지 궁금했던 분이나, 짧은 후기를 원하는 분은 여기까지만 읽으셔도 됩니다. 이후의 글들은 이 짧은 후기를 조금 더 풀어쓴 것으로, 그 핵심은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글(총 2부 중에서 1부) 다음에 올라올 2부에서는, 영화에 대한 감상을 더 풍부하게 해줄 만한 영화 <명당>의 '시대적 배경'과 같은 '객관적 사실들'과 '주제에 관한' 좀 더 자세하고 '주관적인 감상 후기'를 담고 있습니다.


ⓒ Daum 영화


1. 교과서적인 연출이 불러오는 강점

     

영화 <명당>은 시간과 공간을 알리는 매우 전형적인 화면으로 이야기의 문을 엽니다. 그리고 영화의 소재와 주제 그리고 이야기의 발화점을 담은 오프닝을 통해 관객을 이야기 속으로 유도하며 시작합니다.


영화의 도입부에서부터 느낄 수 있듯이, 영화 <명당>은 전체적으로 교과서적인 연출(이야기의 구성 측면에서)을 보여줍니다. 영화의 줄거리도 흔한 것인 데다가 연출마저 교과서적이라면, 신선함과 특별함의 부재로 이야기가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명당>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교과서적인, 즉 정석적인 연출의 탄탄함 위에서 <명당>이라는 새로운 소재를 가지고 제대로 놀아(?) 냅니다. 즉, 이 영화의 첫 번째 강점이 바로 정석적인 연출에 기반 한 이야기 구성의 탄탄함입니다.


정석적인 연출 때문에 무리함이 없어서 일까요? 극의 초반에 보여주는 지금 우리 시대의 반영이 유치하게 느껴질 법한데도, 이야기 속에 무리 없이 녹아들어 예술의 역할 중에 하나인 ‘풍자’를 담당해 냅니다. 이 ‘풍자’에 관해서는 글의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뒤에서 다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정석적인 연출’은 ‘뻔한 줄거리’와 합쳐져서 하나의 ‘시너지’를 만들어 냅니다. 그 시너지는 보이지 않게 감상자가 편하고 안정적으로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게 하는 안내자의 역할을 합니다. 물론 이를 가능케 하는 데에는 다른 요소들도 일조를 하고 있습니다. 바로 새로운 소재와 연기자들의 연기가 그것입니다. 결국 영화 <명당>은 정석적인 연출을 통해 다져진 ‘탄탄한 구성이라는 명당’에 터를 잡고 이야기를 전개해 나갑니다.



2. 명당이라는 소재의 활용 - 설득력, 흥미로움

ⓒ Daum 영화

두 번째 강점은 새로운 소재입니다. ‘명당’이라는 소재는 신선합니다. ‘명당’이라는 개념 자체는 우리의 관심사에서 멀리 떨어져 있던 것이 사실일 것입니다. 물론 우리가 의식하지 못한 다른 여러 분야에서는 성행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게다가 어린 시절부터 학교에서 들어본 적이 있어서 익숙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흥미 없는 소재일 수도 있지만, 영화 속에서 '이 소재는 극의 흐름에 상당한 설득력과 흥미로움을 부여'합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는 그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나오지는 않습니다. 설명이라 봐야 수박 겉핥기가 정도도 아니고 슬쩍 냄새 맡기 정도로 나오는데, 오히려 이런 불친절함이 명당에 대한 일종의 설득력을 불러옵니다. ('어차피 들어도 모르는 건 대충 설명해줄수록 고마운 법'이기 때문일까요?) 만약 그 설득에 넘어간다면 이야기에 좀 더 흥미롭게 몰입할 수 있을 것입니다.


풍수사상에 대해선 2부에서 조금 더 이야기하겠지만, 풍수사상이 과학적 근거가 있느냐 하는 것과 같은 데카르트적 사고는 이 영화에선 잠시 접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풍수사상은 고려시대부터 성행하여서 조선시대 전체를 지배하고 있던 사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 속 인물들이 ‘명당’을 마치, ‘절대 반지’를 보듯 하는 것에는 무리가 없습니다. 게다가 명당은 ‘주제’를 뒷받침하는 ‘소재’ 일뿐이니, 우리는 소재에 즐겁게 발 담그고 인물들을 따라가서 주제에 도착하는 것이 상책입니다. 물론 그 주제는 감독이 의도한 바와 달라도 전혀 상관없을 것입니다. 영화를 보고 무언가를 얻거나 버리는 건 우리가 할 일 이니까요.



