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하나 주세요

음식에도 약칭이 있었다

해장국 본래 원조는 어떤 음식일까, 항상 숙취에는 얼큰한 국물맛이 나는 것이 해장국으로서 최고의 음식이다. 해장국 종류도 다양했다. 콩나물국이 숙취에 좋다 하여 다른 해장국에 비해 국물이 비교적 맑은 것이 특징이다. 뜨거운 콩나물국을 먹으면서 한결같이 뜨거움이 아니라 시원하다는 표현의 말을 하게 된다. 일종에 속이 풀린다는 뜻이 아닐까 싶다. 이 밖에도 해장국의 종류는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했다. 순댓국, 내장탕을 비롯해서 양평해장국. 무봉리 토종 순댓국. 등등 지역특색을 살린 해장국도 타 지역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가 있다.

오늘 저녁 한국에서 마지막 식사로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뼈다귀 해장국을 먹기로 했다.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종업원은  뼈해장국 하나 드릴게요라고 일방적인 손님의 주문을 끝낸다.

"저기요! 제가 뼈다귀 해장국을 먹을지 어찌 아셨어요"

"혼자 오셨는데 혼자 드실만한 메뉴가 뼈 해장국뿐이 더 있나요"

메뉴판을 보니 혼자 먹을 수 있는 것은 뼈 해장국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식당 종업원이 뼈 해장국이라 하는 음식의 정확한 명칭은 뼈다귀 해장국이다. 식당에서는 약칭으로 뼈 아니면 뼈해장국이라 부르고 있었다. 뼈다귀라는 어감보다는 사실 부르기가 좀 더 부드럽다. 평상시 뼈다귀 해장국이라는 이름을 부를 때마다 사실 불편한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

잠시 후 젊은 친구하나가 식당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뼈로 하나 주세요라는 주문을 하고 자리에 앉았다. 왠지 뼈라는 말이 왠지 이상해지는 순간이다.

주문한 뼈다귀 해장국이 나왔다. 해장국이 뚝배기에서 해장국이 끓고 있다. 의무감처럼 자연스럽게 소주하나를 하나를 주문했다. 뼈다귀 해장국에는 항상 우거지가 들어있다. 해장국에 진정한 맛을 가져오는데 우거지가 필요 조건중 하나이다. 들깨 가루에 파를 송송 쓸어 놓는 것은  해장국의 고명과도 같았다. 좀 더 칼칼한 맛을 즐기려면 청양 고추가 추가되면 제일 이상적인 조화를 가져온다. 한국에서 부담 없는 가격으로 먹었던 음식도 이젠 한국에 오기 전까지는 맛을 보기가 힘들 것이다. 오늘은 저녁시간이 한 시간가량 늦어진 것 같다. 평상시 같으면 시장끼에 해장국이 맛이 있을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생각했던 것에 비해 특별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소주도 해장국에 맛을 찾지 못한 탓에 자연적으로 술맛도 이전 같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흔히 이야기하는 한국에서 정을 떼기 위해서 인지도 모른다. 오늘 먹는 해장국 맛의 느낌이 당분간 그리워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한인식당 내에도 뼈다귀해장국 메뉴가 있다. 하지만 가격면에서도 한국처럼 대중화된 음식과는 달리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물론 해장국에 소주가 빠질 수는 없지만 해외에서 소주 또한 부담감으로 작용한다. 음주가무를 좋은 사람에게는 이런 것들이 이민생활에 힘든 부분이기도 하다.

한국에 있으면서 해장국과 같은 안주 좋은 음식 때문에 술도 몇 년 치를 댕겨 먹은 것 같다. 술도 힘이 있을 때 먹는 것이라고 했다. 아직까지는 어느 정도 술을 소화해 내는 것을 보면 건강은 괜찮은 듯하여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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