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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uman Centered Innovator Oct 17. 2015

그대도 우리들의 만남에 후횐없겠죠, 신해철(2)

신해철 솔로 활동의 시작, 음악적 도전을 이어가다

이 계절 그를 그리워할 사람들을 위해 그의 음악에 대한 글을 적겠다 생각했고 그 두 번째입니다. 앞서 게재된 글에서도 얘기했 듯 여전히 '고' 신해철이라 말하는 건 제겐 어색해 그리운 마음을 담은 이 글의 본문에서는 이름만 적더라도 양해부탁드립니다.


대학가요제를 통해 '그대에게'로 화려하게 데뷔해 단 한 장의 앨범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때' 만을 선보인채 '무한궤도'의 활동을 마무리했던 이야기는 앞의 글에 소개하였습니다. '무한궤도'에 대한 지난 글에 80년대 밴드 시절 '그대에게' 그 모습을 만났다면 이번엔 좀 더 가까이 그를 추억할 수 있는 버전으로 들어보시죠.


그대에게 Ver. Rock Symphony - 신해철&지현수, 아모르 필하모닉오케스트라 (티앤비엔터테인먼트의 클래식 & 락심포니 중에서)

https://youtu.be/xdxDzvAMdLo

그대에게 Ver. Rock Symphony(락심포니) - 넥스트 (신해철&지현수)


지금부턴 무한궤도 해체 이후 그의 솔로 1집에 대한 얘기부터 시작합니다.



아주 최근에는 아닐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에서 대중 음악 공부를 했다면 그의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은 그리 많지 을 겁니다. 무한궤도는 나중에 015B가 된 정석원, 조형곤, 장호일 등의 음악인도 배출했지만, 그래도 역시 가장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던 건 리더 신해철이었죠. 그만큼 무한궤도 활동 중단 후 진로에 대한 고민 역시 멤버 중 가장 크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슬픈표정하지 말아요


무한궤도 활동 후 시작된 솔로 활동의 처음은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이 앨범에서도 그는 이미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앨범 디렉터는 성지훈.

1집 LP를 오랫만에 꺼내서 제일 상단의 'Produced & Arranged by 신해철' 확인


그 당시의 모습은 최근 떠올릴 수 있는 그와 비교해 조금 낯설긴 합니다. 사진 속 우측의 블러블러한 사진은 포샵처리한 게 아니라 당시 스타일이 그랬을 뿐 그대로입니다. 반듯하고 스마트한 하이틴 스요즘 말로 아이의 이미지를 갖고 있던 시기죠. 굳이 이미지라는 말을 쓴 건 앞서 말했듯 이미 그 당시에도 곡 작업과 앨범 프로듀싱 등 음악적 관여를 깊이하고 있었고 그런 점을 좋아한 팬들도 다수 있 단순히 하이틴 스타라고 말하긴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슬픈표정 하지 말아요
난 포기 하지 않아요
그대도 우리들의 만남에 후횐없겠죠
어렵고 또 험한길을 걸어도
나는 그대를 사랑해요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https://youtu.be/e3eYwvJwr0I

신해철 - 슬픈 표정하지 말아요, TheKpopClassic 유튜브 영상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의 작곡은 '원경'. 신해철이 대학가요제 참가 전 강변가요제에 나갔던 얘기를 했는데, 당시 이 곡으로 그룹 '아기천사'와 함께 했다고 알려져있습니다. '아기천사' 1집에는 이  외에도 강변가요제 출신의 '이상은'이 자신의 앨범에서 불렀던 '사랑할거야' 역시 실려 있고, 훗날 넥스트 1집의 드러머 '이동규'도 활동했던 밴드니다.


큰 인기를 얻은 타이틀 '슬픈 표정하지 말아요'를 통해 그는 예전 말로 하이틴 스타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이후 이 노래와 함께 많은 사람들이 1집의 음악적 백미로 선택하는 건 역시 '안녕'입니다.


