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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를 줍다

카톡

소리 없는 그리움의 소식이고 싶다.

by 김종섭

"카톡 카톡 "

누군가의 손끝에 이끌려 전해져 온 카톡 소리에 이른 아침잠을 깨운다.


어떤 날은 온갖 속내의 사연 벌거벗고, 어떤 날은 서로의 따가운 마음으로, 밤낮의 길이만큼이나 길고 긴 카톡의 사연이 쌓여갔다.


흐린 파문의 흔적이 쌓여가던 어떤 날에는 내 어머니 닮은 온유한 기억을 생각나게 한다.


아침 일찍부터 카톡소리에 눈을 뜰 때가 있다. 그때마다 사실 기대감 없이 카톡을 열었다. 좀 더 자야 할 시간에 카톡 소리는 소음 공해와 같았다. 아침 시작 전 보내온 카톡은 주인의 성급한 성격 탓 때문일 것이다.


휴일에도 카톡은 휴일과 거리를 두지 않았다. 빠른 시대의 빠른 정보, 카톡의 역할은 그 몫을 빠르게 전달하는 현대인의 전유물과도 같지만, 때론 카톡이 부담스러움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카톡을 읽고 답장을 무시하는 행동은 왠지 상대에겐 유쾌한 일이 되지 못했다. 눈으로 마주 보고 표현할 수 있는 정서마저 언제부턴가 카톡이 사람을 외면하게 만들었다. 모두가 카톡으로 인한 빠름의 철학을 만들어갔다.


카톡은 이제 우리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카톡에도 문화가 필요하다. 보내온 카톡 문자하나하나에도 예민한 반응을 가지고 상대를 주시하고 있다. 때론 카톡이 가져다주는 즐거움도 있지만, 때론 톡으로 인해 상처가 되어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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