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P 삼성전자 CEO의 죽음을 애도합니다.
CEO의 본인상 부고는 갑작스러웠다.
딸 결혼식에서 하객들의 술을 마다하지 못하고 받아마신 끝에 쓰러져서 일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나의 직속 상사와 입사 동기라 퇴근 후 술자리에서 자주 어울리던 20년 전부터 한결같이 한자리에서 소주 대여섯 병을 마셔도 끄떡없었던 그였다.
덩치도 산만하고 목소리도 걸걸한 산적 같은 외모지만, 가까이 보면 인형 같은 속눈썹 아래 쌍꺼풀이 선한 기운을 숨기지 못했다. 내가 하는 영업이라는 것이, 고객의 불만 사항을 가장 먼저 듣게 되는 자리인지라, 개발팀장인 그에게 부족한 스펙, 원하는 판가, 여러 요구사항을 전달하기 마련인데,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확실히 밝히는 명쾌한 성격 덕에 그와 일하는 것은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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