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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메이커스 Jun 06. 2020

오늘의 마음을 오래 기억해요

남들에겐 영웅, 그들에겐 아픔

/사진=국립대전현충원
남들은 모두 아버지를 영웅이라 말하지만 우리 아버지는 딸 밖에 모르고 가족을 많이 많이 사랑하는 그런 평범한 아버지였지요.

-제65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읽은 임욱자 여사의 편지 '70년 만의 답장' 중.



오전 10시. 날카로운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지며 제65회 현충일을 알렸습니다. 현충일은 나라를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기리기 위한 날이죠. 특히 올해는 6.25 전쟁 70주년을 맞아 그 의미가 더 큽니다.


북한군의 기습으로 시작된 6.25 전쟁은 정전협정이 이뤄진 1953년 7월 27일까지 1129일간 이어졌습니다. 그 사이 17만8566명의 용사가 전장에서 목숨을 잃었고, 약 60만 명이 부상당하거나 실종, 포로로 잡혔죠. 모두 누군가의 아버지, 아들, 동생, 형제였습니다.


잊지 않아야 할 이야기


사납게 춥고 더웠던 전장을 누비던 분 중 많은 이들이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별이 되었습니다. 남은 사람들의 가슴에는 씻어낼 수 없는 아픔이 되었죠. 이번 현충일 추념식에서 9살 때 전쟁으로 아버지를 잃은 임욱자 여사의 눈물 가득한 편지에선 일상에 치여 잊고 지낸 우리의 역사, 전쟁의 아픔이 짙게 느껴집니다.


이처럼 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 대부분은 이미 역사가 되어 감사 인사 한번 전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이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기리고, 조기를 게양하며 묵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 곁에 남아있는 참전 용사들도 계십니다. 다만 어디에 계신지, 어떤 분이신지 알 수 없어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를 전하는 것도 쉽지 않죠. 그런데 직접 몸을 움직여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기특한 청년들이 있습니다. '땡큐캡'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민간잉'입니다.


당신의 헌신에 감사해요
젊은이들의 시대를 위해 우리들의 시대가 역사의 뒤편으로 물러나는 건 자연스럽고 마땅한 일이다. 단지 내가 두려운 것은, 그와 내가 그리고 우리들이 겪은 일들이 사람들에게서 잊히는 것이다.
_6.25 참전용사와의 만남에서 미 해군 참전용사 존 윌리엄스가 한 말

민간잉은 군 복무 동안 모은 돈으로 20대 청년들이 시작한 프로젝트입니다. 여상헌군과 박진우군은 군 복무를 하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를 위해 항상 힘쓰는 사람들이 있다는 고마움과 우리를 위해 희생했던 국가유공자분들을 잊고 지낸다는 죄책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이에 전역 후 힘을 합쳐 ‘땡큐캡’ 캠페인을 펼치고 있죠.


땡큐캡 캠페인은 1개의 땡큐캡을 구매하면, 1개의 히어로캡이 국가유공자에게 기부되는 프로젝트입니다. 모자 정면에는 ’Thank you for your service(당신의 헌신에 감사드립니다)’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죠. 모자는 보훈회관을 통해 국가유공자들에게 전달됩니다.



미국에서는 참전용사 표시가 있는 모자를 쓰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다가가 감사 인사를 전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같은 문화가 정착하는 그날이 오기를 바라며, 직접 행동하는 젊은이들을 메이커스가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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