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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융이라고 불립니다 Nov 16. 2022

오늘은 뭐 해주지?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요리요리

", 이거 이름을 뭐라고 써야 해?"

"쎄, 밥? 밥튀김?"

"피자 같아. 밥피자라고 할까?"

메뉴 이름을 쓰는  Ev 가 고민하며 묻는다.

굳이 말하자면 밥 강정인데, 강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우리말로는 딱 들으면 느낌이 오는데.

밥 강정. 얼마나 달콤하고 바삭하고 강정 강정한 지...

음식을 할 때, 일어 작명을 먼저 해둬야 할까 보다.

우리말로 할라치면 누구보다 더 잘 만들 수 있는데,

독일어는 참... 건조하다. 

남은 볶음밥을 얇게 눌러 펴서 기름을 두르고 오븐에 넣었더니 바삭하게 구워졌다.

고기, 닭고기 볶음밥을 하다가, 야채 볶음밥을 했더니 많이 남았다.

며칠 전 소고기 볶음밥은 얼마나 인기가 좋았는지, 맨 끝 그룹의 Pin이 얼마 남지 않은 볶음밥을 떠가며 모자라다고 삐져서는 다른 음식을 가져가지도 않고 볶음밥 두 숟가락만 가져갔더랬다. 점심을 밥 두 숟가락만 먹는 Pin이 안타까워서, 정리해둔 재료를 얼른 꺼내서 1인분을 만들어서 Pin에게 가져다줬다. 그러자 금세 환한 미소로  "Thank you so much, Thank you!"를 몇 번이고 말하던 Pin.

나는 먹고 싶은 걸 못 먹으면 속상한 그 마음을 너무 이해하는 사람인 데다가,  내가 할 수 있는 거면 수고스럽더라도 맛! 있! 게! 해주고 싶다. 그래서, 늘 '잘 먹었다.' 하는 기분 좋은 식사를 주고 싶다. 내가 여기서 요리를 하는 한은 말이다.


"엄마, 친구들이랑  lol결승전 같이 모여서 봐요.

음식 싸가야 되는데, 치킨 가져가도 돼요?

구들이 먹고 싶대요."

"그러자, 몇 인분?"

" 한 16명?"

허걱.......

아들의 부탁에, 함께 장을 보러 갔다.

장정 16명이 먹으려면, 얼마나 튀겨야 하나?

일단 5kg 정도를 샀다. 너무 많으면  우리 먹으면 되지. 하면서...

치킨 5kg이, 장난이 아니었다. 아들이 썰고 튀기고, 나는 튀김옷에  양념 만들고... 튀김가루가 없으니 밀가루, 쌀가루, 전분가루로 튀김가루까지 수작업...

시간 맞춰서 튀기느라 정신이 없어서, 사진도 없다.

양념치킨, 간장치킨, 내 필살기인 카레 후라이드까지.

일단 다 튀기고나니, 다 가져가겠단다.

그리고는,

다음날 아들이 들고 온 통...

치킨무는 남을 줄 알았다.

여기는 피자를 먹어도 피클은 안 먹으니,

치킨은 먹어도 치킨무는 안 먹겠지, 예상은 했다.

"그래서, 뭐가 제일 맛있었어?"

하고 물으니,

"몰라요, 간장치킨 한 개만 먹어봤어요.

다 없어져서..."

한다.

지금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니, 독일에서 아들의 친구들은 한국팀 2팀이 겨루는 lol 결승전을 보면서 한국 치맥을 먹었다.


우리 집 저녁 메뉴는 짜장면.

짜장도 춘장을 볶아서 직접 만들어 먹는 집밥 클라쓰???

클라쓰는 무슨... 없으니 어쩔 수 없이 만들어 먹을 수밖에 없는 열악한 형편인 거다.

면은 스파게티면을 살짝 오래 삶으면 된다. 오늘은 조금 두꺼운 걸 써봤는데 얼추 더 괜찮은 거 같다. 스파게티면이 세일을 해서 두꺼운 면을 한번 사봤는데, 오늘 유용하게 썼다.

요즘 독일이 물가가 많이 올랐다. 에너지 요금이 오른 탓이다. 그래서 무조건 세일하는 것들로만 장을 봐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매주마다 바뀌는 슈퍼의 세일 전단지를 챙겨본다. 세일하는 품목들로 메뉴를 정하기로.

가까운 슈퍼의 앱을 다운로드하고


이렇게 들어가서 E전단지를 살펴본다.


독일 친구 하나도, "이번 주는 굴라쉬를 해 먹어야겠어.

레베에서 세일이야."라고 했었다.

다들 생각이 비슷한가 보다.

그리고, 요즘 독일의 가을 풍경...

(늘 그렇듯이오늘도 남편이 자전거 타고 가서 찍은 사진을 가져와서 올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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