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부자가 되는 법, 사람으로 남는 법

욕망의 끝에서 다시 묻는다. 나는 무엇으로 부자가 되고 싶은가.

by 끄덕이다

"부귀함은 누구나 바라지만 올바른 도(道)로써 얻은 것이 아니라면 누려서는 안된다. 빈천함은 누구나 싫어하지만 올바르지 않은 도로써 벗어나서는 안된다. 군자가 인(仁)을 버리고 어찌 명성을 이루겠는가? 군자는 밥을 먹는 중에도 인을 어겨서는 안되고, 아무리 급박한 때라도 인에 의해서 대처해야하고, 아무리 위태로울 때라도 인에 근거해야한다." – 『다산의 마지막 질문』 중



부자가 되는 길은 이 세상의 사람 수만큼이나 다양하다. 땀 흘려 사업을 일구거나, 예리한 통찰로 투자를 하거나, 치열하게 조직의 사다리를 올라가기도 한다. 때로는 우연찮게 복권 한 장이 인생을 통째로 바꾸기도 한다. 하지만 그 어떤 길도 쉽게 이루지는 못하기에, 사람들은 종종 '지름길'이라는 유혹에 흔들린다. 그 길은 대체로 빠르고, 달콤하며, 치명적인 위험을 감추고 있다. 도박판에 던져진 행운은 어느새 사기의 미끼가 되고, 불법과 탈법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든다.


"정직하게 살아선 부자가 될 수 없어."


그들은 세상을 향해 냉소적으로 속삭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의 마지막 장면은 놀라울 만큼 닮아 있다. 돈은 손에 쥐었을지 몰라도, '나 자신'은 이미 사라지고 없는 공허함.

왜일까?




나는 그 이유가 '법'이전에 '마음'에 있다고 생각한다. 불법이라서 무너지는 게 아니라, 불의를 당연하게 여긴 '마음의 나침반'이 먼저 고장 났기 때문이다. 사람과 사회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을 저버리고 쌓아 올린 부는, 겉은 번쩍이는 황금일지 몰라도 속은 이미 검게 썩어 있다.


하나의 욕심은 더 큰 욕심을 부르고, 양심의 가책은 점점 무뎌진다. 이때부터 그 사람은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돈이라는 욕망의 노예가 되어 자신을 잃어버리고 만다.


덕(德)이 쌓이지 않은 부(富)는 결국 모래성과 같다. 돈은 쌓여가지만 곁에는 아무도 남지 않고, 그 외로움을 채우기 위해 더 자극적이고 허무한 곳에 돈을 쏟아붓는다. 결국 자신을 지켜주리라 믿었던 부는, 어느새 스스로를 무너뜨리는 흉기가 된다. 그런 부는 자식에게조차 온전히 물려줄 수 없다. 자신이 쌓아올린 부가 떳떳하지 못하다는 것을, 마음 가장 깊은 곳의 '나'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불의한 부는 독이 든 성배와 같다. 마시는 순간은 짜릿하고 자극적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 독은 서서히 '나'를 삼키고, 최후에는 자신뿐만 아니라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에게까지 스며들게 한다. 그래서 돈은 '얼마나'보다 '어떻게' 벌었는지가 중요하며, 단순히 '많이' 버는 것보다 '바르게' 벌어야 하는 것이다. 돈을 대하는 태도에 그 사람의 영혼이 비치기 때문이다.


결국 부의 품격은 지갑의 두께가 아니라, 그것을 채운 과정의 무게로 결정된다. 돈이 마음을 지배하는 시대일수록, 역설적으로 그 마음을 지키는 사람만이 진짜 부를 누릴 자격이 있게 된다.


돈의 주인이 될 것인가, 노예가 될 것인가. 진정한 부자의 길은 바로 그 갈림길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