선물가게의 포장지 처럼
예쁘게 꾸민 미소만으로
모두 반할거라 생각해도
그건 단지 착각일 뿐이야


안녕

https://youtu.be/Daf3N38peIU

신해철_안녕_1990 TV, Music of Crom 유튜브 채널


솔로 1집은 총 10개의 트랙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가 작사와 작곡 모두 참여한 곡은 그 중 5개의 곡입니다. 타이틀 다음으로 중요한 Side B의 1번 트랙이 '안녕'이었죠. 곡 전체에 흐르는 신디사이저 사운드와 함께 당시로는 실험적인 의 결합 등 여러 면에서 주목을 받았고, 이런 음악적 분위기는 그의 솔로 두 번째 앨범 'Myself'로 계속 이어지게 됩니다. 이 후 신해철이 계속 강조하게 되는 실험이라는 요소를 확인할 수 있는 곡. 결국 타이틀의 인기에 이어 이 '안녕'이라는 곡 역시 대중적 인기를 얻으면서 앨범 'Myself'에 와서 그가 생각하던 음악적 도전이 본격적으로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1집 솔로 앨범 역시 '안녕'을 포함해 꽤 놀라웠던 음악들이 많았습니다. 음악 장르의 실험 뿐만 아니라 '연극 속에서', '인생이란 이름의 꿈'과 같은 수록곡을 통해 당시 국내 음악에서 찾기 힘들었던 '삶에 대한 고민'이라는 화두를 포함시켰.

이어진 그의 두 번째 솔로 앨범 'Myself'에선 1집 앨범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앨 전체 나와 삶에 대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Myself


음악 작업 방식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1집에서도 국내 컴퓨터 음악의 선구자라 알려져 있는 '송재준'씨와 함께 MIDI음악 또는 시퀀싱 작업이라고 부르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그도 직접 참여했었죠. 그런 첫 앨범이 기본편이었다면 이 두 번째 앨범은 응용편이라고 얘기해도 될 것 같습니다. 그 즈 또 다른 인기가수였던 '현진영'에게 자신의 작업 방식을 알려줬다 이야기할 수 있을만큼 이 앨범은 컴퓨터를 잘 활용하면 혼자서도 음악음반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증명했던 가장 대중적인 국내 음반일거라 생각됩니다.


모두가 깊이 숨겨둔 마음을 못 본 체하며
목소리만 높여서 얘기하네
흔들리는 사람들 한밤의 재즈 카페
하지만 내 노래는 누굴 위한 걸까


재즈카페+캐롤 메들리

https://youtu.be/ZkjMJ4hOQjY

신해철-재즈카페+캐롤 메들리 (911221 KBS2_토요대행진), 지껄왁자 유튜브 채널


앨범의 디자인 또한 전반적으로 그런 느낌을 잘 살렸고 특히 2집 뒷 표지는 이를 반영한 디자인이었죠. 이 앨범에서 그가 보여준 다양한 결과물 덕분에 여러 음악 키즈들이 굳이 밴드가 아라도 혼자서도 충분히 음악 작업이 가능다는 꿈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신해철의 중저음이 잘 어우러진 '내 마음 깊은 곳의 너'는 '재즈카페'는 모르더라도 알고 있는 곡일만큼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손꼽는 발라드 트랙입니다. 무한궤도 출신 '정석원'이 피아노 연주를 했었죠.


만남의 기쁨도 헤어짐의 슬픔도
긴 시간을 스쳐가는 순간인것을
영원히 함께할 내일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기다림도 기쁨이되어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https://www.youtube.com/watch?v=nCYh2PH1l1w&feature=youtu.be

신해철_내 마음 깊은 곳의 너_1996 TV, Music of Crom 유튜브 채널


앞의 곡들 외에도 이 음반에는 '나에게 쓰는 편지', '50년 후의 내 모습', '길 위에서' 등 나 스스로에게 생각할만한 질문을 던져주는 노래들이 담겨 있어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솔로 시절의 앨범 중 2집을 최고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른 뒤 신해철은 영국 유학 시 발표한 'Techno Works' 솔로 1집과 2집에 있던 노래 일부를 재작업했 표지를 바탕으로 하는 아트웍 역시 함께 포함해 이 시기의 기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리고, 이 후 넥스트의 'ReGame'을 통해 무한궤도 시절의 곡을 다시 부르도 했.



