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를 살다
가끔 아무 생각 없이 길을 걸어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 둘러보면 현타가 온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25년째 독일에서 살고 있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여전히 나는 주변 사람들과 다르게 생긴 외국인이다.
매일의 일상을 살다 보면 그게 뭐 대수로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끔씩 자각이 되면 다시금 새삼스럽고 낯설다. 30년이 되고 40년이 돼도 그렇겠지. 내 고국이 아닌 이상 늘 그런 감정은 느끼게 될 테니 말이다.
요즘 수박이 너무 맛있다.
우리 집 바로 앞의 슈퍼인 Rewe수박이 현재로서는 1위. Aldi, Lidl 다 젖혔다. 아무거나 집어와도 당도가 끝내준다.
유일하게 좋아하는 과일이 수박인 나는 요즘 너무 신난다. 소소한 행복...
매일의 일상 속에서 소확행을 찾아내며 오늘도 이국에서의 하루를 살아간다.
요즘 내 뱃살이 너무도 신기하게 나와서... 운동을 시작했다. 예전에는 아무리 살이 쪄도 배가 그저 뚱뚱하기만 했는데, 요즘은 배가 토성처럼 튜브를 낀 듯이 테두리가 생겼다. TV에서 보던 살찐 중년아줌마의 그 배가 내 배가 되어버렸다.
둘째 아들이 너무 걱정을 해서... 매일 묻는다.
"엄마 운동 언제 할 거예요?"
그렇게 자의 반타의 반으로 시작된 운동.
갱년기 살이 잘 안 빠진다고 투덜대자 주치의가 간헐적 단식을 권해서 이것도 시작했다. 16:8
16시간 공복 8시간만 먹기. 아주 쉽지는 않지만 할 만하다.
걷다 보면 이렇게 손만 대면 닿는 사과나무도 있다. 우리 집 골목길이다.
어느 집 담장의 꽃. 하얀 벽에 있는 꽃이 그림 같다.
밀리듯이 시작된 운동에서도 소소한 행복을 찾아야겠다.
매일매일의 작은 몸무게 변화가 아마도 그것이겠지.
조만간 그 변화도 기록해야겠다.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