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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를 줍다

가을잔치

가을의 정취를 담다

by 김종섭

가을 잔치 열린 들판을 걸어가 보자. 황금빛 성숙함으로 고개 숙여 손님을 맞이하고 이름 모를 꽃들은 바람에 옷깃 세워 고개를 들어 풍악을 울린다.

풍년이올시다

들녘에 내려주신 거룩한 환호의 탄성, 나의 가을이고 너의 가을이고 우리 모두의 가을이 아니던가.

고을마다 가을 내음 모락모락 피어나는 흥겨움의 미소 정겹고 담벼락에 서면 ,

가을을 품고 온 거룩한 과일의 성숙함이 전해져 오고, 설익은 가을이 분주히 햇살을 주어 모은다


빛깔 좋은 세상 풍경 담고, 익어가는 가을 내음 품고 , 오늘 같은 날 흥겨운 가을 잔치 열어보자



가을이다.

빛깔 좋은 하늘, 익어가는 곡식과 열매까지도 가을 잔치 준비에 한참이다.


이제 며칠 후이면 다가올 추석을 기다리고 있다. 추석을 일컬어 우리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큼만 되어라"라고 말을 한다. 덥지 않은 여름과 춥지 않은 겨울 중심 사이에 머문 계절 가을이 있었기 때문이다.


가을은 성숙한 만남의 계절이라는 친숙한 칭호 이면에 이별이라는 단어도 존재하고 있었다. 풍성한 가을을 느끼기도 전에 쓸쓸한 풍경으로 짧게 머물다가 떠나가는 가을이 늘 기억 속을 잡고 있다.


아낌없이 내어준 자연의 포용, 결실의 계절 가을로부터 표현의 자유를 얻었고 감성이 모여진 하늘의 뜻을 이루었다.


가을은 늘 인간에게 위대했다.

가슴 하나하나에 의미 있는 과거의 행적을 쫒았고, 모두는 가을 낙엽 밟는 소리에 민감했고 모두가 시인이 되어갔다.


가을,

나눔의 철학 있는 계절은 아닐까.

혼자 느껴가기엔 외로워 고독의 계절이 되었는지 모른다.


지금 가을 잔치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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