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번아웃 극복은 자연에서, 캠핑을 가다(3탄)
친구들이 나긋하게 수다 떠는 밤, 새소리와 어우러진 목소리가 자장가가 되어 누가 업어가도 모를 만큼 곯아떨어졌다. 다음 날 아침의 햇살은 알람 없이도 산뜻한 기상을 보장했다. 평소라면 그냥 자면 손해인 것 같은 느낌에 휴대폰으로 뭐라도 스크롤하다가 늦게 자고, 알람소리에 겨우겨우 부은 눈을 뜨는 것이 일상이었는데, 알람 하나 없이 숙면과 상쾌한 기상이 가능하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었다.
친구들은 이미 일어나서 부산하게 아침 준비를 하고 있었다. 검은색 텐트가 강한 햇빛을 막고 있어서 열린 텐트 입구 사이의 가느다란 햇살만을 볼 수 있었는데, 밖으로 나오니 모든 근심을 녹여줄 것 같은 따스한 아침 햇살과 콸콸거리는 물소리, 파릇파릇 싱그러운 초록색의 나무와 풀이 제 모습을 드러냈다. 밤에 봤을 때와는 또 다른 정경이었다.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튜브를 하나씩 메고 강물로 뛰어들었다. 허벅지 중간까지 오는 얕은 깊이였다. 각자 앉기 좋은 작은 바위를 하나씩 차지하고 앉아 발을 담그고, 잠깐씩 수영을 하며 세포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상쾌함을 즐겼다. 캠핑장에 비치된 검은색 고무튜브를 허리춤에 메고 강의 상류 쪽으로 올라갔다. 튜브 위에 앉아서 나름의 물살을 즐기며 떠내려가는 재미도 짜릿했다. 말레이시아 친구들은 신난 나를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1박 2일의 일정이 눈 깜짝할 새 지나갔다. 초록색 풍경, 갓 딴 과일의 맛, 나뭇잎 향기, 시원한 물소리, 흙과 물을 직접 밟고 느낄 수 있는 순간까지, 오감이 리셋된 캠핑이었다. 다음에는 3박 4일로 가자면서 힘차게 손을 흔드는 친구들의 모습에 마음까지 몽글몽글해졌다. 그간 쌓였던 스트레스가 캠핑 한 번으로 싹 날아갔다. 자연이 주는 치유의 효과를 몸소 체험한 날이었다. 자연과 사람이 함께 하고 직접 손으로 만지고 요리하고 텐트를 설치하는 그 경험들이, 디지털, 기기, 자동화에 익숙해진 동시에 지친 몸과 마음을 새롭게 만들었다.
집에 돌아와서도, 공원에 자주 가서 자연을 만나고, 집에서는 직접 쓰고 만들고 요리하는 작업들을 일상에 작은 습관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의 미니 캠핑 리츄얼이랄까. 회사에서 기기와 씨름하던 것에서 벗어나 진정한 이완과 자율성, 자기 효능감을 주는 작업이 아닐까. 다음 캠핑지를 물색하며 글을 마치고자 한다. 이 글을 보는 여러분도 캠핑이 너무 거창하다면 근처에 공원 산책, 집 안에 식물 두기, 무언가 작은 만들기, 소소한 요리하기를 하며 숨 쉴 공간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지 추천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