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ver Forgotten R.I.P

Their Labour, Our Respect

by 메이크드로우나나

Never Forgotten R.I.P


오랜만에 그림을 그렸다.

뭘 그릴지... 내가 찍어둔 사진들을 들여다보다가,

얼마 전 젊은 노동자의 과로사 사고가 있었던

런던ㅂㅇㄱ에서 찍은 장면에 시선이 머물렀다.

누군가의 피땀과 눈물이 스며 있는 아름다운 공간 속에, 그의 시간을 기억하는 작은 추모라도 담고 싶었다.

최근 ‘자기다움’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특히 런던ㅂㅇㄱ 대표가 브랜드 인터뷰에서 강조하던 그 말.

하지만 그 화려한 미적 세계와 슬로건 뒤에,

정작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주체성이나 목소리는

충분히 존중되지 않는 것처럼 보였던 장면들이 마음에 남아 있다.

‘동료’라기보다 브랜드 완성도를 위해 배치되는 하나의 요소처럼 보였던 순간들.

그 간극이 오래 불편하게 맴돌았다.

예전에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자신은 “예술가처럼 신성하게 영감을 받는 존재는 아니다”라고.

하지만 결국 그는 깨달았다고 한다.

예술은 엘리트만의 것이 아니고,

꼭 미술사를 몰라도

‘좋아하는 것을 좋아해도 되는 자유’가 있다고.

대중적인 것 속에서도 예술은 숨 쉬고 있다고.

그 말이 요즘 더 크게 와닿는다.

누구나 각자의 방식으로 기억하고 느끼고 만들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이미 충분히 의미 있다고 믿고 싶다.

너무 무겁지 않은 마음으로 그림을 대하고 싶다.

목적이 없어도, 그 순간의 나를 담고 있으니까.

#아름다움뒤에숨은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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