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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섭 Jan 03. 2024

으랏차차, 우리말에는 정겨움이 있다

우리말에는 흙내음 같은 인간적인 정겨움이 있어 좋다.

으랏차차, 우리의 정겨운 소리가 있다. 그 소리를 찾아가 보았다.


지인 중 아시는 분이 이번 달 초, 출판 기념회를 연다고 한다. 책 제목이 으랏차차라고 . 제목이 정겹다. 우리 소리를 찾아서라는 모 방송국 프로그램이 문득 떠오른다. 우리말이 정겹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오랜 외국 생활의 향수가 민감하게 반응한 탓도 있을 법하다.

으랏차차라는 본래의 뜻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뜻이 머릿속에서 맴도는데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할까 애매모호하다. 아마도 "물건을 들어 올릴 때  함성 내지는 기합소리"정도의 뜻을 가졌을 것 같다. 사전적 의미를 확인해 보았다. "특히 무언가를 들거나 옮기기 위해 기운을 내면서 지르는 소리이다"라고 명시가 되어 있다. 방금 전 생각해 냈던 것과  별반 크게 다르지 않은 뜻을 가지고 있었다. 뜻을 알고 있는 것을 보아 예전에 어느 정도 사용했던 소리가 분명한다.


우리말에는 색다양하다. 어떤 입혀가는지에  따라 인간적인 색상으로 변신할 수도 있고, 또는 토속적인 황토색이 될 수도 있다, 그중에도 감정적인 부분도 배재할 수 없다. 한국말은 "어. 아"에 따라 전하고자 하는 말 뜻이 달라진다. 우리말은 전제적으로 너무 화려하지 않으면서 잔잔함과 은은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말끝에는 항상 형용할 수 없는 그 무엇인가의 여운이 담겨 있다. 어떠한 말이든 전달하고자 하는 자유로운 표현이 있기 때문이다.


으랏차차는 흥겨운 가락조가 가미 되어 있다. 그 정겨운 표현의 소리가 우리에게서 차츰 잊혀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우리말에는 고전적인 혼이 가득 담긴 서민의 소리가 많이 있다. 요즘은 잊혀 가는 소리를 찾기보다는 언어 자체를 변형시켜 은어로 사용하는 예를 흔하게 볼 수가 있다. 듣고도 어떤 뜻이 담긴 소리인지 알지 못할 때가 많이 생겨났다. 세대 간에 구분되고, 차별화된, 신종언어들이 그것이다. 심지어 말 뜻을 알아채지 못할 경우 대화가 단절되어 가는 느낌과 함께 "세대차이""노땅"등등의 수식어가 붙어 수모까지 겪게 된다. 한국인이 한국말의 특정 부분을 이해하지 못해도 흉이 되지 않고, 영어 단어 하나를 알지 못할 때는 무식함 내지는 부끄러움을 느껴야 하는 상황이 생겨났다. 


책의 내용을 아직은 알 수는 없지만 제목으로 미루어 보아 고전적인 내용과 순박하고 인간적인 내음이 섞여 있고,  향토적인 시골의 구수한 내용까지 포함되어 있지는 않았을까 싶은 추측을 해보게 된다.


개인적으로 글을 쓸 때 제목이 사실 어려운 부분 중 하나이다. 제목을 미리 정해 놓고 쓸 경우에는 제목에 맞추어 쓰다 보면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한다. 이와는 반대로 쓰고 싶은 글을 먼저 쓰고 제목을 정하려면 글 쓴 노고 이상 더 많은 생각과 고민이 필요했다. 글 제목은 내용을 합축시 켜 놓은 꼬리 없는 무언의 첨병과도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다음(Daum) 메인에 올라오는  브런치 스토리 글들을 자주 보게 된다. 제목만으로도 일단 열어보고 싶은 충동의 글들이 대부분이다. 제목에는 독자로 하여금 궁금증을 느껴가게 하는 내용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도  내용에 충실하려는 면도 있지만, 특히 제목에 더욱더 치중하게 된다. 그 덕분에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다음 메인에 올라온 글이 비교적 많이 있는 편이다.


으랏차차라는 제목 하나에 관심을 모우다 보니 또 하나의 글을 완성시켜 가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으랏차차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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