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한국 치킨
"엄마, KFC에 한국 치킨이라고 팔아요. 딱 한국맛은 아닌데 그래도 맛있어요"
친구들이랑 놀다 들어온 아들이 KFC에서 한국 치킨을 먹었다고 했다.
"오오 그래? 엄마도 가봐야겠다. 잘 팔려야 되니까!"
외국에 나오면 애국자가 된다는 말은, 사실이다.
뭐든 한국에 관한 것에 관해서는 앞장서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진다.
슈퍼에서 장 볼 때, 뭐든 꼭 세일해야 사는 내가
아시아마트보다 무려 70센트나 비싼 수출용 한국 라면을 레베에서 사는 건 그 이유다.
잘 팔려야 계속 팔 것이기에.
그러다가 마침 KFC 부근을 지나게 되었고,
밖에 잔뜩 붙여놓은 코리안치킨 광고를 보았다.
그러니까 오징어게임과 콜라보를 한 것이다.
메뉴 이름에 다 코리안치킨! 이 쓰여있다.
내가 팔아줘야지.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메뉴들을 먹고 있었고 키오스크에서도 시키고 있었다. 정말 인기가 얼마나 많은지 몸으로 체험하는 순간이었다.
이럴 때 하는 말인가 보다.
국뽕이 차오른다는 말은!!!
맛을 보니, 안 맵고 덜 단 양념치킨맛이었다.
외국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조금 짜기도 했다.
괜찮다. 우리는 밥이랑 먹으면 되니까.
오랜만에 사 먹는 한국치킨 닮은 치킨을 독일에서 사 먹으며 격세지감을 느꼈다.
한국이라는 나라를 알지도 못하던 25년 전 독일에서 지금은 한국 사람이라고 하면 서비스를 주는(아는 지인이 음료를 사는데 한국사람? 하면서 서비스를 주더란다^^) 독일로 바뀌었다.
물론 프랑크푸르트 등 큰 도시에는 BBQ도 있고 한식당에서는 당연히 양념치킨을 판다.
그렇지만 KFC 같은 공식적이고 객관적인(?) 패스트푸드점에서 한국치킨을 판다는 건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두 조각에 3000원, 네 조각에 6000원인 치킨을 거의 2만 원어치를 사 왔다. 네 식구가 먹기에는 적었지만, 밥반찬으로~ 먹었다.
미식가이자 요리를 잘하는 큰아들은 무슨 맛이지? 하며 갸우뚱거리며 먹었지만... 어쨌든 KFC에서 한국 치킨을 먹은 날이다!
프랑크푸르트에서 볼 일이 있어서 다녀오던 날, 와이마트라는 곳에서 김밥과 컵라면(전자레인지와 뜨거운 물이 있다)으로 점심을 먹었다. 프랑크푸르트에 다소 많은 한식당을 가기에는 시간이 빠듯했고, 먹는 장소는 협소하지만 그래도 스파게티보다 김밥을 더 먹고 싶으니까.
프랑크푸르트중앙역에서 지하철로 2 정거장 가는 Hauptwach라는 역에 내려서 Schillerstrasse 방향 출구로 나가서 직진하면 바로 나온다.
가는 길에 BBQ도 있다.
이 와이마트에는 한국식 빵(단팥빵 밤식빵 등등과 케이크도)과 떡도 있고 김밥 잡채 치킨 도시락등도 만들어서 판다. 먹는 장소가 협소한 게 조금 아쉽다.
이날. 내가 김밥과 컵라면을 먹는 동안 옆에 4명의 사람들이 라면과 떡볶이를 조리해서 가지고 나갔는데 모두 외국인이었다. 조잘거리면서 나보다도 능숙하게 뜨거운 물을 착착 넣어 전자레인지에 돌려 가지고 나가는 걸 보니 한두 번 먹은 폼이 아니었다. 마치 한국의 편의점에서 학생들이 편의점 음식을 순식간에 해 먹는 그런 느낌이었다. 외국인이, 독일에서 한국 라면과 떡볶이를 말이다.
그리고 중앙역으로 가는 길, 만원인 지하철 어딘가에서 큰소리의 한국말이 들렸다. 중고등학생의 무리(물론 외국인)가 이지코리안(?)이라는 앱인지 프로그램인지는 크게 틀어놓고 한국말 연습을 하고 있었다.
"안녕하세요!""이리로 오세요!"
너무 신기해서 하마터면 비디오를 찍을 뻔했다.
무리들끼리 조금은 시끄럽게 깔깔거리며 큰소리로 떠들었지만(조용한 독일 지하철에서) 신기하고 반갑고 그랬다.
여러모로 지금은 한국이 대세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