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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KEUFeeLMYLOVE Jun 02. 2023

사람 사랑

휴먼카인드_HUMAN KiND

내가 아래 두 인물 중에서 인상, 분위기, 이미지를 닮고 싶은 사람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후자다. 왠지 동글동글한 그런 인상이 마음을 편안하게 하기 때문이다. 나 자신뿐만 아니라 나를 보는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편안하다고 느낄 것 같다.

위의 두 인물은 철학의 링에서 불꽃 튀게 서로 대립해 온 토마스 홉스와 장자크 루소다. 홍코너에는 우리로 하여금 인간 본성의 사악함을 믿게 하는 비관론자인 홉스, 청코너는 마음속 깊은 곳에는 선함이 자리 잡고 있다고 선언한 루소다.


홉스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계속 키워와서 인상이 좀 무섭고, 어딘가 꾸깃하게 일그러 졌을까? 아니면 화가가 홉스를 싫어해 일부러 조금 험상궂어 보이는 인상으로 그려준 것인가? 그렇다면 투영일까? 우리는 거울처럼 서로에게 영향을 주게 되어 있으니까.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개 철학자들의 얼굴(인상)을 보면 그의 사상이 긍정적인 출발점에 있는지 부정적인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몸에 해당되는 얼굴은 믿음과 느낌의 정서적 저장소이기 때문이다.

프로이트, 마키아벨리, 루터

위대한 사상가인 프로이트, 마키아벨리, 루터는 모두 인간 본성이 '이기적'이라는 곳에 철학의 출발점이 있다. 왠지 혼날까 봐 무서워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인상이긴 하다.


반면에 인간의 본성을 '긍정적인 측면'에서 더 많이 바라보는 인물들의 인상은 좀 다를까?

1) 에리히 프롬, 2) 빅터 플랭클, 3) 바뤼흐 스피노자

1) 에리히 프롬과 2) 빅터플랭클은 프로이트의 영향을 받기는 했지만, 1) 인류애와 자연에 대한 사랑을 말하며, 2) 아우슈비츠에서 기적적으로 생환했다. 빅터 플랭클은 인간에 대한 구원은 사랑을 통해서 그리고 사랑 안에서 실현된다고 했다. 3) 바뤼흐 스피노자도 홉스의 영향을 받았지만 "나는 인간의 행동을 비웃거나 이를 보고 울거나 미워하지 않고 이해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확실히 이쪽이 다가가기가 훨씬 수월한 인상이긴 하다. 링컨이 “마흔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 마흔 이후의 얼굴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한 게 더 와닿는다.


사람이든 상황이든 긍정적인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스트레스 호르몬을 덜 분비하고, 세로토닌(행복호르몬)과 옥시토신(사랑호르몬)을 더 많이 분비할 것이고, 그에 따른 결과로 더욱 젊어진 외모와 좋은 인상을 가질 수 있는 확률이 올라가는 것 같다. 단지 외모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 시대의 가장 심각한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나선다면 우리가 출발해야 할 지점은 어디일까?라고 질문한다. 그에 대한 답은, 인간의 본성에 대한 '우리의 견해'이다.


만일 우리가 대부분의 사람을 믿을 수 없다고 믿는다면 우리는 서로를 그렇게 대할 것이다. 반면 인간의 진정한 본성은 친절하고 배려심이 있으며 협력적이라 생각한다면 기대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 대한 우리의 견해만큼 세상을 만드는 커다란 힘을 가진 아이디어는 거의 없다.



인터넷에는 기원을 알 수 없는 우화 하나가 떠돌고 있는데, 단순하지만 심오한 진리가 담겨 있다. 어떤 노인이 손자에게 이야기한다.


나의 내면에서는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두 마리 늑대의 처절한 싸움이다. 하나는 악이다. 분노에 차 있고 탐욕스러우며 질투가 심하고 교만하고 비겁하다. 다른 하나는 선이다. 평화롭고 타인을 사랑하며 겸손하고 관대하며 정직하고 신뢰할 수 있다.


너의 내면에서도 두 마리의 늑대가 싸우고 있다. 다른 모든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잠시 뒤 손자가 어느 쪽 늑대가 이기나요?라고 묻자 노인은 미소를 지으며 답한다. 네가 먹이를 주는 쪽이지.



