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끝에서 다시 쓰는 하루의 의미를 다시 새겨본다
⑯ 이 시대의 어른이 되었습니다
"이 시대의 어른이 되었다"라는 주제로 열여섯 번의 글을 써왔습니다. 어떤 글은 지나온 삶의 서사를 담았고, 어떤 글은 조용히 마음속 감정을 꺼내 놓기도 했다. 또 어떤 글은 고난과 역경의 순간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글의 숫자도, 횟수도, 장르도 결국은 중요하지 않았다. 다만 내 글이 누군가에게 닿아, 나와 같은 마음으로 공감해 주길 바라는 마음뿐이었다.
이제 문득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과연 마지막까지 어떻게 삶을 채워갈 수 있을까. 그리고 내 인생의 마지막 장을 준비하며 다시 묻는다. 남은 날들을 어떻게 빛나게 만들 수 있을까. 마지막 순간, 나는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을까.
돌아보면 늘 해야 할 일들로 가득한 삶이었다. 때로는 없는 일도 만들어가며, 하고 싶은 것들로 내 시간을 채웠다. 학업에 매진했고, 사회에 나와 치열하게 일했으며, 결혼과 함께 자식들을 키우고 가족을 부양하며 살아왔다. 모든 과정은 "어른"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삶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의무감에 쫓기는 삶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일들로 남은 시간을 채우고 싶다. 그래야 남은 날들이 의미 있게 빛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가장 소중한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무엇보다 가족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리고 오랜 친구들과의 시간도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해졌다. 젊었을 땐 늘 "언젠가"라는 말을 하며 많은 것들을 미뤘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머릿속 "언젠가"가 아니라 "바로 지금"이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는 걸. 그래서 그 찬란한 시간을 놓치지 않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켜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건강이다. 건강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의미가 없다는 걸, 이제 절실히 깨닫고 있다.무리하지 않더라도 규칙적으로 몸을 움직이고, 건강한 음식을 먹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려 한다. 지금 내게 건강이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한지 잊지 않으려 한다.
돌아보면 정말 많은 순간들이 있었다. 기쁨과 슬픔, 후회와 성취의 순간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이제는 만들어진 나를,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야 할 때이다.결국 우리는 기억으로 남는다. 내가 떠난 후,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기억할까. 나는 고마움을 남기고 싶다. 살아오며 참 많은 사람들에게 빚을 지고 살아왔다. 나를 사랑해 준 가족, 힘이 되어 준 친구들, 그리고 스쳐 지나간 수많은 인연들까지. 이제는 그 모든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으로 살고 싶다.
물질적인 유산보다 더 소중한 것은 서로의 마음에 따뜻함을 남기는 일이라 생각한다. 내가 남긴 말과 행동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아니라 작은 위로이자 따뜻한 흔적으로 남기를 바란다.
그리고 후회 없이 떠나고 싶다. "그때 그걸 해볼 걸" 하는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하고 싶은 것들을 하나씩 실천해 나가고 싶다.
어떤 기억은 평생 가슴 깊이 남아 감동을 준다. 어떤 기억은 지금 이 순간까지도 사소한 것 하나하나 선명하게 남아 있다. 내 인생이 오래도록 감동과 따뜻한 기억으로 남기를 소망한다.그리고 마지막 순간, 나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참 괜찮은 삶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