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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섭 Mar 22. 2023

가죽 신발을 단돈 3불에 사는 횡재를 얻었다

단순하게 싸게 산다는 이유만으로도 거저 얻어낸 느낌이 든다

팬더믹 이후 물가가 고궁행진을 하면서 어느 것 하나 가격이 오르지 않은 것이 없다. 가격표를 보고 의심할 정도로 모든 것이 큰 폭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어떨 때에는 물건을 계산을 하고 나면 계산대에서 혹시 계산을 잘못한 것은 아닌가 다시 한번 계산 내역을 들여다보는 일이 종종 생겨났다.


휴일 아침 특별한 일이 없으면 아내와 한 주간 필요한 생필품을 사기 위해 코스코트로 향한다. 집 근처에는 동서남북 방향으로 코스코트가 4군데가 있다. 어딜 가든 주차장에 주차할 곳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연일 사람들로 붐빈다. 분주한 도시를 접고 집에서 40킬로 정도 떨어져 있는 조용한 도시로 쇼핑을 다니기 시작했다. 일단 다른 코스코드 매장에 비해 한가함과 드라이브라는 두 가지 목적을 가졌다. 또한 그곳에는 휘발유 가격까지 저렴해서 오고 가는 왕복에 드는 비용 정도는 충당이 된다.


이번주 휴일에어김없이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코스코트를 찾아 장을 보고 돌아왔다. 쇼핑 안에는 유명브랜드 매장이 몇 군데 입점해 있다. 코스코트에서 쇼핑이 끝나면 줄곧 도시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한 탓에 그동안 단 한 번도 다른 매장을 방문해 본 적이 없었다. 오늘은 시간의 여유로움도 있고 해서  코스코트 매장과 마주하고 있는 Mark's 매장을 찾았다. Make's 매장은 주로 작업복이나 작업 신발류를 판매하는 전문매장이지만 요즘은 메이커를 가지고 있는 간편한 일상복과 신발도 함께 판매를 하고 있다. 매장 입구 문을 여는 순간 재고 상품으로 보이는 신발류가 싼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상품은 오래된 재고이거나 아니면 사이즈가 다양하지 않은 상품 내지는 소비자가 반품한 상품이 아닐까 싶다.

진열대에서 캐주얼 신발을 발견했다.

진열대에서 캐주얼 신발 하나를 발견했다. 가격이 놀랍겠도 29.88이다. 더더구나 신발 소재까지도 가족이다. 진열된 상품은 대부분 앞창 부분에 발등을 보호하기 위해 강도 높은 철판 소재로 만들어진 작업화인 반면에 방금 본 신발은 작업화가 아닌 일반 캐주얼 신발이었다. 사실 디자인보다는 색깔로 인해 선득 결정을 미루었지만 신발 품질에 비한다면 지나칠 정도로 싼 가격이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아내는 신발을 들고 계산대로 향했다. 계산을 끝내고 나오는 아내의 모습이 왠지 밝아보였다.

"준우아빠 굿딜"

29불을 주고 싸게 신발을 샀다는 표현 정도로 생각했었다.

"신발 얼마에 계산했을까요?"

아내의 뜻하지 않은 질문에 잠시 머뭇거렸다.

3불에 계산된 신발 가격 명세표이다. 세금 합산하여 결재금액은 3.36불이다.

29불이 싸다고 생각해서 산 것인데 신발가격이 뜻하지 않게 단 돈 3불 만을 지불했다고 한다. 3불의 가치라면 사실 공짜나 다름없다. 계산하던 직원도 가격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에 모니터 상에 나타난 가격을 재차 확인결과 3불의 가격은 이상이 없었다고 한다. 가격 확인 작업을 마친 직원은 부러운 시선으로 굿딜(good deal)의 외침과 함께 결재를 마무리해주었다고 한다.

원래 가격에서 첫번째 세일 했던 가격표

가격표에 또 가격표를 순차적으로 덧붙여 판매되었음을 알 수가 있다. 처음 세일 가격은 54불이다. 이후 29불이 최종적인 가격표시였지만 모니터 상에는 3불로 가격을 올려놓은 것이

갑자기 세일 가격이전 원래가격에 관심이 모아졌다. 54불이라는 스티커를 제거하는  순간 원래 가격인 109.66불이 선명하게 표시되어 있었다. 


꼭 사야 할 신발도 사실 아니었다. 그렇다고 처음 보는 순간 구매요구가 당긴 것 또한 결코 아니었다. 제품에 대한 가격대비 따져볼 필요는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물건이든 요즘 가격이 내리는 것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하지만 틈새시장에 값싼 것도 존재하고 있었다. 이만하면 이 또한 재가 아니겠는가, 신발에 이름을 붙여 주고 이름을 불러주었다. 횡신발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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