이 즈 하이틴에게 최고의 인기를 얻던 두 명의 가수를 엮은, 기획사 주도의 조금 뜬금 없는 음반이 나옵니다. 그게 바로 '변진신해철' 또는 '신해변진섭' 앨범이죠. 조금은 생뚱맞은 이 음반은 두 사람의 협업과는 아무 상관 없이 음반의 한 쪽 Side는 '변진섭'의 곡으로 다른 한 쪽은 '신해철'의 곡으로 채워진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오히려 당시 가요 시장에서 좀 더 인기를 얻 판매량 등에서 보다 주류에 가까웠던 건 '변진섭'표 발라드이긴했죠. 당시 학생들은 LP나 CD보 워크맨으로 카셋트테이프를  많이 듣곤 했는데, 이 앨범은 참으로 공평하게 표지의 한쪽에서 보면 변진섭/신해철 다른 쪽에서 보면 신해철/변진섭으로 되어 있어 서로 더 원하는 방향으로 두곤했습니다.


신해철, 변진섭


물론 신해철이란 이름을 발견할 수 있는 음반은 정규와 라이브 그리고 베스트 외에도 무지하게 많으므로 글에서 이를 다 소개할 수도 없지만, 굳이 이 앨범에 대해 언급 이유는 바로 여기에 새롭게 수록되어 있는 '커피 한잔' 그리고 '안녕'과 '재즈카페'의 Remix 버전 때문입니다. 앞서 소개했던 영상에 있는 '재즈카페' 역시 '신해철/변진섭' 음반과 비슷한, 기존 'Myself' 음반에 있던 버전과는 다른 편곡의 곡이니 한 번쯤 꼭 확인해보세요.


커피 한잔(신중현 Tribute, N.EX.T 버전)

https://youtu.be/poNZrPMkNJA

넥스트(N.EX.T)_커피 한잔(신중현 Tribute)_1997 TV, Music of Crom 유튜브 채널


당시 대부분 신곡으로 채운 변진섭 Side와 달리 신해철 Side는 기존의 곡을 재편곡하여 새롭게 소개하는 곡도 적절히 포함했. 1집에 수록된 '안녕'이 그러했듯이 이 곡에서 이후 그가 실험할 방향에 대한 힌트를 알려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던 작업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일반 대중보단 당시 팬들에게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기대감과 흥미를 느끼게 했었죠.


그리고 그가 진행할 다음 음악 작업 단계이자 그를 다시 한 번 밴드로 이끌게 되는 'N.EX.T'의 중간 지점에 있는 라이브 앨범이 있습니다. 바로 '91 Myself Tour'의 라이브 앨범이죠.


`91 Myself Tour


그 당시 많은 라이브 앨범들은 공연의 현장음을 따서 스튜디오에서 다시 부른 듯한 것들이 많았는데, 이 앨범은 그런 느낌이 줄이고 라이브 앨범다운 선곡 리스트를 보여주었습니다.

뭐 이 정도면 굳이 따로 소개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겠지만 눈여겨 볼 부분이 또 있죠. 이 라이브 앨범의 주요 세션 라인업이 바로 다음 음악 행보와 이어지기 때문인데, N.EX.T의 초기 라인업인 기타 정기송, 드럼 이동규, 베이스 김영석 등이 그들입니다. N.EX.T 1집에는 따로 베이시스트가 없었는데 그 이유 역시 여기에서 유추해볼 수 있죠.

