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종섭 Dec 02. 2019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가 시작되었다

트소와센(Tsawwassen Mills) 쇼핑몰의 풍경을 담았다

맥도날드

휴일의 아침은 늘 달콤하다. 자유롭게 늦잠을 잘 수 있는 특권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늦잠을 자다 보면 하루가 허망하게 지나가버리게 된다. 낮의 길이가 갈수록 짧아지기 때문이다.


아침 시간을 여유롭게 기상하고 문밖을 나섰다. 언제부턴가  햄버거에 커피 한잔을 달콤한 휴일 아침 메뉴로 선택했다.


특별한 친구가 없는 해외생활은 늘 아내와 함께하는 시간이 전부 인 셈이다. 오늘도 인근 패스트푸드점에서 아침을 챙기면서  즉흥적

행선지를 정했다.

Tsawwassen Mills(쇼핑몰)

집에서 차로 30분가량 달리다 보면 Tsawwassen Mills이라는 대형 쇼핑몰이 나온다. 어제의 여세를 몰아 오늘도 쇼핑몰은 많은 사람으로  넘쳐날듯한다. 어쩌면 사람 구경도 쇼핑 중에 또 하나의 흥밋거리 인지도 모른다. 이른 오전 시간은  아니지만 주차장에는 어느새 차량으로 북새통을 이룬다.

BLACK FRIDAY 세일을 알리는 포스터
블랙 프라이데이의 ‘Black(검다)’라는 표현은 상점들이 장부에 적자(Red ink) 대신 흑자(Black ink)를 기록했던 것에서 유래했다고 전한다.

2019년 11월 29일(금 11월 마지막 주 금요일인 어제 Black Friday가 시작되었다. 대부분의 상가 가는 Black Friday 시작으로 크리스마스와 신년 초 "홀리데이 시즌(Holiday Season)"까지 대부분 세일에 들어간다.


한편 Black Friday가 한창인 미국과는 달리 캐나다에서는 1992년도 처음으로 11월의 마지막 주를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Buy Nothing Day)로 정했다고 전한다. 취지가 현대인의 무분별한 소비행태의 반성을 촉구하는 캠페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캠페인 행사가 열리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낯설기만 하다.


Black Friday 행사와는 유사하지 않지만 우리나라에도 예외 없이 빼빼로데이. 가래떡데이를 비롯하여 삼겹살데이(삼삼데이) 블랙데이. 그린데이 등등 많은 신종 데이가 생겨나면서 젊은이들 사이에 의미 있는 날로 사랑을 받아 가고 있다.

아웃도어(Outdoor) 매장

집 문밖을 나서면 모든 것이 해방된 듯 자유로운 날개를 단다. 일상의 반복에서 벗어나 잠시라도구속 없는 자유로운 영혼을 갈망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휴식을 먹고사는 일상의 일과 차별화되어 자유롭게 놀고먹고 즐기는 일이라는 점에서 모든 것들이 흥미롭다. 또한, 휴식은 산과 바다를 빼놓을 수 없는 일이다 보니 레저용품도 산과 바다에 연관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질풍의 노동에서 벗어나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삶의 여유가 호사가 아닌 시대에 살고 있다. 여유만 있으면 산과 바다를 누빌 수 있는 레저용품을 다 가져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난다.

여유란 마음가짐으로만 될 수 없는 또 하나의 깊숙한 이유가 있었다는 사실을 잠깐 잊고 있었다.

크리스마스 피티복(양복)과 츄리

국적 불문하고 낯익은 크리스마스 캐럴이 잔잔하게 매장 내에 려 퍼진다. 한 해가 가는 아쉬움이 허망하지 않음은 크리스마스라는 최대의 기념비적인 날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은 아닌가 싶다.


모두는 예수의 탄생과 더불어 축복을 기원하고

이 땅에 고요하게 울려 퍼지는 평화의 메시지를 나누고 한해의 작별 속에 새로운 새해의 희망이 담긴 소망을 올려놓는다.

    FOREVER 21(포에버 21)폐점
everything  must go!라는 글귀가 왠지 서글픈 생각이 든다
한국인의 기업이라는 자부심이기도 했고 이민자의 중심에는 부러움과 자랑이기도 했던 포에버 21 매장이 성업 중인 Tsawwassen Mills 몰 안에 폐점을 알리는 CLOSED라는 간단명료한 짧은 단어만을 남겨 놓은 채  매장 문이 굳게 잠겨져 있다. 예전 손님 발길의 체취를 아쉬워하듯 수백 개의 조명만이 텅 빈 매장을  밝히고 있다.


1980년대 미국 LA로  이민을 간 한인 부부가 로스앤젤레스(LA)에서 25평 (82㎡) 짜리 작은 옷가게를 연 것을 시작으로 미국판 동대문 신화를 이루었다. 전 세계 57개국 800여 개 매장에 연 매출 5조 원을 기록했던 거대 패션기업 포에버 21(FOREVER21)이 9월경  미 법원에 파산 신청을 공식 접수하고 캐나다. 일본 등 40개국 350여 개의 매장 철수를 결정했다고 한다. 이곳 캐나다 대형 쇼핑센터에서도 11월 한 달 사이에 폐업을 진행하는 매장을 실제로 몇 군데 보아왔다.


사업 동기는 단순했다.

부부는 영어 한마디 할 줄 몰랐지만 흔히 이민자들이 손쉽게 일을 구할 수 있는  주유소. 세탁소. 접시 닦기를 비롯하여 온갖 잡일을 서슴지 않고 성실히 일을 해서 돈을 모았다고 한다

주유소에서 일할 당시 한 의류업계 종사자가 고급 승용차를 타고 온 모습을 보면서 장 씨 부부도 옷 가게를 할 결심을 하기로 했던 것이 포에버 21이라는 신화를 가져왔다고 한다.


레저용 바지와 카드겸용지갑

쇼핑의 즐거움은 보고 만지는 것보다 내 것이 되는 것이다. 흔한 말로 값비싸고 꼭 가져야 할 것들은 아닌데 50% 세일이라는 문구 앞에 구매 충동이 옷과 지갑의 주인이 된 것이다.

어그부츠(Ugboots)

아내는 무엇이 성급했는지 Black Friday가 시작되기 하루 전에 15% 세일 가격에 평상시 고 싶어 했던 어그부츠를 구매해 놓고 Black Friday가 시작되던 첫날 구매한 신발을 들고 집 앞에 있는 백화점을 찾았다. 혹시나 전날보다 더 많은 세일을 하면 환불 요청을 하기 위해서이다. 다행히 어제와 같은 15%에 판매를 하고 있었다.


아내는 구매한 어그부츠를 이미 고 있음에도 오늘도 Tsawwassen Mills 몰을 쇼핑하는 도중에도 신발 매장을 그냥 지나치질 않는다. 혹시나 자신이 산 신발 세일 가격이 비싸게 산 것은 아닌가 싶은 이유에서이다. 다행히 오늘 이곳도 15% 가격으로 세일 중이었다.


휴일의 하루가 5시를 넘기지 않은 오후 시간임에도 성급하게 저녁노을 속으로 낙엽의 마음으로 어둠 물들어간다.

그리고, 초겨울밤이 깊어만 간다.

12월이다.

한 해의 끝자락이다.


 #블랙프라이데이#Ugboots#어그부츠#TsawwassenMills#트소와 센#쇼핑#세일#휴일#쇼핑몰#레저#휴일#휴식#크리스마스#캐럴#캐나다#델타#Black Friday
매거진의 이전글 늦가을의 정취를 찾아 떠난 휴일 여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