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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섭 Jan 26. 2023

인간 삶에 침범한 것들이 있었다

쎈놈과 약한 놈 약육강식의 법칙이 있다

방안에 날벌레 하나가 침범했다. 존재감을 드러내 보이지 않고 방안 어디엔가 몸을 숨기고 있다가 밤이 되자 사람의 눈을 피해 이동경로를 옮기던 중 발견이 되었다. 모기와는 달리 비상상황은 아니었지만 즉각 반사적인 날벌레 소통 작전을 개시했다. 결국은 날벌레는 생존의 터전을 넘나들다가 인간의 주거지를 침입했다는 이유로 존엄성 없이 인간의 가벼운 손의 눌림에 압사했다.


지구상에 생명체를 가진 모는 것들은 영역 표시가 분명했다. 눈에 확인되지 않는 미생물체마저도 인간은 침범을 묵인하지 않았다. 스며드는 햇살과 공기의 움직임은 자유롭게 집안 구석구석을 넘나들었고 인간에게 반김이 특별했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혼탁해진 공기는 미세한 먼지로 변해가면서 인간의 버림을 받고 방안을 떠나야 했다.


인간의 중심에 서 있는 것 중 이익이 될 수 없고 된다면 어떤 이든 사람에 위해 떠나보내졌다. "무심코 던진 돌 개구리 맞아 죽는다"라는 말처럼 생각 없이 단순하게 행한 인간의 움직임에 개구리는 분명 맞아 죽었다. 개구리 하나쯤의 죽음에 슬프거나 노하는 울부짖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저 방안에 먼지를 털어내는 단순한 행동과 다를 것이 없었다. 인간의 입장에서는 엄격하고 냉엄한 약육강식의 법칙일 수 있다. 무심코 던져 행한 일이 비단 이쁜 만은 아닐 것이다. 하물며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도 약육강식의 맹호가 통제하는 세상을 만났다.


날벌레의 생명이 별것 아닌 것이라고 마음에 옮겨 놓고도 괜스레 오늘 밤 측은지심이 들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면 지나친 잡생각일 것이라고 마음을 위로해 본다. 어쩌면 깊어가는 밤의 비명 소리일지도 모른다. 평상시 별것 아닌 일을 가지고 생각의 시간차를 두지는 않았다. 잠시 고 룰 시간도 벅찬데 오늘따라 오지랖 넓은 마음을 품었을까. 갑작스러운 마음은 연민이 개입한다. 어쩌면 이유를 불문하고 인간과 다를 것 없는 생명체라 입장에서 강하게 생명의 존엄성 의식이 전환되어 가는 밤을 맞이했는지도 모른다.


오늘 날벌레의 생과 사라는 갈림에서 고민스러운 생각을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우리의 삶 속에 직면해 있는 생과사와 갈림길과 다를 것 없이 닮아있었기에 측은지심으로 잠시 생각의 동요가 생각을 멈추어 서게 했던 것이 이유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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