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아빠는 처음입니다.

내 사랑 퍼피 (플로로그)

by 김종섭

어느 날부턴가 나는 개아빠를 자칭하는 개 아빠가 되어 있었다.


사실 엄격이 따지고 보면 개아빠가 처음은 아니다. 지금의 반려견 고기(Gogi)를 키우면서 까맣게 잊고만 있던 예전의 일을 생각해 냈다. 나는 1983년 개와 첫 인연을 맺었다. 그 시절 군견병이라는 흔하지 않은 특수한 보직을 가지고 군생활을 했었다.

"빌리"

내가 처음 인연을 맺었던 빌리라는 셰퍼드 견종의 군견이다. 그 당시만 해도 사실 개를 좋아하지는 않았다. 다만, 군견병이라는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피해 갈 수 없는 국방의 의무가 전부였었다. 빌리는 이전의 선임병에 위해 훈련이 잘되어 있는 복종견이자 충성견이기도 했다.


지금의 반려견 고기를 키우면서 예전의 빌리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있을 때 좀 더 잘해 줄 것을 하는 미안함과 후회스러움이 남아 마음이 이내 가슴까지 쓰려온다. 지금의 반려견 고기에게 더 많은 애정과 관심을 쏟고 있는 이유도 빌리에게 베풀지 못한 온정을 덤으로 얹어 놓았기 때문인지 모른다.


개는 몸짓으로 무언의 소통을 한다. 눈으로도 자신의 의사를 전달할 경우가 많다. 물론 주인과 얼마만큼 교감을 이루어 가느냐에 따라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알아갈 수가 있다. 때론 짓기도 하여 자신의 정체성을 알리기도 한다. 지속적인 꼬리의 움직임은 인간과의 친교 목적 이외에도 꾸준한 소통의 통로 목적도 있다.


인간이 또한 개와 삶 속에 함께 동행하는 이유는 늘 변함없는 충성심이라는 행동 때문은 아닌가 싶다.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묵묵히 인간의 눈치를 살펴가 가고, 인간과 충돌의 여지를 만들어 내지 않았다. 개가 생각을 표현하고 인식할 수 있는 언어가 존재했다면 사람과의 밀접한 관계는 아마도 유지해 나가지 못했을 것이다. 말 못 하는 동물은 인간과는 다르다. 말로 죄를 짓지 않고, 말로 인심을 잃어 가지 않고, 말을 옮겨 분쟁을 만들어내지 않는다. 동물이 언어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전자의 모든 행동에 화를 불러 올 이유가 없는 것이다.


반려견을 키우면서 웃을 일이 많다. 반려견에게 짜증 낼 일도 또한 없다. 마냥 넘치는 미소만이 존재할뿐이다. 반려견과 함께 하는 시간 앞에는 일소일소(-笑一少)를 경험하게 되고 앞으로도 일소일소는 계속되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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