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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연 Nov 20. 2023

내가 '산산조각'이 났다면

한 국어강사가 정호승 시인의 '산산조각'을 읽어 보았습니다.

23.09.24

산산조각이 났다면, 산산조각인 채로 살면 되는 거 아닐까요? 그러니까 제 말은, 이미 일어난 결과가 무슨 의미가 있냐는 거예요. 게다가, 오히려 산산조각 나는 행위 자체가 더 의미 있지 않나요? 변화했잖아요. 변화는 시간의 흐름 속 필연 같지만, 사실은 누구에게나 오는 일이 아니거든요. 그러니 조각난 나를 불완전한 파편처럼 볼게 아니라, 무질서해서 자연스러운 존재들로 볼 수 없나요? 제 눈에는 진짜 다 예뻐 보이는데요. 만일 당신이 모나게 변해버린 자기 모습이 싫다면, 그 조각들을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둥글게 깎는 게 다음 할 일일 거예요. 다시 모아 붙이는 건 의미가 없어요. 그건 이미 내가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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