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진심, 반려견과 보낸 7일

털을 털어낸 고요한 거실, 아이가 남기고 간 행복의 잔상들

by 김종섭

​강아지가 다시 아들 집으로 돌아갔다. 오늘 오전 마지막 산책을 마치고 욕조에서 목욕을 시켜주었다. 중 대형견이라 목욕보다 털을 건조하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어쩌면 아쉬운 마음에 배웅의 정성을 목욕으로 표현해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여행을 끝내고 돌아와 강아지를 데려가겠다던 아들의 일정이 바뀌었다. 아들은 엄마와 별도로 할 이야기도 있다고 하여, 아내 혼자 아들 집까지 강아지를 데려다주고 왔다.


​강아지가 우리 부부의 이야기를 들었을까. 아내가 옷을 차려입고 나섰는데도 녀석은 방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움직일 생각을 안 한다. 항상 우리 집에 오면 가기 싫어하는 녀석이다. 보더콜리가 견종 중에 제일 영리하다더니, 정말 우리 대화를 엿듣고 알아차린 기분마저 든다.


​강아지가 떠난 자리, 집안에 떨어진 털을 치우기 위해 진공청소기와 물걸레로 한바탕 청소를 했다. 청소를 끝내니 집안 전체에 고요함이 내려앉았다. 왠지 빈집 같은 허전함에, 떠난 지 몇 시간도 되지 않아 벌써 녀석이 보고 싶어진다.


​일주일 동안 강아지가 머무는 동안 우리 부부는 최선을 다했다기보다, 애정을 마음껏 베풀었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 아내는 냉동해 두었던 연어를 꺼내 매 끼니 사료와 섞어 먹였고, 강아지가 좋아하는 단호박을 간식으로 챙겨주었다.


​하루 일정은 강아지의 산책 코스를 중심으로 돌아갔고, 녀석을 집에 혼자 두고 외출하는 일은 최대한 자제했다. 덕분에 아내와 일주일 동안 외식을 하지 않아 외출비를 아꼈다며 한바탕 웃기도 했다.


​저녁이면 침대 위 한쪽을 제 자리인 양 점령했다. 한국에서는 중 대형견을 마당에서 키우는 경우가 많지만, 이곳 캐나다에서는 가족처럼 집 안에서 함께 생활하기에 침대 위를 공유하는 풍경이 낯설지 않다. 아내는 강아지의 식기까지도 항상 깨끗하게 설거지하며 정성을 다했다.


​일주일 동안 강아지는 우리에게 큰 행복을 주었다. 어떤 구체적인 행동 때문이라기보다, 어쩌면 어린아이 같은 그 순수한 존재 자체가 우리를 웃게 했다는 말이 더 솔직할 것이다. 하지만 강아지를 진심으로 사랑으로 대하다 보면 분명한 교감이 생겨난다. 녀석은 주로 몸으로 감정을 표현하지만, 때로는 눈동자로 백 마디 말을 대신하곤 했다. 반려견에게 쏟는 애정만큼 서로 맞닿는 순간이 늘어가는 것을 느낀다.


​일주일 동안 참 많이 웃게 해 주고 떠난 것 같다. 행복했던 시간의 감정을 잊지 않기 위해 잠시 글로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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