그리고 2집까지 다소 단정한 이미지를 보이던 그는 이 앨범 표지 촬영 땐 원하는 만큼 머리가 길지 않아 이 건 가발을 쓰고 찍긴 했다고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 후 우리에게 더 익숙해진 건 그의 긴 머리죠. 나중에 넥스트 멤버들끼리 숙소에서 긴 머리 손질을 어떻게할지 의논한다는 얘기도 방송에서 농담처럼 할 정도였죠. 비록 공연 실황 음반이지만 그런 음악 외 변화까지도 찾아볼 수 있는 그런 앨범입니다.


전망 좋은 직장과
가족 안에서의 안정과
은행 구좌의 잔고 액수가
모든 가치의 척도인가
돈,큰 집,빠른 차
여자,명성,사회적 지위
그런 것들에 과연 우리의 행복이 있을까


나에게 쓰는 편지

https://youtu.be/kpbfJoV6Gbw

신해철_나에게 쓰는 편지_1999 Monocrom Live, Music of Crom 유튜브 채널

밴드로 다시 돌아가 N.EX.T로 활동하는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기 전 많은 사람글에게 그는 정말 메세지가 담긴 음악을 만든다라는 생각을 들게했던 'Myself' 앨범의 또 다른 명곡 '나에게 쓰는 편지'입니다. 나 자신을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이런 곡을 우리는 다른 가수를 통해 언제쯤 다시 또 듣게될까 개인적으론 잠깐 생각해 보았습니다.



'N.EX.T'의 'Home'은 무한궤도는 물론 솔로 1집에서 부터 이어져온 신해철표 실험의 결과물이기도 하지만, 무한궤도 이후 꽤 오랜 시 지나 그가 애정을 갖고 있던 밴드로의 복귀를 알리는 당시 앨범 내지의 표현 그대로 기념비적 앨범입니다.


1집 Home, 넥스트


'응답하라1994'에서 배경음악은 물론 대사에도 나올 정도로 흥행에도 성공했었죠. 특히 당시까지 아이돌의 이미지가 회자되 신해철이 본격적으로 밴드를 기반으로 하는 실험을 시작면서 그 굴레를 벗어나게 됩니다.

그리고 당시 유하가 썼던 앨범 소개글을 찬찬히 읽어보면 '그의 3집 앨범'으로 표현하고 있고 그 때 발매된 CD 프린팅에는 N.EX.T 신해철이라고 표기되어 있을만큼 밴드이면서도 리더 신해주도적인 앨범이었습니다. 물론 넥스트의 멤버 중엔 '김영석'이나 '정기송'과 같은 뛰어난 작편곡자가 멤버로 함께 있었죠. 하지만 이미 이 때부터 넥스트의 음악적 방향은 그를 기반으로 이야기해야 하는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이제는 너는 아름다운 여인
이렇게 내 마음을 아프게 해
언제나 그 말은 하지 못했지
오래 전부터 사랑해 왔다고


인형의 기사 Part 2 ('응답하라 1994' 중에서)

https://youtu.be/3RVIanWjjEE

응답하라 1994 Ep.6: 인형의 기사 Part 2 - 넥스트, CJENMDRAMA 유튜브 채널


노래가 포함되지 않은 연주곡 등 밴드로서의 다양한 음악적 실험을 하면서 또 동시에 '도시인'이나 '아버지와 나' 같은 곡을 통해 사회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특히 신해철의 솔로 2집 제목처럼 'Myself' 나 자신에 대한 질문이었다면, 이 음반 'Home'이란 제목처럼 내가 속한 사회와 커뮤니티라는 개인보다 큰 상위 울타리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을 시작합니다.


