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속엔 어떠한 열정이 아직까지 방황을 끝내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들여다보아도 보이지 않는 희미한 것들 사이로 아쉬움만 버티고 서 있다.
주춤거리는 내속에 흔적들, 훌쩍 지나쳐버린 시간의 길이만큼 되돌려 갈 수 없는 세월의 이탈,
바람 한 점이 떨어진다. 바람은 자유를 얻어내지 못한 것일까, 가을의 흔적 사이로 낯선 햇살까지 비집고 자리를 잡아간다.
내속엔 온갖 생각만으로 가득 차 있다. 비우고 나면 허망한 가슴이 아니길,
내속에 정체되어 있는 늦가을, 이제 떠나보내려 한다.
소리 없이 떠나가는 계절 사이로 겨울이 떨어져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