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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지으니 Jan 19. 2023

바다 산책길.

비폭력대화.

"당신은 커피를 먹고 나서 쓰레기를 항상 버리지 않아!"


이렇게 잔소리하는 남편과 아침에 한바탕 큰소리로 다퉜다. 나는 커피를 타고 커피 스틱을 버릴 때도 많고 가끔 나중에 버리기도 했다. 그런데 항상 버리지 않는다는 말에 화가 났다. 남편의 잔소리를 항상 웃어넘기다가 오늘은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그랬더니 아들이 아침에 왜 큰소리로 시끄럽게 싸웠냐고 했다. 이렇게 큰 소리로 싸운 것은 서로의 의견을 말하느라 큰 소리가 되었다.


​아침에 싸워도 나중에는 언제 그러냐며 웃어버린다. 그렇게 우리 부부는 점심을 먹고 바닷가로 산책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남편에게 나에게 부정적인 판단과 비판을 하는 말로 당신의 뜻을 전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한 배경이 요즘 <비폭력대화>를 읽고 있어서 한마디 말할 수 있었다.


우리가 하는 말에는 느낌과 욕구가 있는데 그 말에 부탁이 빠져있어서 하는 말마다 기분이 좋지 않았던 것이다. 그랬더니 남편은 나에게 "다음에 커피를 타고난 스틱 쓰레기를 즉시 버리지 않으면 알아서 해."라며 명령조로 말했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의 느낌과 욕구를 표현은 부탁이 이렇게 명령처럼 하면 안 된다고 남편에게 말했다. 그래서 나는 그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정중히 부탁하는 말로 해야 한다고 했다.​​


"당신이 다음에 커피를 타고난 스틱 쓰레기를 즉시 버리면 늘 깔끔해서 좋을 것 같아."

라고 명령이 아닌 부탁하는 말로 해달라고 했다. 여자인 나도 이렇게 내 욕구를 부탁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처럼 나도 남편도 서로 기분 나쁜 느낌과 욕구를 쏟아내면서 정중히 부탁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남편이 자주 술을 먹지만 내 느낌과 욕구를 넣어서 계속 정중히 부탁해야 했다. 하지만 기분이 상하지 않게 말을 해도 남편은 그 말을 듣고 싶지 않은 것 같다. 그저 좋아하는 것을 나쁘다는 것으로 말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하지 않고 그 사람이 느끼고 깨닫게 놔두기도 한다. 그래서 서로 마음이 어긋나면서 더 좋지 않다. 그래서 느낌과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게 부탁하는 말을 우리는 배워야 한다.


"당신이 술을 자주 마시면 배도 많이 나와서 옷맵시가 안 나네!

건강에도 좋지 않으니 가끔 먹었으면 좋겠어요."


​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나 내 느낌과 욕구를 정중히 부탁하더라도 그 뒤의 거절까지도 강요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하니 <비폭력대화>가 쉬운 것은 아니다. 이렇게 남편도 나도 느낌과 욕구를 기분 나쁘지 않게 부탁하는 것도, 그 거절도 강요가 되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체 살았다. 그래도 이렇게 <비폭력대화>를 읽으면서 우리의 말 습관을 이해하면서 그동안 가까운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 왜 힘들었는지 알 수 있었다.


​이렇게 요즘에 시간만 생기면 책을 읽고 싶어서 걷기 운동도 잘하지 못했었다. 그래도 오늘 방학이 돼서 좀 여유를 느껴보았다. 오랜만에 바닷길을 따라 걸으면서 <비폭력대화>도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제주 공항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이호 해수욕장이 집 가까이 있다. 그래서 가끔 해돋이도 보고 해수욕장 근처 숲길도 걸을 수 있는 산책로가 있어서 다. 오늘은 책 이야기도 하면서 바닷길을 걸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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