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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KEUFeeLMYLOVE Oct 25. 2023

가장 효과적인 필라테스 운동 시간대는?

2년 동안 꾸준히 필라테스를 해오면서 다녔던 운동 시간대가 참 다양했다. 거의 모든 시간대에 운동해 본 후기 및 과학적인 근거와 함께 가장 효과적인 시간대를 알아본다.



1. 오전 7시

세상에! 이른 아침 7시에도 문을 여는 센터가 있다. 그것도 집 앞 3분 거리에. "그럼 가봐야지!" 기상시간이 저절로 앞당겨질 수밖에 없는데, 초반에는 5-6시쯤 일어나 따뜻한 물도 마시고 책도 좀 읽고 잠이 깬 상태에서 갔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내 기상시간은 거의 7시와 근접했다. 눈을 떠보면 10분밖에 남지 않아 헐레벌떡 전속력으로 뛰어간 적도 자주였다. 아침이라 저강도의 필라테스일 줄 알았는데 웬걸... 거의 필라헬스다. 고강도의 운동으로 이른 아침부터 땀이 비 오듯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일찍 일어나기 어려웠던 이유는 아침시간대+나에게 맞지 않는 고강도 운동이었다. 나의 운동 능력을 넘어서는 고강도 운동은 전신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거나 감염에 취약한 상태를 만들 수도 있는데, 5년에 한 번씩 걸리는 감기에 걸렸다. 결론은 7시 타임에는 5번도 채 못 갔다.


- 좋은 점: 내가 인생을 참 부지런히 사는 멋진 사람이구나라는 느낌을 아주 잠깐 가질 수 있음.

- 아쉬운 점: 하루가 너무 피곤함.

- 이 시간대에 다시 운동할 것인가? (단호) NO!!!


2. 오전 8시

오전 7시보다는 1시간의 여유가 있다. 하지만 오전 8시에도 아직 나의 신체가 '운동'을 할 준비가 완벽히 되었구나는 느껴지지 않는다. 오전 7시와 8시는 별로 차이가 없는 듯하다. 평소라면 잘했을 동작들도 겨우겨우 수행해 필라테스를 마친다.


- 좋은 점: 상쾌한 아침 공기.

- 아쉬운 점: 운동 능력이 100% 따라오지는 않음.

- 오전 8시 운동? 정~말로 시간이 없을 때 가끔.


3. 오전 10시

이 시간대는 기상시간이 중요하다. 만약 기상시간이 6시라면, 기상 후 4시간 뒤에 운동을 하는 것이다. 이때는 몸이 어느 정도 잠에서도 깨어나고 준비를 마치는 시간이다. 하지만 기상시간이 8시라면, 기상 후 2시간 뒤에 운동을 하는 것이므로 오전 7, 8시처럼 힘들 수 있다.


- 좋은 점: 몸이 나름 적절하게 준비되어 어느 정도 고난도 동작 수행 가능.

- 아쉬운 점: 하루 중 다소 어중간한 시간.

- 오전 10시 운동? YES!


4. 오전 11시

하루 중 해가 따뜻하게 내리쬐기 '시작'하는 시간대이다. 너무 덥지도 너무 춥지도 않고 딱 적당히 따뜻해지는 시간이다. 근육이 추워서 경직되어 있는 게 아니라 잘 사용할 수 있는 시간,  이때는 잠에서 완전히 깬 시간이므로 운동 수행능력도 좋다.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시간대이다. 12시에 끝나면 바로 점심을 먹으면 된다. 운동 후 바로 영양섭취를 제시간에 할 수 있다!


- 좋은 점: 몸도 마음도 온화해지는 시간.

- 아쉬운 점: 직장인이라면 시간 빼기가 어려울 수 있음.

- 오전 11시 운동? YES!!!


5. 오후 12시

해가 여전히 따뜻하게 내리쬐는 정오라 필라테스하기 딱 좋은 시간대이다. 그룹 레슨을 할 때 12시에 예약하기가 힘든 경우가 있다. 왜냐하면 직장인들이 12시 점심시간을 빼서 필라테스를 하러 오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후딱 필라테스를 하고 다시 직장으로 복귀하는 분들이 꽤 있었다.