3. 인물에 투사된 주제 - 권력에 대한 시선

     

바로 위에서 주제를 언급했으니, 인물을 초점으로 해서 이야기를 간단히 해보겠습니다. 인물을 이야기하다 보면 그전에 먼저 언급한 연기(깜박 한건 아니고요.)와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입니다. 다만, 여기서는 스포일러를 방지하기 위해서 표면적인 소개만 하고, 2부 에서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좌) 약한 왕권 위에 위태롭게 서있는 헌종  (우) 조선 권력의 정점에 서있는 김좌근


영화 속에는 약화된 왕권위에, 어린 임금, ‘헌종’이 위태롭게 서있습니다. 그를 위태롭게 하는 건 그가 임금의 옷을 입기도 전(헌종은 8살에 왕이 됩니다.)부터 세도의 정점을 찍고 있던 ‘장동 김씨’ 세력이고, 구체적으로는 김좌근과 김병기 부자(父子)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우리가 국사 시간에 배웠던, 이른바 ‘왕권 강화’라는 주제가 떠오릅니다. 역사에서 권력은 왕에서 지배계급으로, 다시 지배계급에서 왕으로, 그리고 또다시 지배계급으로 이동하며 항상 시소 놀음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이것이 주제라면 이야기 초반에 나왔던 현실에 대한 풍자가 무색하게 됩니다. 말하고자 하는 것이 그것이라면 권력자들을 풍자해야지 백성들의 삶을 풍자하는 것은 맥락에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진의 왼쪽) 지관인 박재상과 (사진의 오른쪽) 흥선대원군, ⓒ Daum 영화


바로이지점에 두 인물이 추가됩니다. 그리고 이 두 인물에 영화의 진짜 주제가 투사됩니다. 즉, 이 두 인물을 통해 주제의 초점이 ‘권력에의 의지’에서 ‘권력에 대한 시선’으로 옮겨집니다. 즉, '권력을 차지하고자 하는 아귀다툼의 이야기'에서 '권력을 통해서 바라봐야 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으로 그 주제가 깊어진 것입니다. 물론 초점의 주변부에는 여전히 ‘권력의 의지’가 자리하고 있고, ‘권력의 속성’, 즉 권력이란 무엇인가라는 고찰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앞으로 영화를 관람하실 분들의 감상을 방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2부에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4. 이야기를 뒷받침해주는 연기


주제가 어떤 것이든 그것에 타당성을 그리고 설득력을 부여하는 핵심 요소는 바로 배우들의 연기입니다. 모두가 알듯이, 어색한 연기는 어떠한 완성도를 가진 이야기라도 쉬이 주저앉히고 마는 파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아니 여러분이 예상하셨듯이 이 영화 <명당>에서는 그러한 파괴력을 맛볼 수 없습니다. 모든 연기자의 연기에서 아쉬운 부분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쉬운듯하면 연출이 받쳐 주기 때문에 소위 '멍'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이 것이 영화 <명당>이 가진 세 번째 강점입니다.


가장 인상에 남은 인물은 ‘구용식’을 연기한 ‘유재명(배우 이름에 존칭은 생략하겠습니다.)’의 연기입니다. 아니, 유재명이 연기한 구용식이라고 해야 맞겠네요. 구용식이라는 인물 자체가 인상에 남았으니까요. ‘구용식’이라는 인물은 주요 인물인 ‘박재상의 친구’로 나옵니다. 극 중에서 이 인물에 대한 설명은 그것 외에는 ‘없습니다.’ 게다가 생각보다 노출시간도 길지 않습니다. 잠깐잠깐의 등장이고 크게 인상적인 것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중반 즈음이 되면 구용식의 목소리만 듣고도 퍼지는 관객들의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배우 구용식이 연기한 극중인물 구용식, ⓒ Daum 영화


실제로 특이할 것 없는 평범한 연기라고 생각되지만, 단순히 연출의 힘이라고만 하기에는 설명이 부족합니다. 왜냐하면 극의 초반에는 ‘배우의 인상’이 ‘인물의 역할’과 바로 합치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배우의 생김새와 역할에 이질감이 있을 때, 이야기에 몰입하기가 어렵다는 것은 많은 분들이 경험으로 알고 계실 겁니다. 감독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구용식이라는 인물이 주인공에 협력하는 친구인지, 그렇지 않은 친구인지 바로 알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그런 선입견은 흔적 없이 사라집니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연기자의 연기가 적절했다는 반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인상’이 그렇다는 것은 방금 말한 대로 선입견입니다. 따라서 필자와는 다르게 보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중요한 건, 선입견을 가진 한 관객을 설득해 냈다는 겁니다. 배우의 인상이 인물과 이질감이 없다고 느낀 분들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설득당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적을 아군으로 만드는 것이, 진짜 능력 아니겠습니까?


