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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망년회

2025년 새해 설계와 축하, 인정으로

by 글지으니

일요일 저녁때면 나는 실습 코치들과 코칭을 하는 시간을 오랫동안 했다. 오늘은 24년을 마무리하며 인증코치들과 2025년 새해 설계가 있었다. 시금치를 갖고 온 아가씨가 술자리에 참석한 남편을 기다리며 우리 집에 있었다. 관심 이슈는 아이들이었다. 부모라는 공감대가 있기에 언제 어디서나 서로 공감할 수 있었다.


우리 부부는 큰 아들의 기쁜 소식에 그냥 보낼 수 없어서 오늘이라도 우리끼리 자축하고 싶었다. 하지만 나가서 먹는 것보다 시장을 보고 집에서 맥주 한잔 "짠!" 하면 좋을 것 같았다. 그렇게 우리는 아이의 고모와 맥주잔을 기울이며 멀리 있는 아들의 기쁜 일을 나누었다.



이렇게 식사를 마치고 8시 코치들과 새해 설계를 했다. 올해까지 여러 번 새해 설계를 했지만 매번 할 때마다 새롭다. 오늘은 인증코치의 밤이라는 타이틀이 망년회 기분까지 더해 주었다. 그렇게 새해 설계를 하면서 예전보다 한층 더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새해 설계 줌을 하는 동안 남편은 가까운 친척집에 다녀왔다. 남편이 집에서 소주 한 잔을 하면 자주 그 친척집에서 양주 한 잔을 걸치고 돌아온다. 그러면 남편은 마무리로 차 한 잔을 마시자고 한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나는 남편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게 되었다.


나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패턴을 갖고 있어서 일찍 자는 편인데 오늘은 새해 설계를 해서 그런지 남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남편은 술이나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 내성적인 성향인 남편은 술을 벗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마무리로 차를 마시면서 또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 말이 많은 사람 같다.


그러나 남편은 여러 사람들과 있을 때는 말이 없다. 그래서 남편은 밖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술만 마시고 나는 웃기만 하다 들어온다. 이렇게 말이 없던 남편은 술에 취해 집에 들어오면 말 많은 사람이 된다.


© CoolPubilcDomains, 출처 OGQ


오늘 술에 얼큰하게 취한 남편은 큰 아들이 다 잘 된 것은 모두 내 덕이라고 했다. 그 말에 내 눈이 초롱초롱해지면서 남편의 말이 계속 듣고 싶어졌다. 나는 남편의 인정과 칭찬을 들으면 언제나 힘이 났었다. 술 한 잔을 먹는 날이면 남편의 말은 취중진담이 되는 건가?


그래서 나도 질세라 아들이 다 잘 된 것은 당신 닮아서 그렇다고 했다. 그랬더니 남편은 우리 집이 "올래 똑똑한 집안이야!"라고 하며 기분 좋아했다.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지금까지 나는 서로 다르다는 것을 머리로는 이해를 하면서 '나는 맞고 상대방이 틀렸다는 생각으로 많이 다투며 그것을 참고 사느라고 힘들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여러 심리 책을 읽고 나를 이해하는 힘이 생긴 것 같다고 남편에게 말했다.


© CoolPubilcDomains, 출처 OGQ


남편은 법정 스님의 책을 읽으니 자신이 마음이 평온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소유'를 추구해야겠다고 했다. 그래도 퇴직하고 집은 세 채 정도는 있어야겠다고 해서 한바탕 웃었다. 퇴직하고 집 관리라도 해야 되지 않겠냐고 말이다.


우리 부부는 잠자는 시간까지 시나라까먹는 이야기를 하다 잠이 들었다. 남편이 술에 취하면 늘 듣기만 하던 나는 대화를 하면서 남편의 어려운 환경이 강하게 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느꼈다. 이렇게 다른 점이 이해가 되면서 서로 다른 것에서 만들어졌던 불협화음이 무엇이었는지 조금씩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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