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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05. 2023
아들 상견례를 하고 돌아왔습니다.
상견례 자리가 우리만 서먹서먹한 것일까,
한국 방문은 휴가라는 큰 틀이 존재하고 있었지만 큰아들의 상견례라는 또 하나의 감추어진 커다란 방문의 목적이 있었다. 사실, 상견례는 내게는 아득히 먼 이야기로만 생각하고 사전 지식이나 내용을 특별히 염두에 담아 놓지 않았었다
양가의 상견례에 앞서 예비 며느리를 처음 보는 상견례부터 시작했다. 아내는 초면이 아니다. 작년 아들과의 여행 중 토론토 인근지역에서 예비 며느리와 안 사둔 될 분을 만났었다.
살다 보면 숱한 대소사 준비되어 있다. 물론 대사는 한정적이지만 소사는 삶의 과정의 연속성을 지니고 있다. 특히 대사 중에서도 부모가 제일 비중 있게 다루는 것이 자식의 혼인을 위한 준비 과정이 아닐까 싶다.
예비 며느리와 만남을 갖는 자리에서 양가 부모 상견례 복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각자 개성 있고 부담 없는 편안 복장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예비 며느리에게 미리 주문했다. 물론 아내와 나는 캐리어에 정장을 일단 준비를 해 왔다. 격식을 중요시하는 자리인 만큼 복장에 최대한 예의를 실어야 함이 기정사실이긴 하지만 양가 편한 복장에 무게를 실을 것 같다는 은근한 기대감도 있었다. 예비 며느리와 아들은 우리와 같은 생각으로 자유스러운 복장이 좋겠다고 한치 망설임도 없이 동의를 해왔다.
아들은 상견례장으로 출발하기로 한 예정시간보다 늦게 집에 도착했다. 서둘러 아들의 차를 타고 상견례가 준비되어 있는 분당으로 출발하였다. 서울에서 분당을 택한 이유는 사둔 될 분이 살고 있는 곳이기에 예비 신랑 측에서 좀 더 걸음을 보태었다. 네이비 교통정보는 약속 시간 오 분 전 도착이라는 시간을 알려 왔지만, 왠지 여유 없는 시간에 마음만 바쁘고 초조함이 느껴온다. 다행히 별다른 교통 체증 없이 원만한 도로의 진행 흐름 타고 예정시간보다 십분 빠르게 약속 장소에 무난히 도착할 수가 있었다. 다행히 약속장소에는 사둔 될 내외분이 도착 전이었다. 긴장을 덜기 위해 화장실로 가는 길에 상견례장 입구에서 예비 며느리와 사둔 될 내외분과 마주쳤다. 얼떨결에 첫인사를 나누기는 했지만, 긴장감은 여전하다.
상견례를 하는 식당에는 상견례라는 상품이 별도로 준비되어 있었다. 자리에 앉기 전에 식당 직원이 신랑 신부의 혼례 모습을 담은 조각품을 테이블 상단 위에 올려놓는다. 상견례라는 의식 때문일까, 식당 안 분위기가 고요할 정도로 조용하다. 어쩌면, 조용하다는 표현보다는 어색함이 맞을지도 모른다. 난생처음 이렇게 어색해 보기는 처음 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반갑습니다 " 너털웃음으로 표현의 감정을 대신했다. 숨기고 있던 감정을 노출시켜야 편할 것 같아 "왠지 좀 어색하지요 "라는 어색한 말과 함께 말문을 다시 열었다. 사실, 자리가 매우 어색한 분위기가 누가 봐도 누가 앉아 있어도 같은 느낌일 것이다.
아들과 예비 며느리는 자라온 환경 중에 닮은 것이 있다. 둘 다 캐나다에서 고교와 대학을 졸업했다. 그리고 둘은 성인에 되어 한국에서 다시 만났다. 물론 합창시절 캐나다에서 안면만을 가지고 있을 뿐, 특별히 감정을 가지고 만남을 가졌던 사이는 아니었다. 다만, 커뮤니티를 통한 한국인 유학생이라는 것이 인연의 시초였다.
아내도. 사둔이 될 안사둔도 비슷한 시기에 오랜 기러기 생활을 경험한 공통점이 있었고 가족모두가 독실한 카토릭 신자라는 또 하나의 공통점이 돌출되면서 상견례 자리는 두 가지 공통된 내용만을 가지고도 자연스러운 이야깃거리가 되어 갈 수 있었다.
예약된 두 시간의 상견례 예식을 맞추고 안사둔이의 제의에 따라 양가 전체사진을 찍었다.
상견례가 끝나고 사둔댁과 기념촬영상견례가 끝나고 식당에서 제공되는 휴게공간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예비 며느리와 함께 기념비적인 기록을 사진에 남겨 놓았다. 물론 사둔댁에서도 사위가 될 아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는 것으로서 상견례가 즐거운 시간과 함께 의미 있게 끝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