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발견과 어린 시절의 기억
겨울잠을 자던 벌레와 개구리들이 깨어나는 경칩. 한국보다 하루 늦은 이곳에서, 모처럼 하늘을 올려다보니 뭉게구름이 오후의 시간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문득 과일을 살까 해서 월마트에 들렀다.
과일을 사기 전, 늘 그렇듯 생선이 진열된 냉장 진열대를 둘러보는 습관이 발동했다. 요즘 월마트는 닭다리, 닭똥집, 고등어, 갈치처럼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육류와 생선류뿐만 아니라, 계절에 따라 다양한 냉동식품들을 새롭게 진열해놓곤 한다.
그런데 오늘, 냉동 진열대에서 낯선 형체가 눈에 띄었다. 얼핏 보기엔 개구리 같았다. 설마 하는 마음에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들여다보았다.개구리 다리(FROG LEG )라고 쓰여 있었다.예감은 확실했다. 개구리가 맞았다.
어릴 적 농촌에서 자랐던 기억이 떠올랐다. 동네 아이들이 개구리를 잡아 논두렁에서 구워 먹던 모습이 선명하게 스쳐 지나갔다. 나는 그때도 개구리를 먹는 행위를 낯설고 미개하다고 여겼고, 지금까지도 개구리의 맛을 모른다. 살아있는 생물로서 개구리를 보는 건 익숙하지만, 그것을 식용으로 삼는다는 건 여전히 거부감이 든다. 그런데 캐나다에서조차 개구리를 판매한다니, 과연 캐네디언들도 개구리를 먹을까? 하는 의문이 강하게 들었다.
집에 돌아와 개구리를 식용으로 사용하는 나라들을 검색해보았다. 유럽에서는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대표적이었다. 특히 프랑스인들의 개구리 요리에 대한 사랑은 유별나다고 한다. 심지어 유럽의 개구리 소비로 인해 동남아시아의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다는 기사까지 보았다.
개구리 요리의 맛에 대한 평가를 보니, 닭고기와 생선살의 중간쯤 된다고 한다. 흙맛이 나는 메기와 비슷하다고도 했다. 닭고기와 생선보다 더 맛있는 것도 아닐 텐데, 유럽인들은 왜 개구리 요리를 선호하는 걸까?
어릴 적 개구리는 일부 장난기 많은 아이들만 먹는 음식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이 기억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해외에서도 이렇게 실제로 개구리 고기를 눈앞에서 보게 된 오늘, 경칩날의 이 경험은 아마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