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99%가 일인 한 국어강사의 '1%'
월요일이 어버이날이었던가? 암튼 하필 그날.. 엄마를 울렸다. 감동의 순간은 아니었고, 사실은 엄마가 나 때문에 열받아서 순간 울컥하셨다. (...) 나이 먹었다고 어른이 아니란 걸 이 글을 읽는 너희들은 이제 알겠지? 힘들게 일하고 오랜만에 쉬는 거긴 했지만 좀비처럼 누워서 (차려준 밥이나 배달 음식) 먹고 (밥상 안 치우고) 바로 자고 눈뜨면 먹고 자고 스마트폰 보는 생활을 한 5일 정도 했더니... 엄마가 있는 대로 열이 받아서 크레셴도 소리 지르기 기법을 시전 했기에, 나도 오랜만에 고개 숙이고 영혼 빼놓기 스킬을 활용했다. 하핳. 근데 정말 쉬는 게 오랜만이라 어떻게 노는 게 노는 건지도 모르겠고, 너무 피곤해서 잠만 그냥 계속 잔 걸 어째. 불가항력이었다고. 엄마는 아마도 너무 속상했을 거다. 어버이날에 효도 못 받는 자기 처지가 안타까워서가 아니라 내가 안쓰러워서 그렇게 막 화를 냈을 거다. 이 정도 사니까 그게 보여서 점점 더 마음이 꽉 조여 온다. 그렇게 혼내놓고도 하나도 안 무거운 딸내미 가방 너는 못 든다면서 버스정류장까지 들어주는 57년생 김정민 씨. 키는 150은 되려나 싶고 40킬로도 안될 정도로 뼈만 남아서 70살까지도 못 살 것 같다고 걱정하는 우리 엄마. 한때는 너무나도 나를 힘들게 했던 사람. 그러나 그때 가장 힘들었던 사람은 바로 당신이었겠구나. 이젠 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