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여정에서 배우는 성장과 성찰
⑮이 시대의 어른이 되었습니다
어느덧 나는 60대의 어른이 되었다. 세월이 흐르는 물과 같이 매우 빨리 지나다는
세월유수(歲月流水)라는 말이 실감 나는 순간이다. 세월은 빠르게 지나갔고, 어느새 나도 이 시대의 어른이라 불리는 나이에 도달했다. 하지만 어른이 된다는 것은 단순히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라, 그에 걸맞은 행동과 책임을 다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요즘 들어 더욱더 절실하게 깨닫는다.
젊은 날에는 앞뒤 가릴 것 없이 화려한 꿈을 좇았지만, 이제는 삶의 방향이 달라졌다. 주변보다는 안정성을 가지고 가족에게 집중하며, 건강하고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최우선이 되었다.
이러한 과정은 이전보다 더 조심스럽고 어려울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살아온 시간이 길어질수록 삶을 되돌아보는 순간이 많아졌고, 때로는 후회하고 때로는 만족하기도 했지만, 좀 더 잘했을 것을 하는 후회감이 더 많아진다. 이제야 비로소 진정한 어른이 되어, 삶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가 가볍지 않게 진지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는 내가 느끼기에도 확연하게 많이 달라졌지만, 본질이라는 성향자체는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다짐은 마치 옷을 갈아입으며 변화를 연습하는 과정과도 같았다. 하지만 이제는 단순히 남에게 보이기 위한 변신이 아니라, 스스로를 위한 성장이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나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좀 더 안정된 미래의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나를 만들어가려 하고 있다. 젊은 시절의 나는 마음만 먹으면 모든 것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해서 앞뒤 살핌 없이 과감하게 실행에 옮기는 강한 도전이 있었다.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는 가능성을 믿고 일단 부딪쳐 보았으며, 거듭되는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했다. 실패하면 인생 수업료를 값비싸게 지불했다고도 스스로를 위로하며 금방 잊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추진력이 있었다. 이러한 행동은 지금 와 생각해 보면 젊음만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특권이라 생각한다. 그 시절에는 승부수를 던져 결과에 집착하기보다는 어떤 일이든 직접 실행해 볼 수 있는 경험이 중요했고,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것에 한 치의 의심이나 주저함이 없었다.
일상의 반복보다는 늘 새로운 일에 호기심과 관심을 가졌다. 무리하더라도 호기심의 전말을 파헤쳐봐야 직성이 풀리는 독단적인 생각도 존재했다. 하지만 삶은 항상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날씨 변화와 어쩌면 닮아 있었다. 예상치 못한 장애물이 나타나 방향을 잃기도 했고, 시간이 흐르면서 꿈은 변했고, 삶의 우선순위도 달라졌다. 어린 시절에는 대통령이 꿈이었던 시절도 있었지만, 능력을 검증하지 않는 어린 시절 모두의 꿈은 드높았다. 우선 꿈은 크게 가지라는 교육 효과가 반영된 어린 시절 꿈은 또 다른 꿈을 계속 꾸어가게 했다. 참으로 아름답고 소중한 시간이 머물러 주었던 꿈이 많았던 소년 시절이었다.
지금의 나는 과거와 다르고, 나도 모르게 많은 것들이 변했고 지금도 여전히 변해가고 있었다. 모습은 물론 생각부터 먹는 취향까지 변화했다. 성취이전에 균형을 먼저 생각하게 되었고, 빠르게 달려가는 것보다는 한 걸음 멈춰 서서 주변을 돌아보는 느림의 여유를 배웠다. 젊은 날에는 앞만 보고 달렸다면, 이제는 길 위에서 잠시 쉬어 가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과거의 나는 실수를 부끄러워했지만, 지금은 그 실수들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인정한다. 세월의 연륜이라 했던가, 지나온 시간들이 쌓여 지금의 나를 이루고 있음을 깨달아가고 있다. 시간은 나에게 성숙함을 선물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내가 모든 것을 다 알고, 소유하고, 완벽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살아갈수록 배워야 할 것들, 미처 생각해내지 못한 것들이 시간이 가면 갈수록 너무 많다. 의외로 이전 삶의 고민이 아닌 또 다른 고민이 생겨나고, 아직도 삶의 여정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재해 있다. 감정선도 있지만, 이성선도 있다. 그중 어떤 것 하나에 치중하기보다는 무게중심에 수평을 유지하려는 여유가 생겨났다. 인생 경험에서 얻어진 수확일 것이다. 나는 과거를 돌아보며 후회하기보다는, 그 시간을 통해 배운 것들을 현재에 적용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했다.
미래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솔직히 말해 노화되어 가고 병들어 아파하고 거동이 힘든 최후의 할아버지의 모습이 먼저 떠오른다. 그리고 미래를 솔직히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나는 이대로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젊은 날을 닮아가기 위해 후회 없이 여전히 배우고, 도전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설 것이다.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든 무엇이 되든 나이에 맞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고 성찰하는 것은 단순한 회상이 아니다. 그것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이다. 나는 여전히 길 위에 서 있다. 과거를 밑거름 삼아, 현재를 단단히 딛고, 미래라는 또 다른 새로워진 나를 만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