배우 조승우가 연기한 극중인물 박재상, ⓒ Daum 영화


풍수지리를 담당하는 ‘지관인 박재상을 연기한 조승우’의 연기는, 다른 곳에서 많이 회자될 테니 이 글에서는 생략하겠습니다.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배우 지 성이 연기한 극중인물 흥선(이하응), ⓒ Daum 영화


‘궁도령弓道令’(세도가들을 찾아가 구걸을 한다고 해서 비하하는 의미로 붙여진 별명)을 연기한 흥선대원군, 그리고 그 ‘흥선대원군을 연기한 지성’의 연기는 많은 분들이 걱정하지 않았으리라 넘겨짚어 봅니다. 이미 여러 드라마에서 연기력을 대중적으로 인정받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필자의 경우에도 드라마 ‘킬미 힐미’에서 충분히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다중인격을 연기를 통해 여러 인물을 연기해냈기 때문이 아니라, 연기를 보여주는 지성이란 배우의 적절한 표현력 때문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여장은 좀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살짝 눈에 띄는 것이 있었습니다. 아쉽다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만, ‘킬미 힐미’ 때보다 살짝 연기에 힘이 들어간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감정의 표현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었지만 몇몇 장면에서는 표정과 웃음소리에, 뿜어내는 감정이 다 담기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음 그런데 어쩌면 잘 생겨서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좌) 배우 백윤식이 연기한 극중인물 김좌근 (우) 배우 김성균이 연기한 김병기 , ⓒ Daum 영화


‘장동 김씨’의 수장인 ‘김좌근을 연기한 백윤식(‘님’ 자 붙여야 할 것 같지만, 일관성을 위해)’의 연기는, 한 마디로, 매우 잘 어울렸습니다. 다른 출연작의 연기와 다를 바 없는 듯하지만, 극 중의 인물과 전혀 이질감이 없었습니다. 그의 아들인 ‘김병기를 연기한 김성균’의 연기는 이전과는 다른 색깔을 보여 주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상당히 다양한 영화에서 여러 가지 역할을 소화해 냈기 때문에 연기력에 대한 의심은 없었습니다. 다만, 이 전의 영화 들에서는 배우의 인상이 가진 개성이 뚜렷하다 보니 , 역할을 소화하는데 무리는 없었지만 필자에겐 극 중 인물보다는 김성균이라는 배우 자체가 조금 더 부각되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영화 <명당>에서는 그와 같은 인상이 많이 옅어졌다고 느꼈습니다. 뭐랄까요, ‘플랫’하다고 할까요. 무언가 ‘차분하게 눌린 느낌’으로 배우의 연기가 다가왔습니다. 그래서인지 악센트가 외모에서 사라지고, 영화 속 인물인 ‘김병기’로 자연스럽게 시선이 전이되었습니다.


배우 문채원이 연기한 극중인물 초선, ⓒ Daum 영화


‘초선을 연기한 문채원’의 연기는 평범했습니다. 연기력이 평범해서라기보다는 배역 자체가 평면적이었습니다. 스테레오 타입이라고 하죠, 전형적인 인물이라서 그 이상의 개성을 표출했다면 극의 균형을 무너뜨렸을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적합한 강도로 연기였다고 생각합니다.


배우 이원근이 연기한 극중인물 헌종, ⓒ Daum 영화


‘헌종’은 조선의 왕들 중에서 최고의 미남이라는 야사의 기록이 있다고 합니다. 정사에도 외모를 칭찬하는 것으로 보이는 짧은 기록이 있고요. 다만, 왕의 얼굴을 그려놓은 ‘어진’이 6.25 전란에 불타버렸기 때문에 ‘인증’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보면, 그러니까 미남 왕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헌종을 연기한 이원근’은 나름대로 적절한 캐스팅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 ‘헌종’보다는 나이가 많지 않을까(헌종은 14세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임금으로서 활동하고 20살 무렵부터 전면에 나선다.) 싶지만, 젊은 왕의 유약함(내면이 아니라 외부적 압력 때문에)이라는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측면을 고려하고 본다면, 배우의 연기에서 어색한 점은 눈에 띄지 않습니다.


