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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섭 Aug 26. 2021

캐나다에 가면 양념 닭발도 있다

닭 발에는 소주가 필요했다

닭고기는 서양인들에게 있어 대중적인 대표 음식으로 손꼽힌다. 요리방법은 나라마다 비슷하겠지만 양념만큼은 나라만의 특색 있는 전통방법이 우선되어 갈 것이다. 한국 음식일 경우는 대부분 짜고 맵다는 차별화된 인식에 대한 비중을 크게 가지고 있다. 캐나다 내에서 유통되는 후라이드 치킨은 상상 이상으로 짜고 특유의 향신료가 들어가 있어 한국인의 입맛을 자극하지 못했다. 물론 음식뿐만 아니다. 과자인 경우에도 짜던가 아니면 지나치게 달던가 한 것이 캐나다인들 특유의 전통적인 입맛이기도 하다.

 

같은 종류의 육류일지라도 음식 재료로 부접합 하다고 생각하여 사용하지 않고 버리는 위가 있다. 닭고기의 경우만 보더라도 닭똥집이라고 칭하는 일명 모래집이나 닭발이 대표적인 예다, 닭고기를 가공할 때 모래집이나 닭발은 가공류에서 제외되어 부산물로 쓰레기 처리를 한다고 한다. 한국이나 중국인들이 즐겨 먹는 부위이라는 것을   가공업자들이 인식하고  후부터 부위별로 포장해서 판매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닭발을 판매하는 곳은 대중적이지는 않다. 대부분 한국 마트나 중국 마트를 가야 살 수가 있다. 요즘은 세이브 온 푸드이라는 대형 할인 마트에서도 판매를 하기 시작했다.


지인  한 분이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가족 중에 닭발이 먹고 싶다고 하여 식재료 납품업체를 이용해서 닭 발을 주문했다고 한다. 주문한 닭발의 양이 많아 일부를 가지고 오셨다. 가져온 닭발의 양을 표현한다면 한 보따리 정도의 표현이 적당한 표현 일 것 같다.


가져온 닭발 하루 소화시키기엔 무리였다. 저녁 요리에 필요한 양만큼만 남겨 비닐백에 분배해 담아 냉동고에 깊숙이 몰아넣었다.

 발톱을 잘라낸 후 깨끗이 물에 헹구어 냈다. 잡내를 없애기 위해 커피 한 스푼과 함께 물에 담가 두었다가 15분이 경과된 후 건져내어 움푹진 프라이팬에 물을 붓고 20분가량 닭발을 삶아내기 시작했다. 이전의 방식처럼 잡내 제거를 위해 맛술 두 스푼 정도를 넣고 끓였다.

닭발을 삶는 동안 고춧가루 반 컵 정도와 고추장 두 스폰과 함께 정해진 비율 없이 대충의 눈대중과 경험의 감각을 토대로 후춧가루. 다진 마늘, 물엿. 깨. 소금. 설탕. 조선간장 순으로  양념을 만들어 놓별도로 볶아낼 때 첨가할 청양고추와 양파와 따로 비하였다.

삶아낸 닭발에 작은 양의 물을 붓고 이미 만들어 놓은 양념과 잘게 썰어 놓은 양파와 청양고추. 파를  강약의 불을 조절해 가면서 물에 섞인 양념이 자작자작할 때까지 볶아내기 시작했다.

양념과 함께 볶아낸 닭발

양념과 함께 볶아낸 닭발이다. 비주얼이 실제 모습과 상이하다. 실제로는 색깔이 빨갛고 먹음직스러운데 옅은 식탁 상판 색상반사되어서 일까, 사진을 찍고 보니 색깔이 다소 옅어 보이고 고춧가루와 추장의 비율이 모자란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전에 만든 닭발이다.비주얼이 굿이다.처음 무뼈 없는 닭발을 만들기 위해 뼈 발라내는 과정을 몇시간 보내고 진통 끝에 만들어낸 닭발이기도 하다

한국에 갔을 때 아내는 닭발이 먹고 싶다고 했다. 대낮부터 닭발 파는 식당을 찾아다녔던 기억이 갑자기 새롭다. 닭발은 주로 술안주 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낮에 닭발 파는 식당을 찾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한참을 찾아다닌 뒤에야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저녁 시간 다시 닭발 파는 식당을 찾기 시작했다. 눈에 잘 들어오는 네온사인 덕분일까, 쉽게 포장마차 형태를 갖춘 닭발 파는 집을 찾아낼 수 있었다.


사실 닭 발 손질 과정은 눈으로 보기에도 유쾌하지 다. 더더구나 발톱을 잘라내는 과정은 징그럽기까지 하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 이유에서 많은 사람들이 되도록이면 사 먹는 쪽으로 선택하는  같다. 하지만, 이국에서의 상황은 다르다. 닭발 재료를 얻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것저것 생각할 이유도 없이 손수 닭발을 다듬어 요리를 나가는 것이 닭발을 먹기 위한 최선의 현명한 방법일 수 있다.


닭발은 너무 맵지도 않으면서 닭발 특유의 맛이라 할 수 있는 달콤 매콤한 맛이 깃들여져야 닭발로서의 최상의 맛이다. 물론 맛을 내기 위해서는 양념을 만들어 내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같은 양념을 사용하더라도 양념을 만들어 내는 황급 비율이 노하우가 될 것이다.


닭발 요리를 자주는 아니더라도 한두 번 정도는 요리를 해본 경험이 있다. 성과 있는 대중적 찬사를 받을 만한 비법은 아닐지라도 나름대로 비법을 터득했다. 닭발을 먹고 난 식구들 반응은 매우 후하고 만족스러워했다. 가정 식탁에서 가족에게 호응을 얻어 갈 수 있을 정도면 어느 정도 타인에게도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은 높다. 


닭발에는 양주가 어울릴까?

며칠 전 선물 받은 양주가 있다. 닭발과 함께 마셔보기로 하였다. 예전 소주에 닭발을 먹었던 입맛의 까다로움 때문일까, 예전의 닭발 맛과 매칭이 재현되지 않았다. 문 밖만 나서면 쉽게 소주를 살 수 있는 한국의 환경적 여건과는 달리 캐나다에서 술을 사는 일은 지정된 술 전문 상점인 리쿼어스토어( Liquor Stores)에서만 가능하다. 리쿼어 스토아까지는 집에서 손쉽게 맞닿을 수 있는 거리가 아니기에 발품을 팔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소주를 대신해 양주로 옛날 먹던 닭발의 맛을 음미해 갔다.


양주와 함께 닭발을 먹어보니 닭발에는 소주가 환상의 궁합이 맞다. 단지 애주가의 억지 주장일 수도 있다. 술을 싫어하던가 술을 마셔본 경험이 없는 이들에게는 닭발에 소주라는 설명이 쉽게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닭발 하나에도 추억이 전신 묻어 있다. 고국의 훈훈한 먹거리마저 정이 되어간다. 오늘 이국땅에서 닭발을 뜯어 가는 순간 잔잔하고도 애잔한 과거의 그리움들이 뜯겨 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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