악한 곳과 선한 곳 중 어느 쪽을 보여주고 볼 것인가는 이 책을 덮고 나면 명확히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전장의 군인들이 적을 겨냥해 총을 쏘지 않으려 노력한다는 통계, 진화의 새로운 개념과 같은 여러 사례들을 통해 인간 본성을 보다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증거들이 제시된다. 나는 이 책에 '새로운 내용'이 많아 흥미롭게 넘기다 보니 깜빡하고 필라테스 수업까지 늦을 뻔했다.


내가 휴먼카인드를 펼쳐보고 싶은 동기 중 하나는 제목에 있었다. 인간의 본성을 좋게 보는 관점 때문이었다. 사람은 사랑으로 더불어 살아가라고 비슷한 글자로 세종대왕님이 숨겨놓은 것 같다. 사람들이랑 부대끼며 살아가면서 ㅁ에 있는 모서리를 조금씩 다듬어서 o처럼 모난 곳이 없이 둥글둥글 사랑으로 살라고. 휴먼카인드를 통해 역시 사람은 서로에게 사랑을 주고받고 산다는 나의 생각이 더 견고해졌다. 사람과 사랑의 축약어가 삶은 아닐까?


인간의 본성을 보는 관점만 살짝 바꾸거나 혹은 더해서, 인상도 더욱 좋게 바뀌고 보다 사랑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법을 휴먼카인드를 통해 만나보자!



프롤로그: 인류 보편의 속성

.위기는 사람의 가장 나쁜 면이 아니라 가장 좋은 면을 부각시켰다.

.만일 어떤 것을 아주 깊게 믿는다면 그것은 현실이 될 수 있다.


1부: 자연 상태의 인간

.우리는 박물관을 지었는데 왜 네안데르탈인은 그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가?

.공격적인 성격은 번식의 기회가 적었고, 상냥한 성격은 후손이 더 많았다.

.옛 철학자 토머스 홉스의 생각은 한참 빗나갔다.


2부: 아우슈비츠 이후

.그들은 나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나쁜 상황에 처해졌기 때문이다.

.악은 표면을 들추기만 하면 바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악을 끌어내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3부: 선한 본성의 오작동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쉬지 않고 빨아들이는 감정적인 진공청소기이다.

.홍채를 둘러싼 흰자위 덕분에 우리는 서로의 시선을 따라갈 수 있다. 이로 인해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살짝 엿볼 수 있는데 이는 신뢰에 기반한 유대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천, 수만 명 혹은 100만 명의 사람들과 눈을 마주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불신이 자라기 시작했다.

.수치심은 규칙이나 규정, 비난이나 강압보다 더 효과적이다. 수치심을 느끼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제어하기 때문이다.

.계몽주의의 모순은 인간 본성에 대한 묘사를 검토할 때 두드러진다.


4부: 새로운 현실

.우리의 시선, 몸짓언어, 목소리에 기대가 드러나지 않을 수가 없다. 당신에 대한 나의 기대는 당신을 대하는 나의 태도를 결정한다.

.증오, 질투, 탐욕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도 투영한다. 그리고 우리가 주위의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라고 짐작해 서로의 나쁜 생각을 취할 때 그 결과는 완전히 재앙이 될 수 있다.


5부: 비대칭적인 전략

.누군가를 보복으로 벌하려면 그를 다치게 만들어야 한다. 만일 교화를 원한다면 상대를 더 낫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인간은 다친다고 더 나아지지 않는다.

.우리가 낯선 사람을 지나치게 일반화하는 것은 그들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가 아는 것만 사랑할 수 있다. 이는 간단히 말해서 접촉 가설이다.

.백인들이 무슬림과 더 많이 접촉할수록 이슬람에 대한 혐오감도 적었다.

.증오는 우정으로 바뀔 수 있고, 원수끼리 악수도 할 수 있다.

.우리가 스스로의 참호 속에 몸을 숨기면 현실을 보지 못하게 된다.


에필로그: 삶에서 지켜야 할 열 가지 규칙

.의심이 드는 경우 최선을 상정하라.

.최고의 거래는 모두가 이기는 거래이다.

.다른 사람을 용서하는 것은 우리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

.합리적인 수준에서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은 기술이다. 훈련 가능한 근육과 같다.

모든 선행은 연못에 던진 돌과 같아서 사방으로 파문이 퍼진다.


휴먼카인드_뤼트허르 브레흐만 지음, 조현욱 옮김





이 글은 해당 출판사의 리뷰어 제안을 통하여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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