(제일 오른쪽의 짙은갈색 도포) 배우 박충선이 연기한 극중인물 정만인, ⓒ Daum 영화


마지막으로 조승우와 대척점에 있는 또 다른 지관인 ‘정만인을 연기한 박충선’의 연기는 한 마디로 본인의 연기에 있어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이전에 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면 말이죠). 극의 초중반에는 연기에 특별함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극의 후반에는 어떻게 보면 조금 과한다 싶은 생각이 드는 웃음소리와 함께 얄미운 연기를 보여주는데, 보다 보니 상당히 정제된 연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다른 분들도 그렇게 느끼신다면, 박충선이라는 배우가 맡을 수 있는 역할의 범위가 더 확장되지 않을까 합니다.


글의 목적상 주요 인물 위주로 연기에 대한 감상을 이야기했지만, 그 외의 연기자분들의 연기도 주요 인물들과 마찬가지로 적절했다는 것을 영화 속에서 확인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5. 글의 마무리 그리고 풍자


이쯤에서 감상후기를 다시 한번 살펴봐야겠습니다. 스포일러 없이 소개를 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으니, 잘 왔는지 잠깐 되짚어 보겠습니다. 줄거리를 소개했고, 연출과 이야기의 구성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소재의 역할을 생각해봤고, 인물과 연계해서 주제를 간단히 언급했습니다. 그리고 인물들을 연기한 배우들에 대한 개인적인 단상을 적어보았고요. 스포일러는 없는 것으로 보이고, 영화의 주요 요소들에 대한 감상도 어느 정도 다룬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앞에서 뒤로 넘겼던 풍자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소개’에 초점을 맞춘 감상 후기는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미처 하지 못한 이야기가 있다면, 2부에서 함께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간단히 언급했듯이, 영화 <명당> 후기는 1부와 2부로 나뉩니다. 1부가 ‘영화를 보실 분들을 위한 소개’라면, 2부는 영화의 시공간적 배경 등과 같이 영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객관적 사실들과 함께, 좀 더 자세한 감상을, 조금 더 담아 놓은 글입니다. 그럼 이제 ‘풍자’로 들어갑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풍자를 몇 가지만 언급해 보겠습니다. 사실 언급할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한데, 그 이유는 우리의 오래된, 아주 오래 봐온 그래서 지겨운, 작금의 세태를 그대로 담았기 때문입니다. 새로울 게 없고, 모를 수가 없으니까요. 그래도 영화에서 나름 잘 표현하기도 했으니 짧게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명당>이라는 제목답게 영화는 ‘땅’과 관련한 풍자들을 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맹모삼천지교’라는 말을 들으면 우리가 쉽게 연상할 수 있는 것으로, 교육 현실과 학군에 대한 풍자가 나옵니다. 그리고 대규모 상업자본 진출로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는 전통시장의 어려움에 대해 풍자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성질의 것이지만 앞의 예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소문', 그러니까 일종의 '뉴스(정보)'와 그것을 소비하는 '대중'에 대한 풍자가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풍자라기보다 지극한 현실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풍자는 바른길을 가지 않는 대상을 비웃음으로써 그것을 바로잡으려는 일련의 노력이지만, 그 옳지 않은 발걸음은 도대체 멈출 줄을 모르고 있으니 말입니다. 풍자에 아무 영향력을 미치지 못한다면, 그건 이미 풍자가 아닙니다. 하지만 이건 영화 속의 풍자가 힘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아니라, 도무지 부끄러움을 모르는 현실이라는 뻔뻔함이 너무나 막강하기 때문입니다. 영화 <명당>의 풍자는 잘 못이 없습니다.



6. 그래서, 볼만한 영화 인가?


네, 볼만 합니다. 필자는 재밌게 봤습니다. 다만 취향이나 관심도에 따라서, 느끼는 재미의 강도는 감상자마다 다를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재미의 강도와는 상관없이, 많은 분들이 지루하지 않게 감상할 만한 영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큰 재미는 없어도 관람하고 나서 나름 만족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연인과 보러 가시면 웬만하면 다 재밌... 영화 <명당>의 감상 후기 1부는 여기 까집니다.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D



1부 끝~, ⓒ Daum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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