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난 줄 알았지? 끝날 때까진 끝이 아니란다. [에이섹슈얼의 경우5]
아무리 헬조선이라 자조한대도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애국심이 차오르는 순간이 있다면 건강보험으로 공제된 금액을 확인할 때라는 말이 있다. 받고 하나 얹는다. 자궁경부암 무료 검사 대상이라는 안내를 받을 때. 대한민국 국적 만 20세 이상 여성에게 2년 주기로 찾아오는 국뽕 모먼트다.
감기보다 자주 찾아오는 생리불순! 만병의 근원 스트레스를 이유로 제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굳이 병원에 갈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했지만, 등을 내다 미는 가족의 권유로 병원을 찾았다. 엉겁결에 찾아온 산부인과에서 마침 자궁경부암 무료 검사 대상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닌가. 잔잔하게 밀려온 국뽕과 함께 검사를 받기로 했다.
"검사 결과는 일주일 후에 문자로 갑니다."
네네~ 어차피 정상일 텐데 인증받기까지 일주일이나 걸린다는 소리군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OO산부인과입니다. 자궁경부암 검사 결과 이상소견이 있으니 내원 바랍니다.]
일주일 걸린다면서요. 닷새도 안 걸려 이상소견이 날아왔다.
다시 찾은 병원에서 이번엔 암 검사를 했다. 결과는 2주 후에 나온다니요. 받고 일주일 추가하셨군요.
[OO산부인과입니다. 검사 결과 이형성증 확인되었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내원 바랍니다.]
이형성증이 뭔데. 내가 아무리 못해도 1개 국어는 애진작 마스터한 줄 알았는데, 아직 모르는 단어가 있었음을 알게 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