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가 번지는 병실
"아빠! 자면 안 돼!" 하는
수술한 아빠를 깨우는 다정한 딸의 말소리.
"아빠! 안돼 자면!" 하는 묵직한 중년의 아들의 말소리.
새벽에 수술한 아빠는 아침에 우리 병실에 왔다. 5시간은 깨어있어야 한다는 소리에 온 가족이 아빠를 깨운다.
아내가 깨우다 딸이, 또 딸은 남동생에게 전화로 아빠랑 통화시킨다. 아들도 와서 아빠를 깨우다 밥 먹고 온 딸과 교대했다. 딸은 50분 남아 지친 아빠에게 아빠 핸드폰에 부재중인 전화를 걸게 했다. 애교가 넘치는 딸의 말소리에서 아파서 힘이 없는 아빠의 목소리는 "아파서 못 간다. 연기하겠다"는 소리를 들를 수 있었다.
어제 한숨도 못 자게 한 한 환자분은 내일은 다행히 다른 병동으로 간다고 한다. 아직까지 다른 병동에 자리가 없는지 간호사가 와서 "요"자는 빼고 짧게 얘기한다는 아저씨의 험담을 듣다가 마시던 커피가 나올 뻔했다. 재미있는 당료 아저씨지만 코를 너무 골아 잠을 못 자게 하니 다른 병동으로 가서 다행이다.
나는 왜 여기 있는 걸까? 내 남편도 수술하면서 병실에 남아 다른 환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내 남편도 수술한 후 병실에서 3시간 동안 잠자지 말라고 했다. 옆 아저씨만의 얘기가 아니었다. 나는 조잘조잘 어제 어머니와 병원에 있었던 이야기며 남편에게 최고로 쉬지 않고 조잘 됐다.
남편은 몇 번의 수술을 접할 때마다 춥고, 이생에서 다음 생으로 갈림길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했었다. 그러니 지옥을 경험한 남편을 위해서 이 정도는 해야지!
난 이생에서 잘 살았었으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