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월간 윤종신
발라드가 먼저 떠오르는 그이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의외로 신나는 곡도 많습니다. 015B시절 '친구와 연인'부터 '대' 히트곡 '팥빙수'도 있고 은근히 자주 들리는 '막걸리나'가 그렇죠. 그런 음악 중 하나가 바로 4집의 '내사랑 못난이'가 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오래전 그날'의 감정선을 이어간 '부디'와는 역시나 비교 불가.
고마워 애써 내게 감추려 했던 것
하지만 그래서 난 준비 못했지
4집 부디. 그만이 만들 수 있는 발라드부터 때로는 신나거나 또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들로 변화를 주기도 했지만 많은 사람들의 지적처럼 2집의 성공 요인을 3집과 4집에서 충실히 따르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게 사실이긴 합니다. 그래서 4집 발매 후엔 이후에도 비슷한 분위기만을 이어간다면 너무 틀에 박힌 음악인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 무렵 한 사람의 연애 일기를 훔쳐보듯 쭉 이어지는 스토리를 가진 음반을 발표합니다. 앨범 전체를 통해 복고풍 음악과 고급스런 편곡의 어울림이 신선했던 이 앨범을 통해 그는 윤종신의 발라드는 이런 것이다를 보여주는 듯 했던 환생이 담긴 그 음반.
우선 아침일찍 깨어나
그대가 권해주던 음악틀죠
뭔지 잘몰라도 난 그음악이 좋아요
제목도 외기 힘든 그노래
5집 우. 앨범 전체를 가득채운 고급진 발라드도 좋은데 그 보다 대중적으로 더 많은 인기를 얻은 건, 잊을만 하면 이야기 되는 조규찬의 코러스가 인상적인 '환생'.(2015년 여름 조규찬씨는 같은 기획사 식구가 되었단 소식) 여전히 광고 등을 통해 접하게 되는 이 노래가 담긴 이 앨범에 대한 또 다른 얘기는 유희열에 대한 글에서 다시 꺼내게 될 것 같네요.
이 후 윤종신은 군입대를 즈음해 당시까지의 음악을 정리한 음반을 발표하게 됩니다. 이 음반의 제목은 바로 '육년'.
더 아쉬운건 없었죠
늘 그대를 바래다준 그길을 걸을때면
하루만 지나면 볼수있는대도 하지만
돌아서던 발길 섭섭할 뿐이죠
6집 육년. 이 음반은 새로운 노래 세 곡과 함께 기존에 발표되었던 곡을 새롭게 부른 트랙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번부터 3번 트랙까지 새로운 노래들은 지난 그의 음악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던 015B, 유희열과 함께 한 곡들이죠.
한 동안 그의 음악을 들을 수 없다는 아쉬움과 맞물린 앨범의 첫 트랙 '길'은 잘 알려진 테마를 차용한 마지막 엔딩이 인상적인 곡으로 잠시 대중과 떠나야 하는 아련한 마무리의 느낌을 충분히 살린 노래입니다.
이 외에도 보통 새롭게 부른 곡은 원곡보다 더 좋기 어렵다곤 하는데, 이 음반에 수록된 '널 지워버리기엔'은 '공존' 앨범에 수록된 원곡보다 더 깔끔하게 정리된 노래로 들려줍니다. 물론 다른 음악들마저 원곡보다 낫다고 말하긴 애매하지만...
이 앨범을 뒤로 그는 군입대를 했고 무한도전 '못친소'의 멤버이자 '신치림'의 멤버인 군대 인연 하림과 함께 '배웅'이란 곡이 인기를 얻었던 '후반'이라는 앨범을 소개하게 됩니다.
이후 나온 음반들까지 모두 얘기하기엔 너무 긴 이야기가 될 듯 하니 그 부분은 또 다음에 천천히.
초기부터 윤종신의 뛰어난 입담은 잘 알려졌는데, 망가짐 마저 두려워하지 않는 행동까지 이제 더해져 각종 예능에서 무섭게 질주하고 있습니다. 지나간 '패밀리가 떴다'를 지나 장기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한 '라디오 스타' 등의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최근의 대중은 그를 더 많이 접하고 이해하고 있긴하죠.
물론 여러 해 동안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던 슈퍼스타K의 심사위원의 모습을 통해서도 자신이 음악인이라는 걸 보여주긴 했습니다. 특히 '본능적으로', '막걸리나'와 같은 그의 노래를 오디션 출연자가 새롭게 부르며 묻힐 뻔 했던 노래들이 재조명 받기도 했고 또 그를 잘 모르는 이들에게 음악 프로듀서의 이미지를 분명히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완전한 음악인으로 그를 증명하는 건 역시 꾸준히 새로운 음악을 소개하는 '월간 윤종신'을 통해서 입니다.
월간 윤종신을 통해 그는 다양한 음악인들과 함께 하며 새로운 음악과 기존의 곡을 새롭게 작업한 음악을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있죠. 어떤 얘기인지는 윤상, 유희열, 장기하 등과 함께 하는 다음의 뮤직 비디오 '이별의 온도'를 보면 느낄 수 있을 듯. 그만이 보여줄 수 있는 음악적 감성과 호화로운 캐스팅이 유쾌함과 재치 속에서 묘하게 어우러져 있죠. 월간 윤종신에 대한 이야기는 앞으로 또 나눌 생각입니다.
"2010 월간 윤종신-이별의 온도, 월간 윤종신의 유튜브 영상" https://youtu.be/blbL2lNO3Rc
요즘들어 예능계의 보석 같은 존재로만 보일 때도 많은 게 사실이고 어쩌면 요즘 그를 알게 된 누군가는 정말 그렇게만 알지도 모릅니다. 그래서인지 누군가는 매달 한 곡씩 음악을 발표하는 월간 윤종신을 말하며 왜 예능인이 한 달에 한 번씩 계속 음악을 내는 힘든 노력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농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늘 그랬듯 솔직하고 애절한 가사를
담담하게 또박 또박 읽어주는 그의 음악들은
노래 속의 단어 하나 하나마저 늘 인상 깊습니다. 그리고 공감할 수 밖에 없는 멜로디와 함께 그 음악이 존재하는 시기를 떠오르게 합니다.
꾸준히 보여주는 음악적 열정을 통해 과거에도 그랬듯 앞으로도 우리 기억의 한 부분을 차지할 그만의 노래를 부지런히 우리에게 소개해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