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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섭 Apr 30. 2024

아들 장가가는 날,축사를 했습니다

아들 결혼식에 아버지가 주례가 없는 축사를 하였다

오늘(4월28일) 특별한 날, 아들의 결혼식이 있는 날이다. 작년 4월 상견례 이후 일 년 만에 일이다. 어머니와 장모님 두 분을 세상에서 보내드려야 했던 슬픈 일이 있던 한 해이기도 하다. 올해 들어 결혼이라는 기쁜 소식으로 슬픔을 대신했다. 한세대가 가고 새로운 한세대가 오는 세대교체의 서순을 실감 나게 밟아가고 다.

결혼식 장면

아들은 며칠 전 아빠에게 결혼식 축사를 요청해 왔다. 며칠 동안 고민 끝에 축사를 써 놓았다. 이후에도 축사를  번씩 수정을 반복해도 왠지 무엇인가 내용 부분이 부족한 듯하다. 하객들이 듣기에 지루하지 않은 2~3분 정도의 짧은 범위에서 내용을 간결하게 정리했다. 사실, 3분 이내에  의미와 감동을  전달하기에 다소 힘든 작업이다. 마무리 축사 원고 현장감 있게 큰 소리로 읽어 내려갔다. 2분 30초가량 시간에 정점을 찍었다. 실제 결혼식장에서 축사를 할 경우 긴장감을 고려하면 적어도 3분 이내에 끝날 것 같았다.

양가 부모님이 함께 화분에 꽃을 심고 물을 주었다

화촉점화를 대신해서 신랑 부모님 입장에 이어 신부 부모의 입장이 있었다. 부모가 함께 하객에게 인사를 드리고, 양가 아버지가 함께 화분에 꽃을 심고, 어머니 두 분이 함께 꽃에 물을 주는 예식을 끝내고, 곧이어 신랑과 신부가 입장하면서 본격적인 예식이 시작됐다.

신랑 아버지의 축사
        결혼식 축사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오늘 결혼식을 올리는 신랑 준우 군의 아버지 김종섭입니다.

우선 공사로 인해 예식장으로 오시는 길이 넉넉하지 않아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오늘처럼 화창한 봄날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결혼식에 참석해 주신 하객 여러분에게  먼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야외 결혼식이라 특히, 날씨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날씨가 좋아 너무 기쁩니다.

신랑 준우 군에게 고기리는 자연과 함께 어린 시절을 보냈던 소중한 추억의 장소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그 시절의 향수를 느끼며 새로운 인생의 시작을 맞이하게 되어 더욱 의미 있는 결혼식이 될 것 같습니다.

저희 아이들이 너무 건강하고 예쁘게 잘 자라나서 어울리는 짝꿍을 만나 오늘이라는 기쁜 날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부모 된 입장에서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결혼은 또 다른 인생의 시작이라고 생각됩니다. 새로운 출발을 하는 두 사람이 서로의 마음을 공감하고, 틀렸다는 생각이 아닌 달랐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는  배려의 마음을 가지고 때론 순풍이, 때론 거친 태풍이 불어 힘들어할 때도 있겠지만, 서로 노력하고, 응원하면서 매 순간 지혜를 모아 삶에 감사하며 행복하게 잘 살아주기를 바랍니다.

이 기쁜 날, 결혼 예식을  준비하느라 애쓴 신부와 부모님에게도 감사함을 전하고 오늘 결혼식을 빛 내주기 위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주신 하객 여러분께 재삼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인생 제2막을 시작하는 신랑 신부에게  다시 한번 힘찬 박수를 보내 주시고 응원해 주시면 대단히 고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예식 행사 준비 과정중에 촬영한 사진

예식 예정시간 보다 두 시간 반이나 빨리 식장에 도착했다. 야외 식장 분위기를 내기 위해 결혼대행사에서 파견된 많은 스태프진이 야외 식장을 꾸미고 있었다. 잔디광장 뒤쪽으로는 하객들을 위한 캐터링 서비스팀이 분주히 음식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야외 결혼식장은 아들이 어린 시절 고기리 (용인시 고기동) 계곡에서의 추억이 묻어 있는 장소이다. 고기리 계곡을 따라 산기슭과  마주하고 오르다 보면 마지막 고기리 산 끝자락 부분에 건물과 함께 야외 잔디광장이 나온다. 그곳이 예식을 하게 될  야외예식장이 다.


야외예식장으로 오는 길이 도로확장 공사로 인해 초행길인 운전자에게는 불편한 도로이다. 또한, 휴일이라 객들  차량들로 붐벼 나 폭이 좁은 도로에는 차량이 뒤엉켜 사실 운전하고 예식장으로 오기엔 다소 인내가 필요할 수도 있다. 하객들은 어렵게  운전해서 야외 예식장에 도착한 순간 생각지 못한 풍경에 보상의 대가를 받았다고 환호한다.

 

여러 가지 조건을 고려해서 가까운 지인을 중심으로 하객수를 250명으로 제한했다. 일반 예식장에서의 식순과는 달리 1.2부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1부 결혼식 2부는 축하연으로 이어졌다. 결혼식에 흔히 있는 소주와 맥주라는 주류에서 탈피, 야외라는 점을 감안하여 가볍게 한잔할 수 있는 와인 만 사돈댁에서 준비했다. 오후 4시 반에 시작하여 오후 7시에 결혼식이  마무리되었다. 일반적인 결혼식장에서 비해 색다른 예식을 연출했던 시간으로 대부분의 하객들은 한결같이 이번 결혼식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라는 후기를 전한.


♧오마이 뉴스에 함께 실었습니다.


♤오마이 뉴스에 함께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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