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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섭 Aug 31. 2023

아들의 꿈을 응원합니다

어렸을 때 아들은 대통령이 꿈이었다.

어렸을 대부분의 꿈은 장대했다. 현실에 부딪치다 보면 흔적 없이 꿈이 깨져버리고 또다시 새로운 꿈을 찾아가길 반복했다.


아들은 어렸을 때부터 대통령이 꿈이었다. 여전히 중학교까지도 대통령의 꿈을 버리지 못했다. 오랫동안 꿈을 버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대견스러웠다. 설상, 대통령이 되지 못할지라도 많은 사람이 선망하는 직업 정도는 가질 것이라는 부모강한 믿음존재했는지 모른다. 언제부턴가 아들은 대통령이라는  대신 사학자가 되겠다는 꿈으로 바뀌어 나갔다. 어느 날 절친이 아들에게 꿈이 무엇인지를 물어보았다. 한치 망설임도 없이 당당하게 사학자가 꿈입니다"라고 대답했다.

"그 직업은 돈도 별로 벌지 못하는 직업인데"

친구의 농담에 혹시 아들의 꿈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을까 라는 노심초사했던 이전의 일이 문득 떠오른다.

 

과거의 대통령은 물론 현직 대통령에 이루기까지 어렸을 때부터  줄곧 대통령이 되어보겠다는 꿈을 꾸지는 않았을 것이다. 정치에 입문하고 입지가 넓어지면서 한번 정도는 대권에 도전해 볼만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이 바뀌어 대통령의 꿈을 가지지는 않았을까,


아들이 성인이 되어가면서 한동안 아들의 꿈이 무엇인지 몰랐다. 아들은 대학교 때부터 전공과는 전혀 무관한 축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스포츠 관련 창업을 준비를 시작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꿈이 아닌 취미활동 정도로 생각해 왔다. 대학 3학년이 되던  아들은 스포츠 관련 회사를 창업했다. 그 지금까지 줄곧 우리 부부는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아들의 꿈을 응원해 주었다.


어제는 가족 단체 카톡2023년 남은 한 해의 일정을 보내왔다.

아들의 해외 출장 일정표

"4Q가 뭐야?"

아내는 일정표 서두에 4Q가 궁금했었나 보다. 사실 나 또한 궁금했지만 여행이라는 단어를 미루어 볼 때  의미 정도를 부여한 부호는 아닐까 생각했다.

아들은 Q4라는 답변을 보내왔다.

"4Q는 4분기라는 뜻과 행운이지 ㅎㅎ"

일정표 제목만으로도 긍정의 힘을 보탤 것 같다. 아들은 올해 수많은 지구촌을 다녀왔다. 그리고 남은 분기도 해외에서의 많은 시간들이 기다리고 있다. 바쁜 와중에도 영국 런던 일정을 마치고 엄마. 아빠를 보기 위해 밴쿠버 방문을 일정표에 포함시켜 놓았다.


아들이 방문하는 출장지 국가에서 계획하고 있는 것들을 사전에 전해 들어 대략적으로 알고는 있지만 속속들이 상세하게 알 수는 없다. 평소 카톡뿐만 아니라 통화로 인해 소통의 횟수가 많았던 이유가 아들의 꿈을 어느 정도 알고 격려해 줄 수가 있었던 것 같다.



"꿈은 큰데, 잘해야 하는데 가끔은 힘드네 ㅎㅎ"

평상시 아들을 보는 부모의 입장은 의욕에 있었아무런 근심 걱정 없는 아이로만 보아왔다. 하지만, 오늘 짧은 카톡 내용에 "가끔은 힘들다"말을 접하는 순간, 아들이 찾아가는 꿈은 결코 쉽지만은 않은 듯하다.

"일단 꿈을 크게 가져야지,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에 꿈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아빠는 아들에게 격려의 말을  카톡에 옮겨놓았다.

"해보는 거지 뭐"

"세계에서 제일 큰 스포츠 에이전시"

아들은 그래도 자신감에 차 있었다. 아들의 말이 현실적인 꿈을 찾아가는 최종 목표의 꿈일지 모른다. 꿈을 찾아가다가 상황에 따라 꿈이 바뀔지는 모르지만, 어릴 적 내내 꿈꾸어 왔던 대통령꿈보다는 지금의 꿈을 쫓아가는 아들의 행동과 마음이 더 훌륭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꿈이 실현되어 가는 과정이 우리 부부의 꿈이기도 하고 전해 듣는 꿈의 진행 과정이 생생한 삶의 뉴스와도 같은 희망의 소식이기도 하다.

 

꿈을 꿀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꿈을 이루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육십이 되어서야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남들은  백세인생 시대 아직도 꿈은 늦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아직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을 뿐이라고 위로를 하지만 이제는 늦었다는 부정의 생각을 쉽게 떨쳐 버리지 못하고 있다. 꿈의 포기는 어쩌면 단순했다. 나이라는 이유만으로도 꿈을 이내 포기할 때가 많다. 대신, 앞으로 욕심 없는 삶과 건강한 삶이라는 꿈을 최종 목표로 선택한다.


늘 부모가 아들의 꿈을 응원하듯, 아들 또한 부모의 소박한 꿈을 응원해 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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