- 좋은 점: 몸이 완전히 운동할 준비가 되어있는 상태.

- 아쉬운 점: 그룹레슨 예약하기가 다소 어려움.

- 오후 12시? YES!!


6. 오후 1시

- 좋은 점: 따듯한 낮시간대로 부상의 위험이 적음.

- 아쉬운 점: 점심시간이 다소 늦어짐.

- YES!


7. 오후 5시

- 좋은 점: 하루 중 다시 살아나는 저녁시간대, 그룹레슨 예약 시 여유로움.

- 아쉬운 점: 직장인이라면 시간 빼기가 어려움.

- YES!


8. 오후 6시

- 좋은 점: 아침에 뻣뻣했던 몸이 완전히 풀린 상태라 동작 수행에 어려움이 없음.

- 아쉬운 점: 칼퇴근해도 시간 빼기가 어려울 수 있음.

- YES!


9. 오후 7시

- 좋은 점: 직장인에게 여유로운 시간대.

- 아쉬운 점: 저녁 먹고 나서 바로 운동해야 함. 운동 후 또 음식을 먹기가 애매함.

- NO!


10. 오후 8시

필라테스할 때는 웬만하면 공복상태를 유지하는데, 이 시간대는 저녁을 먹고 가니 집중도가 떨어지기 쉽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수면에 방해가 되는 시간대이다. 필라테스가 끝나면 9시인데 샤워까지 하면 거의 10시 가까이 된다. 이때 몸은 운동으로 인해 체온이 올라가고 뜨끈뜨끈한 상태라 잠을 청하기가 어렵다. 1-2시쯤 돼야 잠이 와서 다음날 지장이 있을 수 있다.


- 좋은 점: 여유로운 시간대.

- 아쉬운 점: 불면증.

- NO!!




나에게 맞는 시간대 찾기 (with. cortisol)


느낌표 개수로도 선호하는 시간대 차이를 나타내어 봤다. 크게 내가 선호하는 시간대를 간추리면 오전 10시, 11시, 12시, 1시, 5시, 6시이다.


꾸준하게 한 운동이 필라테스가 처음이었으므로, 그저 내가 하고 싶은 시간에 아무 생각 없이 운동을 했다. 하는 게 어디야. 그런데 신기하게도 내가 힘들어했던 시간대인 오전 7시-8시는 코르티솔 수치가 가장 높았고, 선호하는 시간대는 코르티솔 수치가 낮았다. 아래 그래프를 함께 보시자. 우리는 코르티솔 일주기를 이용해 보다 효율적으로 운동할 수 있다.

코르티솔은 전반적인 건강 유지에 중요한 호르몬이다. 조금 깊이 들어가면,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부신피질자극호르몬(ACTH)이 부신피질에 신호를 보내 코르티솔 생성을 명령한다. 코르티솔 수용체는 거의 모든 세포에 존재하고 이 호르몬의 대표적인 역할은 체내 혈당을 높이고 탄수화물과 지방의 대사를 돕고 염증을 조절하는 등 여러 가지 작용을 한다. 중요한 포인트는 하루 중 코르티솔 수치가 변하는데, 일반적으로 체내 코르티솔 수준은 새벽 2시부터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해 오전 6~8시 사이에 최고조에 도달한다.


하루의 시작에 대비하도록 한 뒤 점점 수치가 낮아져 저녁에는 최저점까지 감소한다. 이렇게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수치가 증가했다 떨어지는 것을 반복한다. 일정한 농도로 유지되는 것이 좋은데, 부정적인 스트레스와 외부자극이 끊임없이 지속되거나 임신기간에 부신피질자극호르몬 생성이 계속돼 코르티솔 분비를 자극하게 되면 코르티솔 호르몬 수치가 과하게 높아지기도 한다. 코르티솔 농도가 낮은 시간대에 운동을 하면 수월하다. 동작 수행 능력이 좋고, 회복 또한 빠르다.



이른 아침밖에 시간이 없다면,

운동을 안 하는 게 나을까?


