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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하 Jul 16. 2022

달리기








꿉꿉하고 갑갑한 어둠

온 세상에 드리운 장막

가장 높은 곳에 당신은

꺼지지 않는 환한 눈으로

나를 좇네요

나는 달려야만 해요

달아나야만 해요

하지만 당신은 꺼지지 않죠

그래요

꺼져주지 않죠

나를 집어삼키고

발가벗기고

파헤치려 들죠

내가 무엇도 아닌 것처럼

내 삶이 미동뿐인 것처럼

당신은 날 작게 만들죠

그림자로 만들죠

그래도 나는 달릴 수밖에 없죠

끝없이 펼쳐진 길을

당신의 그림자 속을


하지만 나는

계속 달아날 거예요

끝이 없다 해도

길이 없다 해도

영원한 그늘에 갇힌대도

염원을 품을 거예요

이 달리기로

나의 세상을

나의 꿈과 이야기를

넓혀갈 거예요


나와 나의 우리들

거대한 썰물이 되어

어둠 속의 불씨가 되어

온 세상을 가득히 덮을 거예요















피해자 분의 명복을 빕니다.

분노와 슬픔을 이렇게 나눌 수밖에 없음에

통탄스럽습니다.

당신과 모든 당신을 잊지 않고

당신과 우리의 존재를 헛되이 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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