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 그거 어떻게 모으는 건가요
'30대 되면 체력관리는 필수지'
살기 위해서 운동한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주변에서 듣게 됐다. 30대 되기 전 20대 후반부터 체력이 부족해 집에 오면 기절하듯 누웠던 것 같지만. 어쨌든 공식적으로 운동해야 할 나이를 한참 지나고서야 꾸역꾸역 필라테스를 예약해 보는 직장인인 나는, 툭 치면 부러질 듯한 사슴 같은 몸도 아니며 마음속으로는 피지컬 아시아 같은 튼튼한 몸을 부러워하지만, 어찌 됐든 살아내고 버텨내기 위해 운동을 곁들인 출근을 한다.
언젠가부터 IT회사의 기술지원팀에서 일하게 되면서 스스로를 상담사로 정체화했다. 기술을 다루지만 결과적으로 항상 사람(고객)과 함께하고, 사람을 대상으로 설명해 드리고, 때로는 본의 아니게 고객의 인생에 단편적으로나마 참여하게 된다. A4용지 몇 개면 가려질 화면 안에 감히 다 담을 수 없는 누군가의 슬픔이나 스트레스가 온갖 감정과 뒤섞여 전달되기도 한다.
처음에는 프로덕트 관련 지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업무 특성상 당연하지만, 점차 이에 못지않게 이해가 용이하도록 적절한 언어와 표현을 선택하는 법, 고객의 마음을 파악하고 풀어주는 법, 그 안에서 자신을 지키는 법, 체력과 에너지를 보존하는 법, 고생하는 팀원들 달래주는 법, 업무량으로 예민해진 팀 분위기에 압박받지 않고 내 페이스를 유지하는 법 등을 꾸준히 연마해야 하는 일임을 깨닫게 되었다.
'이쯤 되면 내 롤은 회사 한정 심리상담사가 아닐까?'
아무래도 IT회사로 출근하는 상담사가 현재 내 직업이 맞는 것 같다. 기술과 인간의 희로애락을 한 화면에서 볼 수 있는 접점에 거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복치 같은 체력은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심신이 지칠 때마다 나 자신을 돌보고 체력을 회복하고자 하며, 때로는 퇴근하자마자 침대와 한 몸이 되어 나를 쉬게 하기도 하는 저질체력 직장인의 마음의 소리가 이 글을 읽는 여러분께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