운동도 외부에서 우리 몸에 주는 스트레스라 할 수 있는데, 우리가 최대산소섭취량 60~80% 정도의 강도 높은 운동을 시작하게 되면 코르티솔 농도가 눈에 띄게 증가한다.


아래는 1999년 영국의 임상 생리학회지에 게재된 내용이다.

운동 후 코르티솔 농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진은 피험자를 고강도 무산소성 인터벌 운동 그룹과 중강도 유산소성 운동 그룹으로 나눴다. 하루 두 번 오전 7~8와 오후 4~5시 사이에 운동하도록 한 뒤, 코리티솔 수치를 측정한 결과를 관찰했다. 그래프에서 보이듯이 오전 운동, 오후 운동 직후 두 그룹 모두 코리티솔 수준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모습이다.


기본적으로 코르티솔 수준이 높은 아침에 운동한 후에는 더욱 증가 폭이 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두 그룹 모두에서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점은 그래프에 별표 부분이다. 늦은 밤 시간대에 보이는 코리티솔 농도 변화다. 고강도 운동을 한 그룹과 저강도 운동을 한 그룹 모두 늦은 밤 시간대의 코르티솔 수준이 기존 밤 시간대의 코리티솔 수준보다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즉, 운동은 어떤 시간대에 운동을 하든 우리가 자는 시간대에 코리티솔 농도를 낮춰주는 것이다. 농도를 낮춰주는 것이 왜 중요할까? 만약 만성 스트레스로 코르티솔 농도가 높아진 상태를 유지하면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식욕 증가와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고 시상하부 뇌하수체 부신 축이 지속적으로 활성화되어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분비가 어려워져 잠을 쉽게 들 수 없는 경우도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운동은 안 하는 것보다 어떤 시간대든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위 그래프를 통해 확인했다. 그렇다면 코르티솔 수준이 높은 상태에서 운동할 수밖에 없는 경우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른 아침시간인 7-8시에 고강도 운동을 수행한다면 꼭 운동 후 10분 이상 저강도 러닝을 통해 혈액순환을 도우면서 코르티솔 수준을 조금이라도 감소시키는 것이다. 실제로 저강도 운동이나 필라테스와 같이 호흡과 순환에 집중할 수 있는 운동은 체내 코르티솔 농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러니 만약 7-8시에 필라테스를 한다면 되도록이면 저강도의 필라테스 수업을 듣고, 10분 정도 산책을 하면 코르티솔 농도를 아주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다.



끝으로, 낮 시간대 운동을 추천


위에서 언급한 내가 가장 선호하는 시간대는 11시다. 코르티솔 수치가 내려오는 시간이기도 하고, 오전에 필라테스를 하면 저절로 잠들기 전까지 바른 자세가 어느 정도 유지가 된다. 또한, 잠들기 4시간 전에는 격렬한 운동을 마쳐야 한다. 1) 운동 후 증가한 코르티솔 수치와 항진된 교감신경이 다시 안정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고, 2) 운동은 체온을 높인다. 이 2가지는 수면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한편, 낮 시간 동안의 규직척인 운동은 건강한 수면을 촉진한다.


근육을 키우거나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운동하는 분들은 잠을 잘 자는 방법을 통해 몸이 재생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는 것이 중요하다. 먹는 것, 자는 것까지 모두 운동이다. 근육의 합성과 재생, 지방 분해를 돕는 성장호르몬은 주로 새벽 3시를 기점으로 가장 많이 분비된다. 그러므로 최소 밤 11시에서 12시 사이에는 잠에 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러기 위해선 밤보다는 낮시간대에 운동이면 더욱 좋겠다!




정말 마지막으로 일정한 시간대에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가령 매주 화, 금 오전 11시에 필라테스 수업이 있다고 해보자. 내 몸은 학습이 되어 해당 시간대가 되면 운동을 할 준비를 하기 때문에 더욱 효과적으로 운동할 수 있다. 웨이트와 같은 강도 높은 근력 운동은 오후 시간대에 하는 것이 효과가 좋듯이 운동의 강도와 빈도, 종류, 상황에 따라 나에게 맞는 시간대도 다 다를 수 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조금은 수월하게 운동시간대를 설정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필라테스를 신나게 즐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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