모두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손을 내밀어 악수하지만
가슴속에는 모두 다른 마음
각자 걸어가고 있는 거야


도시인

https://youtu.be/-tFLL3JJNMI

넥스트(N.EX.T)_도시인_1992 내일은 늦으리, Music of Crom 유튜브 채널


한편으론 가족이란 커뮤니티 내의 소통이 줄어들고 있음을 지적한 'Turn off the TV'와 같은 곡이나 '인형의 기사 Part 1' 등을 통해 가사 대부분을 영어로 만드는 등의 실험도 했죠. 덕분에 당시 젊은 층 최고 인기 라디오 프로그램 중 하나였던 팝 선곡 위주의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나 이 곡을 소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보니 신해철과 6촌 관계로 알려져 있는 '서태지' 역시 '서태지와 아이들'로 활동하던 때 '난 알아요' 대신 영어 가사로 되어 있던 'Blind Love'를 그 방송에서 들려줬던 것도 같네요. 그리고 시간이 흘러 그렇게 연결되던 인연 '서태지'가 2015년 8월엔 신해철의 미완성곡 '리얼 월드'를 완성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는 보도로 나오기도 했습니다.


신해철은 나에게 커다란 산과 같은 존재였다.

https://youtu.be/dgVxuo4yqRk

故 신해철 '미완성곡', 서태지가 마무리, TVCHOSUN News 유튜브 채널


당시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는데 영상 속 무대가 된 '내일은 늦으리'라는 그 무렵 인기 음악인들이 모여 함께한 콘서트에 참여했고 타이틀 곡 역시 만들었습니다.


Magic square,
all the thing are in there
but we cannot see the humanity anywhere
Turn of the T.V
Find your mind and mind will find you
Now the time has come!


Turn off the TV

https://youtu.be/9gUQ2hbXQQY?list=PL5E7998F0FE87B435

넥스트(N.EX.T)_Turn off the TV_1992 내일은 늦으리, Music of Crom 유튜브 채널


그 외에도 앨범을 위한 그들의 기록이면서 또 음악을 공부하는 후배들에겐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친절한 음악적 코멘트들이 기록되고 제공되기 시작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앨범 작업을 위해 어떤 악기들이 사용되었는지 표기한 것이죠. 예를 들어 신해철은 Yamaha SY77, Mini Moog, KORG M1, PROTEUS2, AKAI S1100 등을 사용했다고 기록 이 앨범 작업에 어떤 악기들이 사용되었을까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답을 제공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라디오 공개 방송 등에 나오며 퍼포먼스 등을 위해 새로운 악기를 가지고 나올 때면 시간이 주어지면 그런 부분 역시 얘기해주곤 했습니다. 예를 들면, 공연 중 윈드컨트롤러로 연주한 후에 바이올린을 입으로 연주하는 도 가능하게 해주는 악기다와 같은 설명이라 쉽게 이해가 되었죠. 그리고 그의 친절한 설명에 몰입한 저는 이 후 윈드컨트롤러를 구입하기도 했다는 개인적 에피소드였습니다.


그는 이후에도 공공연히 자신이 어떤 작업을 통해 앨범을 완성하게 되는지 상세하게 기록하여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이야기를 하곤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그 결과물은 2000년 밀레니엄을 넘어 2004년에 나왔던 'The Return Of N.EX.T Part III'에서 어느 정도 제공해주며 빈 말이 아니었음을 보이게 되죠.


