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종로에 갔었다. 종로거리는 옛날과 특별하게 달라진 곳을 발견하지못했다. 어쩌면 변하지 않은 도심이한층 더친근함으로다가서는지 모른다. 옛날종로거리는 젊은 세대가 붐벼나 던시절이 있었다. 거리를 걷는 매 순간 기억은머릿속으로분주히 옛 추억을 소환해 가고있었다.
오늘의 목적지는 종로 5가 광장시장이다.종로 2가, 버스 정류장에서 내렸다.
종로 2가에서 종로 3가 방향으로 걸어갔다.좌측으로 탑골 공원이 선명하게 다가선다.길옆 쪽으로빈 상가가 제법 눈에 띄었다. 다른도심의 거리에 비해 한산한 분위기이다. 종로명성이 옛날만 못했다. 상권도 시대의 변화에 순응하는 듯했다.
시대 변화에도 오래된 낡고 작은 상가는여전히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상가골목은 사람하나 겨우오갈 수 있을정도로 비좁은 것이 특징이다. 골목은 산업 근대화에 일조한 상인들의 길목 중 하나였을 것이다. 한때는 세운상가를 중심으로 전업사가 성업하던골목이기도 하다.상가 지하에는 예전에 없었던 이발소가 생겨났다.이발소의영업을 알리는회전등이 열심히 돌고 있다. 빨강, 파랑, 흰색의 조합은 멀리서도 배길안내를 돕는등대의존재감과 같다. 종로거리는 도심이 균형을 잃어가고 있지만, 오늘은친근한정취를 담는다.
회전등 안에는 이발6천 원이라는요금표가 같이 돌고 있다. 요즘처럼 고물가 시대에 상상도 못 할 금액이다. 가격에 눈을 의심해 보았지만6천 원이라는 요금이맞았다. 약소장소에 일찍 도착하여 친구와의 만날시간도 여유 있게 남아있다. 이발요금도 싸고 머리를 자를 때도 되어이발소 출입문을 열었다.3명의이발사가 손님의 머리를 자르고 있었다. 또 다른 여유 좌석에는 이미 염색을 끝내고 머리를 감기 위해 대기하고, 기다란 의자에 앉아 대기하는 손님까지, 이발소안에는 빈자리를 찾아볼 수가 없다.
잠깐동안 이발소 안 풍경을 살피고 황급히 문을 닫고 밖으로 빠져나왔다. 이발소안에의손님전부가 노인분들이었다.그분들의 이발시간을 빼앗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문득 들었다. 이발 요금이 싼 이유 중 하나가 노인을 위한 봉사측면에서 운영하는 이발소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운상가가 눈에 들어오질 않았다. 상가 앞에는높은 가림막이 설치되어 있다. 세운 상가 재 건축 현장이었다. 종로4가 방향으로 다시 걷기 시작했다. 또 하나의회전등이 돌고 있었다. 그곳은방금 전 보았던 이발소에 비해 천 원이 더 비싼 가격이었다. 회전등 안에는 오천 원이라는 옛날 가격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가격을 미처 교체하지 못하고 회전등바깥 부분에 7천 원이라는 가격표를 종이에써서 붙여 놓았다.
사실, 요즘은 이용원을 한번 이용하려 해도 부담스러운 가격이 되었다. 때문에 머리를 자를 시기를 놓쳐버리곤 할 때도 생겨났다. 종로에는 탑골 중심으로 노인분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이다. 종로거리는 노인들을 위한무료 급식소와 주변으로 저렴한 가격의 식당들이 제법 많이 몰려 있다. 종로거리는노인분들에게 행복을 파는 곳이 많다는 하나의 방증의장소 일 수도 있다. 예전처럼 종로거리가 활기는 없지만, 사람 살아가는 내음이 짙어 있어 종로거리가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