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수도 있네!
"아, 아파!"
"찰싹찰싹!"하고 아내가 때리니 80의 아저씨가 소리 지른다. 딸과 아들이 건네는 반말은 아빠와 스스럼없이 정을 많이 나눈 부녀와 부자 같았다. 하지만 아내는 말보다 손이 먼저였다.
어제 수술을 한 아저씨는 저녁이 되자 아들, 딸과 몇 시간을 쉬지 않고 얘기했다. 저녁에 온 딸은 "아빠는 지금 한 시간이 넘게 쉬지 않고 얘기하고 있는 거 알아요" 하면서 웃었다. 아빠는 사이사이 말하다 "어제 엄마가 빰을 얼마나 때렸는지 알아!" 그랬더니 딸은 "그래도 엄마밖에 없어!"라고 했다. 나도 두 번이나 들으면서 얼마나 웃음이 나왔는지 모른다.
나도 나이가 더 들면 그 엄마처럼 남편을 "찰싹찰싹" 때리면서 잠을 깨울까? 남편이 미우면 나도 깨우는 척하면서 분풀이라도 할지 모르겠다. 병실이 조용하니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웃어서 좋다.
제주에서는 화창한 가을 날씨로 더웠는데 서울은 폭우가 내리고 가을비로 쌀쌀했다. 나는 추워서 언니들에게 옷가지랑 담요를 부탁했다. 언니들과 형부는 한걸음에 달려와서 옷이며 간식을 가방 가득 갖어다 주었다. 언니들이 오니 춥기는커녕 더웠다. 따뜻해서 더웠나 보다. 그래서인지 서울 날씨가 화창한 날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