정말 아주 우연히
어느 하늘 아래 길을 걷다가
스치듯 지나쳐 갔을 수도 있겠지
너는 내 얼굴을 기억할 수 있을까


Growing up

https://youtu.be/ECltvrD9CIw

N.E.X.T...Growing Up, slim333w 유튜브 영상


그 즈음 개인적인 에피소드 하나. 인기 강연자이기도 했던 그의 강의에 갔을 때 질문할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하나는 강의 전에 있었던 악기사 진행의 다른 콘서트에 게스트로 되어 있었지만 안나온 이유를 물어봤는데 그 답변은 시간이 흘러 정확히 기억 안나지만 그답게 불성실한 듯 솔직한 답변이었던 것 같고 ㅎㅎ, 다른 한 가지는 항상 후배들을 위해 음반 작업을 자세히 공개하겠다고 하는데 그게 언제쯤이 될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그 답변은 그게 언제고 반드시 제공하겠다는 것이었는데 그의 대답처럼 결국 'Home'에서부터 이어진 그 노력이 'The Return Of N.EX.T Part III'에 와서 일종의 결과물로 포함되어 제공되었죠. 물론 개인적인 에피소드와 엮인 큰 기대와 기다림 때문인지 그 자체로 완전히 만족할 순 없을 수 있겠지만 분명 그러한 시도 자체가 '엄청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야기를 하다보니 'The Return of N.EX.T Part III'로 갑자기 넘어갔다 오긴 했는데 다시 돌아와서, N.EX.T의 첫 번째 앨범인 'Home'으로 대중적 인기와 음악적 입지를 굳히고 있었고 그러던 중 신해철은 군입대를 하게 됩니다. 이후 다시 꽤 시간이 흘러 'Home'과 같이 신해철 주도의 좀 더 확고한 음악 세계를 보여주지만 한 편으론 작업 형식에 있어 노래마다 멤버가 일정하지 않아 스튜디오 레코딩 밴드 음반 또는 일부는 솔로 앨범의 연장으로 이야기하기도 하는 'The Return of N.EX.T Part I'이 나오게 됩니다.



이 후 이야기는 다른 글을 통해 이어가려고 생각하는데 그 전에 꼭 언급해야할 음반이 하나 더 있네요. 바로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의 OST 앨범.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 O.S.T


'유하' 감독의 감독 데뷔작으로 영화에도 신해철은 깜짝 출연하기도 했는데, 영화의 OST였던 이 앨범은 당시 신해철의 상황이 애매해서였는지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살며시 넘어가버리는 음반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앨범은 엄정화의 '눈동자'를 비롯해 이 후 'The Return of N.EX.T Part II'에 수록된 '코메리칸 블루스'의 초기 버전은 물론 CROM의 'Techno Works'에 수록되어 있던 '설레이는 소년처럼', 그리고 당시 넥스트의 드러머였던 '이동규'의 솔로앨범을 위한 미리듣기 트랙 같은 '안녕이라고 말하고' 등 이 후 그가 진행할 음악을 예측할 수 있는 소중한 트랙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마치 신해철의 또 다른 OST인 '정글 스토리'가 그러했듯이 영화의 흥행과는 전혀 무관하게 음반은 버릴 수 없는 트랙들로 가득차 습니다.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기 전 'The Return of N.EX.T' 전후로 완전한 밴드의 모습에서 나왔던 서정적인 두 곡을 넥스트 트리뷰트 무대에서 마치 한 곡처럼 이어 부른 '몽니'의 음악 영상입니다.


아직 단 한번의 후회도 느껴 본적은 없어
다시 시간을 돌린대도 선택은 항상 너야


힘겨워하는 연인들을 위해 & 인형의 기사, 몽니(문화콘서트 난장 중 넥스트 트리뷰트)

https://youtu.be/eTBT6sebRj0

문화콘서트 난장 NANJANG 넥스트 트리뷰트 몽니 힘겨워 하는 연인들을 위해&인형의 기사, RealLive! 문화콘서트 난장 유튜브 채널


신해철 1집과 2집으로 대표되는 솔로 시절의 흔적들이 정리되고 새로운 음악 세계를 보여주게 되는 'The Return of N.EX.T Part I' 부터의 다양한 이야기는 이어질 세 번째 글으로 넘기겠습니다.


To be continued

 + 늘 브런치 매거진 '동네 음악 방송국'의 그림을 준비해주는 수퍼김밥군, 특히 이번 연재를 준비하며 그림으로 그에 대한 오마주를 함께 준비해줘서 감사합니다.


[업데이트 링크]

넥스트와 그, 세 번째 이야기

https://brunch.co.kr/@makecake/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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